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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먹듯이 음식을 받아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6-29 조회수 3574
약 먹듯이 음식을 받아라

다음은 스님들이 공양할 때 외우는 오관상념게(五觀想念偈)입니다. 잘 새겨보면 이 속에도 큰 가르침이 있습니다.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고.
내 덕행으로는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허물을 모두 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도업(道業)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있고
한 알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있습니다.
이 음식으로 안으로는 성불의 보약으로 삼고
밖으로는 중생을 위하여 봉사하겠습니다.

중생들의 온갖 정성이 두루 쌓인 이 공양을 (計功多少量彼來處)
부족한 덕행으로 감히 공양을 받는구나. (村己德行全缺應供)
시시각각 일어나는 탐심을 버리고 허물을 막아 (防心離過貪等爲宗)
바른 생각으로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正思良藥爲療形枯)
오로지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爲成道業膺受此食)

부처님께서 얼마나 자비로운 분이신지 부처님께서 유훈하신 <유교경>에 보면 우리 제자들이 음식을 대하는 법에도 자상하게 말씀해 놓으셨습니다.

"너희 비구는 모든 음식을 받았을 때에 마땅히 약을 먹듯이 하고, 좋고 나쁜 것을 따라 더하고 덜하지 말며, 몸을 유지하고 주림과 목마름을 없애는 데에 맞도록 하라.
마치 꿀벌이 꽃을 지날 때에 오직 그 맛만을 취하고 그 빛깔이나 향기는 해치지 않는 것과 같이 비구도 그러하여, 남의 공양을 받을 때에는 오직 괴로움을 없애기에 맞도록 하고 함부로 많은 것을 구해서 그 착한 마음을 헐게 하지 말라.
또 마치 지혜 있는 사람이 소의 힘이 얼마만한가를 헤아려서, 너무 무거운 짐을 지워 그 힘을 다하게 하지 않는 것과 같이 할지니라."

조선 후기인 1809년(순종 9) 빙허각(憑虛閣) 이씨(李氏)가 쓴 ≪규합총서(閨閤叢書)≫는 부녀자를 위해 엮은 여성생활백과의 하나입니다. 여기엔 음식과 술, 옷 만들기, 옷감 짜기, 염색은 물론 양잠과 문방구에 과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 보면 부처님말씀과 유사한 음식 먹을 때의 철학인 '식시오계(食時五戒)'가 있는데 아마도 불교의 영향을 받은 듯합니다. 그 내용은 차려진 음식이 얼마나 어려운 과정을 거친 것인지와 음식을 먹기 전에 자기가 할 도리를 다했는지를 생각하라고 합니다. 또 음식만 탐내는 욕심보다는 참다운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며, 모든 음식은 저마다 영양이 있는 것이니 맛에만 빠지지 말고 약처럼 먹으라고 권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일하지 않은 사람은 먹지 말라는 훈계도 빼놓지 않습니다.

요즘은 시중에는 서양음식인 패스트푸드로부터 온갖 음식들이 난무하는데 음식의 수만큼이나 음식에서 오는 병도 수없이 많습니다. 음식에 대한 부처님의 이 말씀을 조금만 새겨들어도 건강도 챙기고 탐심을 절제하는 힘도 기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자라는 자식들에게도 어려운 법문은 놔두고 음식에 대한 이러한 부처님의 말씀을 들려주어도 일생동안 큰 이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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