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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을 철마(鐵馬)로-부산여성뉴스 칼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9-18 조회수 5540

 

부산역을 철마(鐵馬)

 

소승은 부산에 의지하고, 부산에 발붙이고 살면서 부산에 대한 은혜를 늘 잊지 않고 살고 있다. 어린 동자승으로 시작한 사문의 길을 걸어오면서 평생 부산을 의지해 살았다. 태어난 곳은 부산이 아니지만 부산을 고향으로 알고 사는 부산사람에게 부산은 각별한 의지처(依支處)이다.

 

부산사람이라면 누구나 고향, 부산이 더 살기 좋은 고장, 어머니 품 같은 곳으로 영원히 번영하길 바랄 것이다. 나도 그런 마음에 인연이 닿으면 늘 부산의 밝은 미래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곤 했다.

 

그 중에 하나가 부산역을 기장군 철마(鐵馬)로 이전하자는 안이었다. 자못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여지가 있지 않나 해서 글로 남긴다.

 

1988년 안상영 시장이 부산시장으로 부임해 부산의 청사진을 그릴 때 부산역을 철마로 이전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내었는데, 그때만 하더라도 너무나 큰 사업이라 선뜻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문정수 시장을 비롯해 시정을 계획하는 분들에게 꾸준히 부산역을 철마로 이전해야 한다고 건의한 바 있다.

 

그 당시 이 안이 받아들여졌더라면 부산의 발전이 더 빨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연 훼손으로 말 많았던 천성산이나 금정산을 뚫을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울산에서 철마를 거쳐 지금의 도심으로는 지하철을 이용하면 충분하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지금의 부산역 자리는 부산의 중심지로서 바다를 끼고 있는 부산시민의 랜드마크로 발전시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통일을 꿈꾸는 오늘의 시점에서 우리 부산은 일본이 유라시아로 가는 지정학적 거점이다. 일본이나 우리나라가 선박을 이용해 유럽으로 화물을 싣고 가려면 1달 정도 걸리지만 육로를 이용해 중국과 러시아를 거치면 20일 이상 단축할 수 있다고 한다. 일본과 중국은 역사적, 정치적으로는 서로 아픔을 주는 관계이지만 지정학적으로 우리나라는 일본과 중국을 도외시할 수 없다.

 

철마(鐵馬)라는 이름은 기장군에서 가장 높은 철마산(604m)에서 유래했다고 전하지만 그 이름이 그냥 지어진 이름이 아니다. 옛날 옛적에 지금의 철마지역에 대홍수가 나서 바닷물이 밀려올라와 철마면 일대가 물속에 잠겨버리자 동해의 용왕이 미역바위의 용굴에 사는 용마(龍馬)에 명령을 내려 홍수를 다스리게 했는데, 용마는 홍수를 물리치고 나자 물이 없어 용궁으로 환궁하지 못하고 햇볕에 말라 점차 굳어져 쇠말(鐵馬)이 되었다고 한다.

 

물이 말라 갈 곳을 잃은 용마의 웅비로 철마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만 있다면 그 역사는 부산의 역사에 머물지 않고 우리나라의 생명력에 불씨를 당기는 일이요, 일본과 중국, 러시아의 막힌 심장을 뚫고, 동북아시아가 미래로 전진하는 역사의 시작이 될 것이다.

 

지금의 부산역을 기장군 철마(鐵馬)로 이전하면 부산의 동서를 균형 있게 발전시킬 뿐 아니라 지금의 부산역과 중앙동 지역을 연안부두와 함께 해양친화적인 시민의 공간으로 발전시키면 부산의 도심을 생명력이 넘치는 활기찬 공간으로 변모시킬 것이라 생각한다.

 

 혜총스님 / 감로사 주지. 실상문학상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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