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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여성뉴스칼럼8)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7-21 조회수 3817

용서

우리 사람의 마음을 표현할 때 작게는 겨자씨나 좁쌀보다도 작으면서 동시에 이 지구보다도 더 크고, 저 허공보다도 더 크다고 했습니다. 마음의 크기는 자유자재해서 쓰는 사람에 따라 가물치 콧구멍만 하기도 하지만 저 푸른 하늘처럼 텅 빈 대장부처럼 쓸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매일 크고 작은 갈등과 분쟁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가족들 사이에서는 지나고 보면 별일 아닌데도 감정을 삭이지 못하고 폭발해서 나중에 후회합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맞고 오자 불끈한 학부형이 선생님을 찾아가 폭행했다는 뉴스도 보았습니다. 또, 길에서 운전하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자동차 때문에 접촉사고로 멱살을 잡고 옥신각신하기도 하고, 급전이 필요하다는 친구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돌려받기는커녕 봉변을 당해 억울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작은 충돌들은 전에도 있었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계속 일어날 일입니다. 스님들도 여러분과 같은 세상에 살다보니 크고 작은 갈등 속에 삽니다. 스님은 그럴 때마다 부처님을 생각합니다. 부처님이라면 어떻게 생각하시고 어떻게 갈등을 벗어나셨을까? 석가모니부처님도 우리와 같은 세상에서 사셨기에 생전에 여러 사건을 겪었습니다.

한때는 부처님께서 설법하는 절에 부처님을 시기한 사람이 보낸 어떤 여인이 나타나 거짓으로 부처님의 아이를 가졌다고 소란을 피운 적도 있습니다. 부처님을 모함하고 시기하는 이런 유사한 사건들을 겪을 때마다 부처님을 따르는 제자들은 억울해서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다고 결백을 밝히자고 부처님께 말씀드렸지만 부처님은 침묵하시면서 제자들에게 7일만 기다리라 하셨습니다. 이것이 부처님께서 사람들을 용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어떤 갈등도 침묵 앞에서는 마치 촛불이 다하여 사그라지듯이 결국에는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그것을 참지 못하고 반박하면 다시 그 반박이 재반박을 부르고 싸움은 더 커집니다. 싸움은 용서하지 않으면 끝없이 반복됩니다. 용서하지 않고 무마되면 다음 생까지 이어져 원한이 복수로 반복됩니다.

자비로운 마음으로 용서해야만 윤회의 사슬이 끊어집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떨어진 배에 머리를 다쳐 죽은 뱀이 다음 생에 멧돼지가 되었는데 그 멧돼지가 굴린 돌에 전생에 까마귀였던 암꿩이 죽고 암꿩이 다시 사냥꾼이 되어 멧돼지를 죽였다는 강원도 전설이 있습니다. 자비로써 한 서린 윤회를 끊어야 다시는 고통 받지 않습니다.

근본적으로 윤회의 긴 끈을 따라서 아주 먼 과거로 올라가면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나의 부모요 형제임을 부처님은 아셨기에 시시비비하지 않고 침묵으로 용서하신 것입니다. 부모 형제 간 허물은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덮어야 하듯이 용서는 그렇게 해야 합니다. 용서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용서는 용서받는 사람은 물론 용서하는 자신도 행복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이 고통의 바다에서 미우나 고우나 함께 살아가야 하는 숙명적 존재입니다. 나에게 닥치는 인연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밉든 싫든 좋은 인연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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