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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불사를 잘 이룹시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8-06 조회수 4191

가정불사를 잘 이룹시다

 

 

신라시대 때에 진정(眞定) 스님은 의상대사의 뛰어난 십대제자 중 한 분으로 젊어서 가난하여 군인으로 복무하면서 여가에 품을 팔아 곡식을 얻어 홀어머니를 봉양하였습니다.

하루는 어떤 스님이 찾아와 불사하는데 쓸 쇠붙이를 보시해달라고 청하자 그의 어머니가 집안의 유일한 재산인 다리 부러진 솥을 시주하였습니다. 어머니가 일을 마치고 돌아온 진정에게 이 사실을 말하자 진정은 매우 기뻐하며 질그릇에 밥을 지어 어머니를 봉양하였습니다.

불사에 시주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이겠습니까? 비록 솥이 없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진정스님은 이때 태백산에서 설법한다는 의상스님을 흠모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효도를 다 마친 뒤에는 의상법사에게 가서 머리를 깎고 불도를 배우겠습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불법은 만나기 어렵고 인생은 너무나 빠르니 효도를 마친 후라면 또한 늦지 않겠느냐. 그러니 어찌 내가 죽기 전에 네가 불도를 아는 것만 하겠느냐. 주저하지 말고 지금 가거라.” 하고 엄하게 말씀하였습니다.

 

이에 진정은 다음과 같이 반문합니다. “어머님 만년에 오직 제가 옆에 있을 뿐이온데 어찌 어머니를 홀로 두고 출가할 수 있겠습니까?” 어머니는 네가 나 때문에 출가를 못한다면 나를 지옥에 떨어지게 하는 것이다. 비록 생전에 삼뢰칠정(三牢七鼎)으로 나를 봉양하더라도 어찌 가히 효도가 되겠느냐. 나는 의식을 남의 문간에서 얻더라도 또한 가히 천수를 누릴 것이니 꼭 내게 효도를 하고자 하면 떠나도록 해라.”라고 거듭 말합니다.

그리고는 집에 있는 쌀자루를 모두 털어 밥을 지었습니다. 모두 일곱 되로 한 되는 아들에게 먹이고 나머지 여섯 되는 싸가지고 떠날 것을 재촉하였습니다. 진정은 흐느껴 울면서 그 밥을 받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아들은 세 번을 사양했으나 어머니는 세 번을 권했습니다.

진정은 오랜 생각 끝에 어머니의 뜻을 거역할 수 없어 길을 떠나 3일 만에 의상스님의 문하에 들어가 진정이란 법명을 받고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3년 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받고 진정은 가부좌를 하고 7일 동안 선정(禪定)에 들어 어머니의 명복을 빌고 난 후 어머니의 부고를 의상스님에게 전하였습니다.

 

의상스님은 진정의 지극한 효성에 감동해 그의 어머니를 위해 3000명의 제자를 이끌고 소백산 추동(錐洞)으로 들어가서 초가를 짓고 90일 동안 화엄경을 강의하였습니다. 강의가 끝나자 그의 어머니가 진정스님의 꿈에 나타나 나는 이미 하늘에 환생하였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진정스님이 이 골짜기에 절을 창건하니 이 절이 바로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에 있는 소백산 비로사입니다. 또 이때 행한 강론의 요지를 의상스님의 제자인 지통이 가려 뽑아 두 권의 책으로 내게 되는데 그것이추동기(錐洞記)입니다. 추동기는 의상스님의 화엄학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저서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이 진정스님의 설화를 통해 진정스님의 효심과 지극한 불심을 지닌 어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오조사정(烏鳥私情)이란 말이 있습니다. 까마귀가 자라면 그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먹인다는 말처럼 짐승도 부모에게 정성을 다해 효도하는데 오늘날 부모를 천대하는 자식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부모은중경에 보면 아내를 얻으면 아내하고만 얘기하고 부모는 탐탁히 여기지 않으며, 부모가 노령이 되면 자식에게 의지하기를 원하는데도 인사 한번 제대로 하지 않고, 또 부모 가운데 어느 한 분이 먼저 돌아가 외로이 지내더라도 여관에 묵고 있는 손님 대하듯 은혜의 정이나 담소의 즐거움을 주지 않는다.”고 불효자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또한 부모은중경아버지에게는 자은(慈恩)이 있고, 어머니에게는 비은(悲恩)이 있다.”고 했습니다. 효심(孝心)이 바로 불심(佛心)이란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닙니다. 부모의 자은(慈恩)과 비은(悲恩)을 입고 자란 자식들은 이미 부처님의 자비심을 온몸으로 입고 자랐기 때문에 저절로 효도를 다하는 것입니다. 집안의 부모님이 바로 부처님이요, 그 가정이 바로 부처님의 집입니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한 식물이 꽃도 예쁘고 열매도 반짝반짝 빛나듯이 따뜻한 기운이 흐르는 가정을 만들어야 가정이 화목하고 자손이 창성합니다.

 

가족들 사이에 되도록 참으면서 사랑하는 말, 반가운 표정으로 서로를 부처님 모시듯이 하면 가정이 날로 빛납니다. 부처님께서 자비로운 집[慈室]에서 인욕의 옷[忍衣]을 입고 사신 것처럼 우리도 부처님처럼 살도록 노력합시다. 이와 같은 가정불사를 잘 이루어야 부처님이 기뻐하시고 제불보살의 가피가 가득하게 됩니다.

 

나무아미타불!

 

혜총스님 / 감로사 주지. 실상문학상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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