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고는 본지 409호 3월 30일자 12면에 소개됐던 무안 스님(천태종 성남 화성사 주지)의 전시회를 본 감상을 담은 글입니다.
남들이 알지 못하는 내면의 세계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여 세상 사람들이 알도록 해 주는 게 예술이다. 예술 작품을 만들 때 작가는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세상을 구상하고 표현한다. 그 속엔 자연의 아름다움이 있는 그대로 나타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통문화예술의 거리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경인미술관에서 7번째 개인전인 '생성변화(生成變化)'전(3월 31일~4월 6일)을 연 무안 스님의 작품을 보면서 스님의 탁월한 능력에 감명 받았다. 종단 내에서도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지내는 스님이기에 언제 어디서 그렇게 훌륭한 작품을 그렸으며,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게 가르침을 받았느냐가 내겐 큰 관심거리였다.
무안 스님은 스승을 모시지 않고 독학, 순전히 오랜 수행력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었기에 그 값어치는 그 어떤 예술작품 보다도 뛰어나고 훌륭하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
무안 스님은 이번 전시에 앞서 6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들도 개인전 한 번 열기가 무척 힘든 현실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무안 스님이 국내ㆍ외에서 7차례나 작품전을 가졌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임을 느끼게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전시회를 많이 하는 것도 좋지만, 좀 더 품격을 높이는 전시회가 되었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무안 스님은 지난 2006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동양화 부문 입선, 비구상 부문 특선을 한 바 있다. 한 사람이 두 부문에서 입상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며 이 외에도 각종대회에서 대상을 비롯해 많은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무안 스님은 미술뿐만 아니라 글재주와 음악에도 조예가 깊다. 저서《보면 볼수록》과 《천 년의 혼》을 출간한 바 있다. 또 직접 작사ㆍ작곡하고 노래한 음반 '님 향한 소리'를 세상에 내 놓기도 했다. 자그마한 체구 그 어디에 탁월한 예술적 능력이 들어 있는지….
종단의 범패를 전담하는 수행자이기도 한 무안 스님의 그림 한 점 한 점에는 '생노병사' 즉 '생성변화'의 주옥같은 진리와 신묘한 미술의 진미가 스며있다.
지금까지 수행자의 길을 걸으며 무안 스님의 생활상을 지켜본 바로는 특별난 재주는 없어 보였다. 그랬기에 남모르게 각고의 노력을 하였을 게다.
노래면 노래, 서예면 서예, 그림이면 그림, 염불이면 염불, 모든 것에 소질을 가지고 할 줄 아는 스님으로 보통 사람들은 감히 생각도 할 수 없는 소질을 가진 스님이다. 본 종단에도 많은 대중 스님들과 구성원들이 있다. 각자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계발하여 발전시킬 수 있도록 종단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되리라 본다.
포교라는 것은 어느 한 분야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즐겁게 보고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이 포교의 방편이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이번 무안 스님의 '생성변화'전의 깊은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봐야 한다. 무안 스님의 작품이 더욱 더 생성변화하여 더욱 더 무궁한 발전이 있길 바라면서 부처님 전에 축원을 드리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