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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이 뼈를 묻어주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10-01 조회수 4224

인과법문

 

구렁이 뼈를 묻어주다

 

 

옛날에 어떤 큰스님이 일곱 살 먹은 사미 두 명을 데리고 산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길가에서 커다란 구렁이 뼈를 만납니다. 그래서 앞에 가는 사미에게 묻어 주고 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 사미는 스님, 죽은 구렁이 뼈는 묻어 주어서 뭣합니까? 저는 싫습니다.” 하고 스님의 말을 거역하였습니다. 옆에서 그 말을 듣던 다른 사미가 얼른 구렁이 뼈를 두 손으로 거두어 정성껏 묻어 주었습니다. 일행이 산길을 걸어 산을 넘고 나니 마을이 나타났습니다.

큰스님은 보기에 대궐 같은 기와집 대문 앞에 이르러 구렁이를 묻지 않은 사미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이 집에 들어가서 시주를 청해 보거라.”

집에 들어간 그 사미는 얼마간 있다 시무룩하게 풀이 죽은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나왔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구렁이를 묻어준 사미에게 시주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사미가 들어가더니 곧장 쌀 석 섬을 시주로 받아왔습니다.

 

큰스님이 두 사미에게 말했습니다.

먼저 들어간 사미는 주인이 밉게 봐서 시주하지 않았고, 나중에 들어간 사미는 예쁘게 보았기 때문에 시주한 것이다. 그 주인의 전생이 아까 뼈를 묻어준 구렁이였느니라. 40년 전에 뱀이 죽어 그 집주인으로 환생했던 것이다. 이제 그 까닭을 알겠느냐? 인과는 그렇게 중한 것이란다.”

두 사미는 스님의 깊은 말씀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람들 가운데는 아무리 좋은 말, 진실한 말을 해주려고 해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중에 불교에서 말하는 전생이 있느냐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명(無明)의 번뇌망상에 가려진 이들은 인과응보를 비웃으며 마음이 끌리는 대로 무절제하게 살아갑니다. 선인선과(善因善果) 악인악과(惡因惡果)는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진리입니다.

나쁜 원인이 나쁜 결과를 가져오고 좋은 인연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은 누구나 다 이해할 수 있는 진리인데도 이 진리를 믿지 않기 때문에 시시각각 찾아오는 고통에 방황하면서 이리저리 내몰립니다.

 

부처님은 모든 중생의 지은 업은 비록 백겁을 지날지라도 또한 없어지지 않는다. 사람의 행위는 좋은 땅에 뿌린 종자와 같아서 비가 내려 싹이 돋고 성장하여 과실을 맺는다. 이와 같이 사람들이 탐욕스런 마음으로 이익을 위해 짓는 행위도 반드시 성숙하여 현세나 내세에서 그 과실을 먹어야만 한다.” 고 하셨습니다.

 

세상을 사는 법칙이 인과응보입니다. 사람은 항상 자신의 의지에 의해 움직입니다. 그 움직임이 곧 업이 됩니다. 세상의 어떤 일도 원인과 결과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업을 피할 곳은 아무 곳에도 없다고 하셨습니다.

세상을 사는 우리들은 하루에도 수없이 지옥에서 천상을 오가며 삽니다. 배고픔과 욕구 불만에 싸일 때는 아귀계에 살고, 욕망대로 어리석음에 빠져 살면 축생계에 사는 것이고, 내 잘났다고 남들과 싸우면 아수라계입니다. 남을 폭행하고 죽이는 뉴스를 보면 지옥계가 따로 없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곧 지옥세계도 되고, 아수라세계도 되고, 아귀세계도 되는 것입니다.


삼계유여급정륜 삼계는 마치 물 긷는 두레박처럼 돌고 도니

三界猶如汲井輪

백천만겁역미진 백천만겁의 세월을 겪은 티끌이로다.

百千萬劫歷微塵

차신불향금생도 이제 이 몸을 금생에 제도하지 못하면

此身不向今生度

갱대하생도차신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제도할 것인가.

更待何生度此身

 

장엄염불에 나오는 게송입니다.

삼계는 마치 물을 긷는 두레박과 같다는 것입니다.

사람이나 동물, 식물 등 이 세상을 사는 생명의 존재는 썩어 없어지더라도 지은 업()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고 다른 몸에 올라타고 수레바퀴가 돌듯 끝없이 생사를 되풀이합니다.

 

지혜 있는 사람들은 위와 같은 말씀이나 게송을 한 구절이라도 들으면 문득 내가 지금 불타는 집 속에 갇힌 줄을 알고 밖으로 나오려고 하지만 미혹한 중생들은 아무리 밖에서 불러도 나올 줄을 모릅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고통의 순간이 닥치면 어쩔 줄을 모르고 울고불고 발버둥을 칩니다.

 

부디 인과가 확실함을 알아서 좋은 일 많이 하며 살다가 임종의 인연을 만나면 미련 없이 훌훌 털고 서방 극락세계로 날아갈 수 있도록 착한 인연공덕을 많이 지으시기 바랍니다.

 

나무아미타불!

 

혜총스님 / 감로사 주지. 실상문학상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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