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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개화상과 어머니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7-08 조회수 3654


중국 당나라 고승이며 조동종(曹洞宗)의 개조(開祖)인 동산(洞山) 양개화상(良介和尙, 807~869)의 이야기입니다.

양개화상의 어머니는 일찍이 아들 셋을 낳았는데 둘째 아들인 양개화상은 어려서 출가했습니다. 남편과 일찍 사별한 어머니는 출가한 아들을 보고 싶은 마음에 매일 눈물로 세월을 보냈고, 몇 년을 눈물로 지내다 결국 양쪽 눈마저 멀게 됐습니다.

단 한 번만이라도 아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을 떨쳐 버릴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강가 길목에서 지나가는 스님들의 발을 씻어 주기로 했습니다. 이는 양개화상의 왼발 발가락이 6개였기에 눈이 보이지 않아도 왼발만 만지면 아들을 쉽게 구별할 수 있으리라는 작은 희망 때문이었습니다.

강가에서 스님들의 발을 씻긴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아들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스님이 오른발만 내밀고 왼발은 상처가 있어 물에 넣을 수 없다며 끝까지 왼발을 내밀지 않았습니다. 오른발만 씻은 스님은 어디론가 즉시 사라져 버렸습니다.
옆에서 이 광경을 보던 사람들이 "바로 그 스님이 아들인듯 한데 왜 잡지 않았느냐?"며 어머니에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나도 내 아들인 줄 압니다. 그러나 아들의 결심이 오로지 불도(佛道)를 닦고 해탈해 모든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큰 뜻을 품은 것을 안 이상 사사로운 모정으로 어찌 아들을 붙잡을 수 있겠습니까." 하였습니다.

양개화상도 어머니를 알아봤지만 도(道)를 생각하며 마음을 거두고 돌아간 것입니다. 눈앞의 무상한 모자의 정보다는 도를 닦아서 해탈의 경지에 올라 어머니뿐 아니라 모든 중생을 고해에서 구해내는 것이 더 큰 효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양개화상은 어머니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제 저는 금생의 목숨을 버릴지언정 집에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영겁의 무명 번뇌로부터 반야를 철저히 밝히고자 하니 어머님은 애달아하지 마시고 저를 기꺼이 버리시되 싯달타를 떠나보낸 정반왕과 마야부인의 성덕을 기리시길 바랍니다. 후일 부처님 회상에서 다시 만나기로 기약하고 금생은 이별하기로 하옵소서.

이는 제가 어머님을 받들고자 하는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세월이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금생에 자기를 구제하지 못하면 어느 생을 기다려 자기를 구제하랴'라는 말처럼 한없이 죄송하오나 너그러우신 마음으로 이 자식을 부처님 자식으로 생각해 주옵소서."

편지를 보낸 후 양개화상은 결심을 굳게 하고 더욱 정진해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됐다고 합니다.

부모에 대한 은혜는 바다보다 깊고 하늘보다 높지만 양개화상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부모와 자식 사이의 깊고 끈끈한 정보다 윤회를 벗어나는 깨달음의 성취에 있었던 것입니다.

스님들이라고 해서 부모님에 대한 정이 어찌 없겠습니까? 누구보다 인과를 잘 아는 스님들이기에 효심은 누구보다 깊습니다. 그러나 스님은 출가하면서 중생구제를 위한 깨달음을 성취하고자 맹세한 일대사 인연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대원성취를 통해 부모님을 제도하고 나아가 만 중생의 어버이로서 세상에 복전이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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