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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 어머니를 찾은 동래부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2-20 조회수 5015
 
  
 부산박물관에는 조선중엽 동래부사를 지낸 유심(柳沈)의 선정을 기리는 비(碑)가 있는데, 이 비석의 주인공인 유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옛날 부산 동래부에 일찍 남편을 여의고 어린 외아들에게 의지하며 가난하게 살고 있는 과부가 있었습니다. 아들은 인물도 잘생겼을 뿐만 아니라 네 살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총명했습니다.

 벚꽃이 만발한 어느 봄날, 신임 동래부사의 부임 행렬식이 있었습니다. 동래의 미녀들을 뽑아서 팔선녀의 행렬을 하고, 군졸들은 갑옷을 입고 말을 탄 채 고을을 지나갔습니다. 과부는 어린 아들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구경 길에 나섰습니다. 장관을 이룬 부사의 행렬을 눈여겨보고 있던 아들이 갑자기 물었습니다.
 
 "엄마, 나도 커서 어른이 되면 저렇게 할 수 있나요?"
 어린 아들이 몇 번이고 엄마의 손을 잡아 흔들면서 대답을 재촉했지만 엄마의 표정은 우울했습니다.
 "얘야, 너는 커서 어른이 되어도 저렇게 할 수 없단다. 우리는 상놈이라서 저런 벼슬은 꿈에도 못할 거야."
 청천벽력과 같은 어머니의 답변을 들은 아들은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아이는 그날부터 밥도 먹지 않고 말도 잘하지 않고 시름시름 앓다가 며칠 뒤 이름 모를 병으로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을 맞은 과부는 슬픔과 눈물로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속에서 죽은 아들을 만났습니다.
 
 "어머니! 울지 마세요. 저는 한양에서 재상을 지내는 유씨 가문에 다시 태어나서 잘 살고 있어요. 어머님, 이젠 상놈이라는 소리는 안 듣게 되었어요. 부지런히 공부하면 벼슬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어머님 걱정 마세요."
 
 그 후,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 강산도 바뀌었습니다. 어느 덧 백발노파가 된 과부는 죽은 아들에 대한 생각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해마다 아들의 제삿날에는 제사상을 차려놓고 울면서 자식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내 아가야, 많이 먹어라. 어미가 살아있는 동안은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차려 주마."
 
 한편, 유씨 가문에서 성장한 유심은 매년 정해진 날 밤이면 꼭 꿈속에서 어느 초라한 초가집을 들어가서 제사음식을 먹고 돌아오곤 했습니다. 달이 바뀌고 해가 바뀌어서 장성한 유심은 마침 동래부사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신임부사 유심은 처음 부임하는 동래부의 길과 풍경이 왠지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마치 꿈속에서 무수히 오간 길 같았습니다.
 
 어느 날 밤, 유부사는 통인(通人)을 대동하고 꿈속의 집을 찾아 나섰습니다. 이상하게도 꿈속에서 찾아간 초가집과 똑같은 집이 나타났습니다. 초가집에서는 방문을 활짝 열어놓고 호롱불빛 속에 백발노파가 제사상을 차려놓고 울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유부사는 백발노파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고 물었습니다.
 
 "노인은 어찌하여 제사상 앞에서 슬피 우시는지요?"
 "이 몸은 일찍 남편을 사별하고, 아들 하나를 데리고 의지하며 살았는데, 그 어린 것이 단명하여 4살 때 저승으로 갔답니다. 오늘이 바로 그 아이의 제삿날이랍니다. 불쌍한 어린 영혼을 불러서 좋아하는 음식을 권하니 설움이 복받쳤습니다."
 
 그 노파의 아들이 죽은 날을 듣고 보니 이상하게도 유부사의 생일과 같은 날이었습니다. 노파는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죽고 난 뒤 제 꿈속에 나타나서 한양 유씨 가문에 태어났다고 하옵니다."
 
 이 말을 들은 유부사는 깜짝 놀랐습니다. 이 노파가 바로 전생의 어머니였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는 방안에 들어가 울음을 터뜨리며 늙은 어머니 앞에 큰절을 올리면서 말했습니다.
 "어머니, 제가 왔습니다. 그 아들이 돌아왔어요!"
 마침내 전생의 모자였음을 확신한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목 놓아 울었습니다.
 
 유부사는 그날 이후, 전생의 어머니를 위해 깨끗하게 손질한 곡식을 보내고 정성껏 효도를 다했습니다. 기이한 인연의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이를 확인하기 위해 구름처럼 몰려들었습니다. 노파는 환생한 아들의 도움으로 노후에도 편히 살다가 세상을 떠났고 효심어린 유부사는 선정을 베풀어 백성의 존경을 받았다고 합니다.

부모님의 사랑은 시공을 초월합니다.
부모님은 우리가 태어나서 만나게 되는 첫 번째 사람입니다. 이 부모님께 행하는 효도가 보살행의 첫 번째입니다. 불자가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도 바로 보살행임을 잊지 말고 부모님을 부처님처럼 잘 모셔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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