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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운융창을 발원하며(실상문학 통권 84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5-23 조회수 4497


 

국운융창을 발원하며

 

혜총스님

/실상문학상 이사장

    

정신문화 창달을 염원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는 일찍이 우리나라를 동방의 등불이라 예찬한 바 있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대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한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찬란한 빛이 되리라. 마음에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 지식은 자유스럽고 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은 곳, 진실의 깊은 속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 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해 팔 벌리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굳어진 습관의 모래벌판에 길 잃지 않은 곳, 무한히 퍼져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 되는 곳, 그러한 자유의 천당으로 나의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타고르가 동방의 작은 나라를 두고 이렇게까지 극찬하고 희망적인 미래를 노래한 것은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정신문화와 민족성에 매료됐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무르익은 남북의 평화분위기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시점에 국민들은 한편으로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에 일말의 의심을 던지면서도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의 시대가 도래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크다.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국내외적으로도 초미의 관심사다.

 

타고르의 노래처럼 그 등불 한번 다시 켜져 동방의 찬란한 빛이 되기를 기대한다. 결국 전쟁을 통한 힘의 역사는 파멸과 파괴를 남기지만 정신을 통한 정의로운 역사는 영원하다. 그것이 정신문화의 힘이 아니겠나. 지구촌에서 전쟁을 몰아내고 평화를 가져오는 원천도 정의로운 가치를 바탕으로 한 정신문화의 발달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할 것이다. 물질적이고 형이하학을 탐구하는 영역에 치우치면 인류의 정신은 점점 황폐해지기 마련이다. 과학을 통한 정보화 사회는 인류역사상 가장 큰 진보를 가져 왔지만 인간이 잊지 말아야 할 이성의 가치를 드높이는 인문학人文學의 존재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인문학 중심의 교육이 필요하다. 국가 차원의 정신문화를 선도하는 기관 설립과 투자도 절실하다. 인문학 중심의 교육이 바로 서지 못하면 우리 사회는 겉모습은 비대하면서도 제대로 걷지를 못하는 기형적인 병든 사회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그 속에서는 물질에 대한 탐닉, 정의롭지 못한 힘의 논리만 있을 뿐이다.

 

노자 도덕경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감기식甘其食, 미기복美其服, 안기거安其居, 낙기속樂其俗. - 거친 음식도 달게 여기고, 헤어진 의복도 아름답게 여기고, 누추한 거처도 편안히 여기며 질박한 풍속도 즐겁게 여긴다.”

 

안빈낙도安貧樂道. 인간이 꿈꾸는 영원한 안락은 정신문화만이 가져다 줄 수 있다. 정신문화는 인간이 꿈꾸는 행복의 가치를 바꾼다. 오늘날 우리 사회 곳곳, 세계 각처에서 전도된 행복의 가치가 불러오는 폐해는 말과 글로 다할 수 없다. 재물을 위해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하고, 약자를 업신여기고 함부로 하는 갑질문화, 연약한 여성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폭행하는 범죄,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는 테러는 끝없는 슬픔을 만들고 있다. 이라크, 시리아 등 중동의 어느 골목길에 주저앉아 울부짖는 아이들을 보라. 이 슬픔의 근원에는 물질문화 우월주의가 있다. 인간이 주인으로 사는 정의로운 세상은 정신문화의 발달에서만 가능함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가야문화사 정립을 염원

우리나라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국토의 동서를 가르는 지역 갈등이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신라와 백제를 아우르는 삼국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동서로 갈라진 민족의 갈등은 남북문제 만큼이나 큰 우리의 생채기가 되고 있다. 앞선 위정자들의 정책에서 지역 간 불균형을 가져온 점도 간과할 수 없지만 역사적으로 통합의 시대를 살았던 과거를 잊고 사는 우리의 역사 인식에도 그 문제를 찾을 수 있다.

 

바로 가야사伽倻史 문제이다. 가야는 삼국시대 이전 2천 년 전 한반도 남부지역에 자리를 잡은 최초의 왕조국가이다. 500여 년이란 장구한 세월 동안 그 어느 국가도 비할 수 없는 뛰어나고 독창적인 문화를 꽃피웠지만 가야의 역사와 문화는 소멸되어 버렸고, 이후에는 수없이 날조되고 왜곡됐다는 게 오늘날 역사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가야사 복원에 나선 것도 한반도 중부와 남부를 통합하는 민족사가 바로 이 가야사에 있음을 알고 민족의 동질성을 드높이려는 뜻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가야사 복원은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만대에 유전하는 역사적 과업일 뿐만 아니라 해묵은 갈등의 고리인 동서문제를 해결하고 치유하는 근본 방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야사가 올바로 정립될 때 비로소 민족사도 제대로 설 수 있을 것이다. 사실적인 수많은 발굴 유물을 통해 우리 역사의 한 부분으로 분명히 살아있음에도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져 있는 가야를 복원함으로 해서 전라와 충청, 경상이 하나의 끈끈한 핏줄로 연결돼 있음을 인식할 때 동서로 갈라져 소용돌이치는 갈등은 점점 사그라질 것이다.

 

남북통일과 세계일화를 염원

어쩌면 통일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질 수도 있다. 지금 남북과 북미의 외교적 노력이 우리나라에 통일을 가져 올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마음을 모으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여야가 있을 수 없다. 하나 된 국민의 염원이 있어야만 우리 조국의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어느 정부가 통일을 이루면 어떠랴. 얼마나 기다렸던 소식인가. 마냥 들떠서도 안 되겠지만 통일문제에 있어서만은 이념적 갈등도 내려놓아야 한다. 통일은 우리 민족의 오랜 과제이다. 우리나라가 남과 북으로 갈려져 차가운 기운이 민족의 번영을 가로막은 지 70년 세월이 지났다. 이제는 통일을 이루고 그 힘으로 유라시아를 하나로 세계로 뻗어나가는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

 

북한은 남이 아니다. 당장은 우리 국민이 감수해야할 몫이 있다 하더라도 상생하는 원리를 찾고 통일을 민족 번영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우리의 첨단기술을 이용한 남북 공동 개발 분야는 상상하는 이상의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따라서 유라시아 횡단철도가 일본과 우리나라를 잇고, 부산을 거쳐 신의주와 시베리아 벌판을 달려 중앙아시아와 몽골을 지나 유럽에 이르는 유라시아 횡단의 시대를 반드시 열어서 동방의 등불이 세계의 평화질서를 선구하도록 합심단결하자.

 

또한 동남권 신공항의 건설은 우리 민족의 발전을 위한 큰 그림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도 다시 한 번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모든 조사가 끝나고 김해공항의 확장이 결정되었다고는 하지만 24시간 운항이 가능한 국제공항, 경남과 전라권까지 아우르면서 안전한 이착륙을 고려한 입지를 고려한다면 반드시 재고되어야 하지 않을까 거듭거듭 생각한다. 동남권 신공항의 가덕도 건설은 국가 대계를 위한 필수요건이다.

 

인간의 고통을 타파하고자 뜻을 세운 한 사람의 수행자로서 우리 국민의 안녕과 나아가 세계평화야말로 가장 절박한 화두로 삼아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부처님은 평화를 외치시며 뭇 중생들을 사랑하여 기쁨을 주고, 슬픈 중생을 측은히 여겨 괴로움을 없애주라.” 말씀하시고 평생 길에서 실천하셨다. 자비는 인류가 지향해야 할 최고선(最高善)이요, 공동선(共動善)이다. 자비심으로 국가가 융창하고 세계에 항구적인 평화가 올 수 있도록 지극정성으로 축원한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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