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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업을 지읍시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12-07 조회수 4035

감로법문

 

착한 업을 지읍시다

 

부처님께서 한때 사위성에 머물고 계실 때의 이야기입니다.

하루는 아침 일찍 젊은 청년이 얼굴에 눈물을 가득 머금고 부처님을 찾아왔습니다. 부처님께서 왜 그렇게 슬픈 얼굴을 하고 나를 찾아왔느냐하고 물으시자 청년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하면서 부탁을 올립니다.

 

부처님, 사람이 태어나면 누구나 죽는 것은 이미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하여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가 이왕이면 다음 생에 좋은 곳에 태어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기에 이렇게 부처님을 찾아왔습니다. 모쪼록 부처님께서 힘을 써주셔서 저희 부친께서 내생에 좋은 곳에 태어날 수 있도록 애써주십시오.”

 

그때 부처님께서는 젊은이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내가 애를 쓰면 너희 아버지가 다음 생에 좋은 곳에 몸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느냐?”

그러자 젊은이가 답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불사(不死)의 법에 정통하셨다고 저희에게 가르치신 바 있고, 또 여러 천상에도 자유자재로 드나드실 수 있다고 가르치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니 이왕이면 저희 아버지가 더 좋은 천상에 태어날 수 있도록 부처님께서 힘을 써주실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젊은이를 물끄러미 쳐다보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좋다, 그러면 내가 시키는 대로 시내로 가서 준비해 오라는 것을 가져오너라.”

부처님께서는 큰 항아리 두 개와 자갈을 한 되, 버터 한 되를 그리고 긴 막대기를 하나 구해오라 말씀하십니다. 젊은이가 부처님 말씀대로 준비해오자 부처님께서는 젊은이를 데리고 뒤뜰 호숫가로 가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우선 항아리 하나에 자갈을 집어넣어라. 그리고 물에 띄워라하십니다. 젊은이는 항아리 안에 자갈을 넣고 호수에 띄웠습니다. 물의 부력 때문에 항아리는 호숫가에서 둥둥 떠서 호수 가운데로 들어가 막대기가 닿을 정도가 되자 부처님께서 젊은이에게 막대기로 항아리를 부셔버리라고 하셨습니다.

 

젊은이가 항아리를 부수자 안에 들어 있던 자갈이 호수바닥에 가라앉았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젊은이에게 잘 봤느냐고 묻습니다. 젊은이는 잘 봤다고 답합니다.

 

그러면 다시 나머지 항아리에 버터를 넣고 호수에 띄워라.”

젊은이가 부처님께서 시키는 대로 버터를 넣은 항아리를 호수에 띄우자 부처님께서는 이번에도 항아리를 부수라고 하셨습니다. 항아리를 부수자 버터가 물 위로 둥둥 떠올랐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젊은이에게 다시 묻습니다.

잘 봤느냐. 처음 항아리가 깨어지면서 자갈이 가라앉은 것이 저 밑에 보이지? 만약 인도 대륙에 있는 모든 신통력 있는 종교인들을 이 호숫가에 불러 모아서 저기 있는 자갈이 물 위로 떠오를 수 있게 부탁을 해보자. 그 사람들이 와서 주문을 외우고 신통력을 부리는 등 별짓을 다할 것이다. 그렇다고 저 자갈이 떠오르겠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물보다 무거운 자갈이 어떻게 떠오르겠습니까?

부처님은 다시 묻습니다.

그러면 버터는 물보다 가벼우니까 떠오른 것이다. 그러면 종교인들에게 똑같이 부탁을 해서 저 버터를 보고 가라앉으라고 주문을 외우면 버터가 가라앉겠느냐?”

그러자 젊은이는 답합니다.

물보다 가벼운 버터가 어떻게 가라앉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젊은이의 이야기를 듣고 부처님은 말씀하십니다.

 

마찬가지다. 너의 아버지가 생전에 지은 업이 저 자갈처럼 무겁고 어두운 업이라면 내가 무슨 수를 쓴다고 해도 가라앉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 반대로 너의 아버지가 생전에 지은 업이 가볍고 밝은 것이라면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저주를 퍼붓는다고 해도 천상으로 승천할 수밖에 없느니라.”

 

젊은이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버터처럼 희고 밝은 업을 짓고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업에는 어둡고 무거운 업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밝고 맑고 고운 업도 있습니다. 불자는 악업을 멀리하고 버터처럼 희고, 가볍고, 착한 업을 지어서 복된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나무아미타불!

 

혜총스님 / 감로사 주지. 실상문학상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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