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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노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11-11 조회수 164

생활법문

아름다운 노년

 

인생의 황혼의 길목에 접어들면 직장에서는 쫓겨나듯 물러나야 하고, 자식들에게는 목소리가 작아지고, 온몸이 쑤시면서 육신은 곳곳에서 고장을 일으킵니다. 그렇게 되면 누구나 서운해 하다가 서러워지기도 하고, 인생이 덧없고 무상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젊을 때는 무상을 느끼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난아, 너는 어떤 사람이 소떼를 놓아 몰고 가는 것을 보았느냐? 그것은 백정 집의 소떼들이다. 본래는 천 마리가 있었는데 백정이 날마다 성 밖으로 사람을 보내어 좋은 물과 풀을 구해 먹여 살찌게 한 다음 살찐 놈부터 가려내어 날마다 도살하였다. 그렇게 하여 죽은 소가 절반이 넘건만 나머지 소들은 그것도 모르고 서로 떠받고 뛰어다니며 소리 지르고 좋아하고 있었다.

 

아난아, 어찌 그 소들뿐이겠느냐? 세상 사람들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항상 나()라고 헤아려 그것이 덧없는 것[非常]임을 알지 못하고 다섯 가지 욕망[]을 탐하여 그 몸을 기르고 마음껏 향락하면서 또 서로 해치고 죽인다. 그리하여 오래도록 머물지 못하고 죽음이 아무런 기약 없이 갑자기 닥쳐오건만 그들은 까마득하게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저 소들과 무엇이 다르겠느냐?” 법구비유경

 

그렇습니다. 어리석은 소떼처럼 살아온 젊은 시절을 지나 젊어서 잘 느끼지 못했던 무상을 늦게나마 알게 된 노년을 마냥 슬퍼할 일은 아닙니다. 올라가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내려와야 할 때도 있는 것이라 생각합시다.

 

그래서 사리불 존자가 노년에 당부의 말씀을 하십니다.

 

울음을 그치시오. 여러분, 부디 근심하지 마시오. 변하고 바뀌는 법은 아무리 변하고 바뀌지 않게 하려 하여도 그것은 그리 되지 않는 것이오. 저 수미산도 덧없는 변이 있거늘 하물며 겨자씨 같은 몸을 가진 이 사리불이 어떻게 그 근심을 멸하겠소. 여래의 금강 같은 몸도 오래지 않아 열반에 들겠거늘 하물며 내 몸이겠소. 그러므로 그대들은 각각 법다운 행을 닦아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도록 하시오.” 증일아함경

 

사리불 존자는 죽음을 앞두고 대중에게 무상설법을 하면서 무상하니 법다운 행을 닦아 괴로움에서 완전히 벗어나라고 당부하였습니다. 여기에 노년에 찾을 행복의 길이 있습니다.

 

늦게나마 우리 인생이 무상하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지금 이 노년이야말로 참다운 인생의 행복을 찾을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인간은 태어나 죽으면 끝나는 것 같아도 끝이 아닙니다. 죽어서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습니다. 짐승으로 태어날지 가난한 집에 태어날지 미물곤충으로 태어날지 앞으로 펼쳐질 억겁 인연의 윤회사슬을 알 수 없습니다.

 

긴 윤회의 세월 속에서 다행히 인간으로 태어나 무상의 순간을 잠깐이나마 알 수 있게 된 것도 어쩌면 고통스런 윤회를 벗어날 마지막 기회일지 모릅니다. 이 땅의 수많은 생명 가운데 인간으로 태어나 무상을 느끼고, 또 부처님 법을 만나 죽음의 공포로부터 해탈할 수 있는 법을 알게 되었으니 이보다 큰 행운은 없는 것입니다.

 

 

인생은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혜롭게 잘 마무리하는 삶이 더 중요합니다. 인생의 황혼에 이르렀다면 남은 생을 어떻게 잘 살아볼까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 생각을 젊을 때 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늙어서도 늦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순간에 어제와 내일이 다 들어있기에 지금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중요한 것입니다. 현재는 과거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미래의 원인입니다. 영겁의 윤회를 생각하면 지금 늙음은 오히려 젊음의 한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좋은 인연들을 많이 지어야 하는 것입니다. 금생의 나의 모습이 내생의 나의 모습이니 지금 잘 닦으면 내생은 아무 걱정도 할 게 없는 것입니다.

 

불교를 믿는 불자의 삶은 무상법을 깨닫고 인과법 속에 사는 것입니다.

따라서 불자는 일체의 행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어서 오래 머무르지 않는 법이요, 빨리 변해 바뀌는 법이며 의지할 수 없는 법임을 확실히 알아서 즐겨 집착하지 않고, 마땅히 해탈하기를 구해야 합니다.

 

불교의 수행에는 참으로 많은 방법이 있습니다만 육신이 허물어지는 노년에는 염불보다 좋은 수행법이 없습니다. 아미타경》 《무량수경》 《관무량수경에는 아미타불을 일념으로 염불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미타경에는 만약 어떤 사람이 임종 시에 일심으로 아미타불을 열 번만 불러도 아미타부처님이 극락세계로 이 사람을 인도해 간다고 했습니다.

옛날에 평생을 백정으로 소를 도살하며 산 사람이 있었습니다. 임종이 가까웠을 때 혼수상태가 된 이 사람이 소떼가 몰려와 자신을 마구 밟고 떠받는 악몽 같은 환상에 시달렸습니다. 그는 부인에게 헛소리를 하면서 애원하였습니다.

소가 나를 죽이려 하니 제발 살려주시오.”

 

안타까운 부인이 남편의 임종을 편안하게 맞게 해주고 싶어 인근에 있는 절에 찾아가 스님에게 부탁을 하였습니다. 우리 집 영감이 소에 시달리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여 임종도 못하고 헛소리를 내뱉으니 스님께서 와서 임종이 편하게 염불을 해 달라 부탁하였습니다. 그래서 스님이 그 백정의 집에 가 아미타불 염불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때 그 백정이 스님의 염불소리를 듣고 자신도 정신이 조금 들어 입을 움직이며 나무아미타불을 따라했습니다. 얼마 후 이 백정이 자기 부인에게 중얼거렸습니다.

여보 이제 됐소. 부처님이 나를 데리러 오셨소.”

이 말을 남기고 백정은 곧 조용히 숨을 거두어 임종했다는 것입니다. <왕생집>에 염불로 부처님의 영접을 받았다는 영험 설화입니다.

 

염불을 극락세계 왕생을 염원하는 내세신앙인 줄 알지만 염불수행은 내세에도 좋지만 현재의 내 마음을 아미타부처님의 본원력에 의지하여 청정한 정토로 만드는 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평생 참선을 하던 선지식들께서 염불을 게을리 하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특히 염불 수행은 황혼기에 든 노년에게는 일생을 회향하는 좋은 수행이니 염불로 아름다운 노년을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나무아미타불!

혜총스님 / 감로사 주지. 실상문학상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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