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님들 중에는 안타깝게도 "스님 저는 아무리 기도해도 성취가 안 됩니다."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천수경>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준제공덕취(准提功德聚), 적정심상송(寂靜心常誦), 일체제대난(一切諸大難), 무능침시인(無能侵是人) - 준제주의 크신 공덕, 일념으로 늘 외우면, 어떠한 어려움도, 그를 침노하지 못하리니."
위의 준제는 관세음보살님을 뜻합니다. 여러 경전에는 어떤 사람이라도 관세음보살님에게 간절한 신심으로 지극하게 의지하면 어떤 소원도 이룰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우리들에게 빈말 하실 턱은 없고, 관세음보살님의 위신력은 가히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기 때문에 누구든 일단 믿고 일심으로 외우기만하면 된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관세음보살님뿐만 아니라 모든 불보살님께서 무한한 능력을 갖추시고 소원만 말하면 다 들어주겠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계시는데 소원성취를 발원하는 사람이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서 성취가 안 되는 것입니다.
무슨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가 하면, 일념이 되지 못하였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일념으로 염불하는 사람은 그 어떤 고난도 침노하지 못하는데 이 일념이 안 되니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염불도, 참선도, 모든 수행과 기도는 일념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기도하는 사람은 목숨을 불보살님께 던진다는 마음으로 며칠 굶은 아기가 엄마의 젖을 깨물듯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합니다. 피눈물이 흐르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일념이 됩니다. 그렇게 나아가다보면 일체 번뇌망상이 끊어진 고요가 찾아옵니다. '이 정도 절했으니 되겠지. 아직도 기별이 없나? 얼마나 더 해야 되지?'하는 생각으로 엎드렸다 일어섰다 하는 것은 건강에는 좋을지 모르나 시간낭비입니다. 제대로 된 공부나 기도가 될 수 없습니다. 끊임없이 퇴전하지 말고 악착같이 간절하고 간절하게 해야 합니다. 하다가 말다가 하면 그 염불의 공덕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벽암록>에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습니다. 병아리가 껍질을 쪼는 것을 줄이라 하고 어미닭이 쪼는 것을 탁이라 하는데 이것이 함께 이루어져야 부화가 가능하다는 비유에서 나온 고사성어입니다. 안과 밖에서 함께 해야 일이 이루어진다는 말입니다. 한 개의 계란에서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나올 때 어미닭은 웬만해서는 둥지를 떠나질 않습니다. 계란이 어미닭의 체온으로 인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병아리가 깨고 나오는데 어미닭이 들락거리면 일이 되겠습니까? 양계장에 어미닭을 보면 그 더운 염천에도 헐떡거리면서도 알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스무하루가 지나고 나야 한 생명이 광명을 맞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염불이나 기도, 참선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입니다. 불보살님은 염불자, 기도, 참선자를 가리지 않고 구하는 사람에게는 늘 무량한 자비를 베푸시고자 만반의 준비를 하고 계시는데 우리들 자신이 하다가 말다가 게으름을 피우니까 이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닭이 알을 품듯이 진득하게 해야 합니다. 거기에 묘한 이치가 있습니다. 한계상황을 깨고 넘어서야 합니다. '나의 한계상황은 어디까지인가' 한번 달려들어 보세요.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중간에 좌절하지 말고 폭포를 차고 올라가는 물고기가 수없이 뛰어올라 폭포를 넘어가듯이 애를 쓰다보면 되는 날이 있습니다.
성취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부처님과 뜻이 통하는 일입니다. 못 난 중생이 부처님과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하면 한 만큼 공덕이 헛되지 않습니다. 시간을 정해 놓고 할 때는 바짝 당겨서 하고 일상생활에 바쁠 때는 약간 늦추되 끊이지 말고 꾸준히 지어가야 합니다. 무능침시인(無能侵是人)이라. - 그렇게 하다보면 염불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고난도 침범하지 못하고 왔다가도 쉽게 지나갑니다. 염불자에게는 신묘한 공덕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