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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불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9-30 조회수 213

실상문학 2019년 가을호(통권89)

 

종교와 불교

 

혜총스님/ 실상문학상 이사장, 감로사 주지

 

끊임없는 지구촌의 전쟁과 테러, 경제적 문제로 인한 이익집단간의 극한 갈등, 성폭력 등 오늘날 사회의 제반 문제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불교의 본질을 되새겨보고 불교를 믿는 사람으로서 우리의 역할에 대해 반성해보고자 합니다.

분명 종교는 인간을 정화하고 이상적 사회를 건설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마르크스 같은 사람은 종교를 인민의 아편이라고 해서 종교가 바람직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때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갈등만 양산하면서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부정적 입장에서 바라기도 했지만 일반적으로 종교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마주치는 현실의 고통을 해소하고 죽음의 공포로부터 자유를 얻고 영원한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공통된 목적입니다.

 

오늘날 수많은 종교 가운데 우리 불교는 어떤 종교일까요?

아시다시피 우리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요, 실천의 종교요, 지혜와 자비의 종교이며, 평등의 종교로서 생명을 존중하는 평화의 종교입니다.

 

1. 깨달음의 종교

불교는 스스로 깨달음, 즉 자각自覺의 종교입니다. 다른 신에 의지하는 것- 타력문他力門 아니라스스로 자각하여 부처가 되는- 자력문自力門의 종교입니다. 아무리 좋은 가르침이 있어도 눈을 감고 있으면 아무 것도 볼 수 없습니다. 스스로 눈을 떠서 보지 않는다면 행복도 안녕도 구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 자각할 때 자신도 세상도 깨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불교인들은 이웃에 세상 사람들에게 자각하려는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전파해야 합니다.

 

2. 실천의 종교


불교는 형이상학적, 관념적 종교가 아닙니다. 바로 이 자리에서 문제를 해결을 지향하는 실천과 행동의 종교입니다.

중국 당나라의 대시인 백낙천이 도림선사를 찾아가 묻습니다.

불교의 대의가 무엇이오?”

도림선사는 간단하게 말해줍니다.

제악막작 중선봉행(諸惡莫作 衆善奉行 : 모든 악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라)이오.”

그러자 백낙천은 웃으며 말합니다.

그런 것은 세 살 먹은 어린 애도 다 아는 게 아니오.”

그러자 선사는 비록 세 살 먹은 어린애도 다 알지만, 여든 살 노인도 행하기 어렵소.”라고 했습니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오늘날 지성인이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약자를 짓밟는 사례가 많은데 그 사람들이 인간의 도리를 몰라서 몹쓸 짓을 하겠습니까? 바른 길을 다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아서 세상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것입니다.

 

3. 지혜와 자비의 종교

지혜와 자비는 불교에 있어서 수레의 양 바퀴와 같습니다. 지혜를 갖추어야 자비로울 수 있고, 또 자비로워야 지혜의 눈도 열리는 것입니다. 아무리 한 소식했다고 떠들어도 그 사람이 말과 행동과 생각에 자비로움이 없다면 그 한 소식은 단지 망상에 불과하다 하겠습니다. 세상의 참모습, 존재의 실상을 여실히 꿰뚫어 보는 지혜智慧를 얻으면 윤회하는 고통의 쇠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죽음의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또한 세상의 실상을 바로 봄으로서 이 세상 생명들이 모두 큰 그물로 연결되어 있는 부모요 형제임을 알기 때문에 저절로 자비심이 우러나는 것입니다. 자비심이 일어나면 자연히 발고여락拔苦與樂- 괴로움을 없애주고 상대에게 즐거움을 주려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용서하고 화합하며 더불어 살아가려는 지혜가 솟아나는 것입니다.

 

4. 평등의 종교


불교는 유일신을 강조하는 종교들과 달리 부처와 중생의 본질에 차이가 없음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주종의 관계가 아니라 평등의 관계입니다. 중생은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중생이 없으면 부처도 없다고 까지 말합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은 이러한 평등의 정신으로 인도의 사성계급을 부정하고 타파하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우파리는 인도 사성계급 중 최하위 천민출신(슈드라)으로서 그는 이발사였습니다.

부처님은 승단의 출가자들에게 신분의 차별을 두지 않으셨습니다.

바라문출신이나 왕족출신들이 부처님 승단에 귀의하여 계를 받게 될 때 먼저 스님이 되어있던 천민출신 우파리에게 큰절을 올리라.”고 하자 부처님의 말씀을 거부하는 일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은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법문을 하십니다.

많은 강물이 바다에 들기 전에는 모양이 다르지만 한번 바다에 들기만 하면 다 같은 바다물이 된다. 이와 같이 여래의 진리 바다에는 종성이나 신분이나 계급을 두지 않는다. 세속에 연연하여 교만한 마음을 품으면 내 법에 와서 무상정각을 얻을 수 없다. 인간은 평등한 것이다.”며 부처님은 수천 년 인도역사를 완전히 뒤엎어 놓은 평등을 선언하셨습니다.  

 

5. 생명존중과 평화의 종교


인류 역사상 성전聖戰이라는 미명美名하에 수없는 종교전쟁으로 무고한 생명들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습니까? 이는 종교의 본질인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대단히 비극적인 사건입니다불교는 종교라는 이름으로 전쟁을 일으킨 적이 없는 평화의 종교일 뿐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미물곤충에까지 생명을 지닌 모든 존재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종교입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하나의 그물에 연결되어 있다는 존재의 실상에서 대한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나 우리 중생계의 실상은 어떠합니까?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이익을 위해 남을 죽이고 폭력을 일삼기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삶이 불속의 삶인 줄 모르고 삽니다. 무엇이 참다운 행복인지 모르는 전도된 삶이요, 꿈같은 삶 속에 사는 것입니다. 바로 전도몽상顚倒夢想의 세계입니다. 따라서 윤회의 사슬에서 벗어날 날은 까마득합니다.

한 사내가 코끼리에 쫓겨 우물을 발견하고 그 속으로 피합니다. 다행히 칡넝쿨이 있어 거기에 매달릴 수 있었지만, 우물 안에는 독사들이 우글거리고, 쥐 두 마리가 칡넝쿨을 갉아 먹고 있습니다. 이런 급박한 위기상황에 처했으면서도 칡넝쿨 꽃에서 떨어지는 꿀맛에 취해 위급한 현실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이 바로 중생들이 사는 세계의 모습입니다.

 

따라서 기나긴 세월동안 살아왔던 어리석음의 어두운 동굴을 벗어나서 진리를 찾아 눈을 뜨는 전미개오轉迷開悟를 통해 바른 길을 실천해서 고통을 여의고 행복을 찾는 이고득락離苦得樂의 세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들이 택할 유일한 행복의 열쇠입니다.

쉽게 생각해서 석가모니부처님을 닮고자 노력하는 삶이면 됩니다. 부처님의 생각과 말씀과 마음씨와 걸어가신 행적을 전부가 아니더라도 닮아가고자 하는 일이 불자들의 일상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다만 불교교리를 알고 있는데서 머물러 멈추지 말고 그 교리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행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불교도 하나의 장식품에 불과할 것입니다.

나의 속에 잠재해 있는 범부적인 요소들을 하나씩 성인의 것으로 고쳐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의 중생을 나의 부처로 이루어내는 일이 우리 불자들이 해야 할 해탈의 길입니다.

범부 중생으로 몸을 받아 이 세상에 나온 나라는 존재의 일생은 과연 어디서부터 꼬여 있는지 조용히 사유해보고 풀어나가는 일이 수행이요, 해탈의 길입니다. 이런 일은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일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다만 할 뿐이어야 합니다. 크게 바라지도 말고 그저 숲속의 호수를 바라보는 담담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따라서 갈 일입니다. 그래서 나 자신이 편안해지고 이웃이 편안해지고 이 나라가 모두 편안해지고 뭇 생명이 안락해지기를 바랍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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