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TT


해당 게시물을 인쇄, 메일발송하는 부분 입니다.
의 게시물 상세내용 입니다.
게으름과 잠을 경계하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6-05 조회수 5481

게으름과 잠을 경계하라

 

공주의 도척바위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인과응보의 법칙이 얼마나 준엄한 것인가를 일깨워 줍니다. 몽둥이를 쳐들고 무엇인가 내리치려는 모습을 하고 서있는 그 바위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옛날 백제의 수도 공주 땅에 도척이라는 게으름뱅이 청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소문난 게으름뱅이였습니다. 그는 너무나 게을러 밥숟가락 들기조차 싫어해서 식구들이 떠 먹여 주어야만 겨우 먹곤 했습니다. 게다가 성질이 난폭해 어떠한 일도 참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되다 보니 집에는 갈수록 가난만 찾아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밥 먹기도 귀찮은데 까짓 거 며칠 굶어보자며 굶어보았지만 사흘째가 되자 도저히 더는 견딜 수가 없어 거리로 나갔습니다. 깡통도 들기가 귀찮아 빈손으로 이 집 저 집 돌아다니며 얻어먹었습니다.

 

어느 날 늦잠을 자고 일어나 전날 밤 얻어 온 찬밥을 먹고 있는데 노스님 한 분이 찾아왔습니다.

"지나가는 객승입니다. 아침밥을 아직 먹지 못하여 몹시 시장합니다. 실례인 줄은 알지만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겠소이까?"

도척은 노스님의 말을 듣자 심술이 났습니다. 먹던 밥숟가락을 소반에 쨍그렁 소리가 나도록 내던지며 고함을 질렀습니다.

"뭐하는 중이 아침부터 밥을 달라는 거야. 당장 꺼져. "

도척이 갑자기 강하게 나오자 노스님은 합장을 하고는 뭐라 중얼거렸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니미럴, 남의 아미타불이고 제 아미타불이고 간에 빨리 꺼져. 당신 줄 밥이 있으면 놔두었다가 내가 점심으로 먹겠다."

 

노스님이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며 염불을 하고는 돌아섰습니다. 바로 그 순간 도척은 배가 아파 마룻바닥을 데굴데굴 굴렀습니다. 그는 노스님이 외는 염불을 생각하면서 그 요망한 늙은 중이 자기를 궁지에 몰아넣은 것이라고 원망을 했습니다.

때마침 마을 의원이 그 집 앞을 지나가다 고통스러워하는 도척을 목격했는데,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도척이 원체 성질이 난폭한 줄 알기에 침을 놓고 뜸을 뜨는 등 온갖 정성을 다해 치료해 얼마 후 도척의 통증이 가라앉았습니다. 의원은 도척이 스님을 만난 이야기를 다 듣고 차분하게 말했습니다.

 

"인과응볼세. 선한 일을 한 자는 선한 과보를 받고 악한 일을 한 자는 악한 과보를 받는 것이네. 자네가 삼보 가운데 부처님과 보살님을 욕되게 했으니 그 죄가 하나요, 또한 삼보 가운데 스님네를 욕하고 꾸짖었으니 그 죄가 둘일세. 그리고 배고픈 사람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그렇게 내쫓았으니 그 죄가 셋이구려. 그러니 그 죄의 대가를 받은 것이네."

 

도척은 의원의 말을 듣자 슬그머니 자존심이 상하고 심사가 뒤틀렸습니다. 그는 의원을 골려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갑자기 의원의 멱살을 잡으며 윽박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놈의 영감태기, 당장 내 돈 내놓지 못해? 내가 아프다니까 그깟 병을 치료해 준답시고 그 동안 내가 모은 금화 만 냥을 훔쳐?"

 

죽을 목숨을 살려 놓으니 이젠 돈까지 훔쳐 갔다고 뒤집어씌우니 의원은 기가 막혔습니다.

"뭐라고? 내가 네 돈을 훔쳤다고?"

"그렇소. 만일 내 돈 금화 만 냥을 내놓지 않으면 관가에 고발하겠소. 그러니 좋은 말할 때 순순히 내놓으시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나 원 이렇게 고약한 놈을 봤나. 생명의 은인을 도둑으로 몰아? 데끼!"

 

며칠 후 의원은 고을의 원님이 부른다기에 동헌으로 나갔습니다. 도척이 먼저 거기에 와 있었습니다. 그때 도척이 원님 앞에서 말했습니다.

"저는 비록 가난하고 게으르며 구걸을 해서 먹을지언정 양심 하나는 바르게 갖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그 동안 알뜰히 돈을 모아 만 냥을 항아리 속에 넣어 두었습니다. 헌데 이 사실을 안 우리 동네의 의원 박씨 영감이 제가 아픈 틈을 타 침과 뜸을 놓고 약을 주면서 온갖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그리고 제 돈 만 냥을 훔쳤습니다."

 

도척은 약 봉지를 증거물로 제시했습니다. 원님은 정말 그런 일이 있었는지 박의원을 불러 물었습니다.

"소인은 평생 동안을 오직 의술을 인술로 알고 실천해 왔습니다. 저는 사람을 돕는 것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왔습니다. 제가 어떻게 남의 돈을 훔치겠습니까? 정말 억울하옵니다."

"그러면 이 약 봉지는 무엇인가? 그대가 도척이를 치료해 준 것은 사실이렷다."

"그렇습니다. 제가 도척이의 죽을 목숨을 살려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은혜를 배반으로 갚을 수 있습니까?"

"어쨌든 증거는 성립이 된다. 그대가 도척이의 집에 갔던 것을 부인하지 않고, 또 약봉지가 그 증거물이 되는 이상 나는 고을 원의 직권으로서 그대에게 만 냥을 고스란히 배상할 것을 선고한다."

 

의원 박씨는 아무리 배심, 상심을 청구했지만 결국 패소하고 말았고,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되었다. 반면 도척이는 부자가 되었습니다. 도척은 좋은 집을 사서 거들먹거리며 살았다. 어려운 이웃에게 선심을 쓰는 체 돈을 빌려 주고는 제 날짜에 갚지 못하면 어김없이 가산을 몰수하는 등 그 횡포를 부렸습니다.

 

도척은 좋은 집에서 잘 먹고 잘 입고 떵떵거리며 살게 되자, 장가가가 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성질이 고약하고 게으르기로 소문난 집에 선뜻 딸을 주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같은 마을 이생원의 딸이 곱게 자랐다는 얘기를 듣고 도척은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도척은 이생원을 찾아가 선심 쓰듯 쌀 한 섬을 빌려주고는 가을에 갚으라 했습니다. 그러나 그해 농사는 흉년이었습니다. 이생원이 도척에게 사정을 얘기하며 다음해로 연기해 줄 것을 부탁했으나 도척은 계획대로 딸을 대신 달라고 생떼를 썼습니다.

이생원은 기가 막혔습니다. 남에게 빚을 지고 있는 입장이라 뭐라고 할 말도 없었지만 그래도 그렇지, 딸을 내놓으라니 이건 참으로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바로 그때 밖에서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도척이 문을 열고 내다보니 옛날 그 노스님이었습니다. 도척은 한걸음에 뛰어나갔습니다.

"이 놈의 땡초, 잘 만났다. 지난번에도 나를 골탕 먹이더니, 이번에는 또 무슨 꿍꿍이속으로 찾아왔느냐?"

"소승, 몹시 시장하여 공양 한 끼를 부탁할까 하네. 전에는 젊은이가 가난해서 베풀 게 없었겠지만, 이젠 이 고을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되었으니 이 늙은 산승에게도 밥 한 술 나누어주게."

 

도척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광으로 달려가더니 몽둥이 하나를 집어 들고 나와 노스님을 내리쳤습니다. 노스님은 피할 생각도 않고 태연하게 염불만 했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순간 도척의 높이 쳐든 팔이 그대로 정지되더니 서서히 굳으면서 바위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님이 도척을 향해 말했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않으면 개, 돼지나 다름이 없는 법이다. 게으르고도 악독한 마음으로 남을 괴롭혀 온 너는 반드시 죄값을 치러야 한다. 그러니,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착한 마음으로 살아갈 때까지 너는 바위로 서 있거라."

 

스님은 그 말을 남기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 후 마을 사람들은 이 바위를 '도척바위'라 부르며 삶의 지침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게으르지 말라고 당부하신 말씀이 <유교경>에 있습니다.

너희는 낮에는 부지런히 착한 법을 닦아 익히고, 초저녁과 새벽에도 그렇게 할 것이요, 밤중에는 경을 읽음으로써, 쉬고 잠으로 말미암아 일생을 아무 소득 없이 헛되이 보내지 말라.

항상 무상의 불길이 모든 세상을 불사르고 있음을 생각해서 빨리 자기를 구제할 것이요, 부디 잠자지 말라. 모든 번뇌의 도둑이 항상 사람을 엿보아 죽이는 것은 원수보다 더하거늘, 어떻게 잠자기만 일삼아 스스로 경계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번뇌의 독사가 네 마음에 잠자고 있는 것은 마치 검은 독사가 네 방에서 잠자고 있는 것과 같나니, 마땅히 계()를 가지는 갈퀴로써 빨리 물리쳐 없애 버려야 할 것이다. 독사가 나간 뒤라야 편히 잠잘 수 있으니, 독사가 나가지 않았는데 잠자고 있다면 그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니라.

 

부끄러움의 옷은 모든 장엄 가운데 제일 되는 것이다. 부끄러움은 쇠갈퀴와 같아서 능히 사람의 법답지 않음을 제어하니, 그러므로 항상 마땅히 부끄러워 할 줄 알아서 잠시도 버리지 말아야 하느니라. 만일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여의면 모든 공덕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은 곧 착한 법을 가질 수 있겠지만,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는 사람은 무슨 금수나 다를 바가 없느니라.”

 

불자여러분!

도척이 바로 우리의 자화상이 아닌지 항상 살피고 살피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download : 첨부된 파일이 없습니다.
이전글 :   예수재법문
다음글 :   수월관음도
리스트
게시물 수 : 337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237 연화색 비구니 이야기   관리자 18.03.26 6,965
236 욕심이 화를 부른다   관리자 18.03.19 6,442
235 바른 법을 볼 줄 아는 불자   관리자 18.03.12 6,510
234 마음을 통 크게 쓰자!   관리자 18.03.05 6,176
233   관리자 18.03.02 6,352
232 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며   관리자 18.02.26 6,068
231 부처님의 마지막 법문(유교경)   관리자 18.02.19 6,363
230 기도로 새해를 시작합시다   관리자 18.02.12 6,054
229 기도 방법과 자세   관리자 18.02.05 7,296
228 바람에 흔들리지 마라(무술년 새해법문)   관리자 18.01.29 6,450
<<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