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TT


해당 게시물을 인쇄, 메일발송하는 부분 입니다.
의 게시물 상세내용 입니다.
이름(부산여성뉴스칼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10-27 조회수 4483

스님들이 매일 아침에 부처님께 예불을 드릴 때 읽는 축원문에 '문아명자면삼도(聞我名者免三途), 견아형자득해탈(見我形者得解脫)'이란 말이 있다. '나의 이름을 듣는 이는 지옥, 아귀, 축생의 고통을 여의고, 나의 모습을 보는 이는 해탈을 성취하게 하소서'하는 뜻이다.

새겨보면 새겨볼수록 참 거룩한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이름만 듣고도 누구든 고통을 여의게 되려면 나의 이름이 갖는 가치가 얼마나 거룩하고 커야 가능하겠는가. 또 나의 모습을 보는 사람마다 그 즉시 세상의 모든 고뇌와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된다니 나의 모습은 또 얼마나 청정해야 하겠는가?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사람은 꼭 죽어서만 그런 게 아니라 살아서도 사람 구실을 하려면 제 이름값, 제 얼굴값을 해야 한다. 이름값, 얼굴값을 못해서 망신당하는 인사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사람들이 이 이치를 몰라서 그런 망신을 당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알기는 알지만 탐욕과 어리석음이 자신을 망친다. 죽어가는 자신을 보면서도 마약처럼 유혹과 탐욕에 젖어 어리석음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까닭이다.

얼마 전 세인의 눈을 찌푸리게 한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만 하더라도 그렇다. 젊은 시절의 준수한 용모와 자수성가한 대단한 업적은 다 어디가고 휠체어에 의지한 채 자식들의 싸움에 찌든 그의 노구에서 세인들은 이름값 얼굴값 못하는 초라한 말년이라 혀를 찼다. 적어도 그렇게 말년을 보내서는 안 될 그가 아닌가. 차라리 시골로 내려가 유유자적하며 사는 게 더 났지 구중궁궐 같은 호텔에서 살아본들 얼마나 더 행복하겠는가.

그런데 동시대에 어떻게 이렇게 다른가 싶은 또 다른 재벌그룹 총수를 보게 되었으니, 대림산업 이준용 명예회장의 기부가 참으로 반갑고 기뻤다. 뼈가 부스러지게 모은 2천억 원이란 전 재산을 국가와 민족을 위해 뒤돌아보지 않고 선뜻 내놓은 그의 이름값은 대대손손 가문의 영광이 되어 살아남을 것이다.

그라고 해서 욕심이 없겠는가. 기업의 목적이 이익창출인데. 그도 평생을 재물과 이익을 좇아 살아왔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그 집착의 끈을 선뜻 놓고 전 재산을 내놓는 일이 과연 쉬운 일일까. 이런 결정을 한 그를 사람들은 진정한 애국자, 영웅이라 칭송하면서 그의 기부를 '충격'이요, '대사건'이라고 하였다. 이런 기분 좋은 충격, 대사건이라면 매일 일어난들 좋고 좋다.

'이준용'이란 이름 석 자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국내외 여건 속에서도 이런 사람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국민들은 기본이 좋다. 뭔가 우리 사회의 희망을 보는 것 같고, 뭔가 살만한 사회라는 생기를 느낀다. 이것이 이름값의 힘이다. 이름값은 이름에 맞는 책임을 다하고, 남을 돌아보는 배려에서 생기는 것이다. 책임과 배려는 선진의식이다. 국민과 지도층이 함께 선진화될 때 우리나라는 진정한 선진국이 된다.

일반 시민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특히 사회지도층이나 공인들은 자신의 이름과 얼굴에 맞도록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아야 한다. 사람들이 내 이름 석 자만 입에 올리고, 귀로 듣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피어난다면, 내 얼굴을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이 바른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의지를 다진다면 성공한 인생이 아니겠는가.
download : 첨부된 파일이 없습니다.
이전글 :   산왕대신
다음글 :   수월관음도
리스트
게시물 수 : 337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237 연화색 비구니 이야기   관리자 18.03.26 6,964
236 욕심이 화를 부른다   관리자 18.03.19 6,440
235 바른 법을 볼 줄 아는 불자   관리자 18.03.12 6,508
234 마음을 통 크게 쓰자!   관리자 18.03.05 6,175
233   관리자 18.03.02 6,351
232 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며   관리자 18.02.26 6,068
231 부처님의 마지막 법문(유교경)   관리자 18.02.19 6,360
230 기도로 새해를 시작합시다   관리자 18.02.12 6,053
229 기도 방법과 자세   관리자 18.02.05 7,294
228 바람에 흔들리지 마라(무술년 새해법문)   관리자 18.01.29 6,448
<<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