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TT


해당 게시물을 인쇄, 메일발송하는 부분 입니다.
의 게시물 상세내용 입니다.
나 자신 속에 살고 있는 귀신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7-12 조회수 5569

나 자신 속에 살고 있는 귀신

옛날에 오래돼 아무도 살지 않는 낡은 집 한 채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그 집에 악한 귀신이 살고 있다 하여 모두 두려워했습니다. 누구도 거기서 자거나 쉬지 못하였습니다. 그때 담력이 크다고 스스로 자랑하던 어떤 사람이 나서서 그 집에 들어가 하룻밤을 지내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말한 후 그는 보란 듯이 걸음도 당당하게 그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얼마 뒤에 또 한 사람이 앞의 사람보다 더 담력이 크고 용맹스럽다고 자처하였습니다. 그의 곁에 있던 사람이 이 집에는 흉악한 귀신이 있다고 말했지만 그는 아무 문제없다는 듯 의기양양하게 문을 밀치고 들어가려 하였습니다.

 

그러자 먼저 들어갔던 사람은 그것을 귀신이라 생각하고 안에서 문을 밀어 막고 서서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문을 밀고 들어가려고 애를 썼지만 누군가 문을 막고 있음을 안 뒷사람도 역시 그것을 귀신의 소행이라 생각했습니다. 둘은 밤새 다투었습니다. 그렇게 문을 사이에 두고 서로 끙끙대며 밤을 지새우고 말았습니다. 드디어 어둠이 거치고 새벽이 밝아오자 그때서야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채고 비로소 귀신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백유경>

 

대부분 세상 사람들, 우리가 사는 모습도 이와 같습니다. 아무리 살피고 살펴도 인연이 잠깐 모였을 뿐 아무 주인도 없는데, 망상에 빠지고, 미혹에 눈이 멀어 서로 내가 잘났다고 다투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자기 멋대로 옳고 그름을 내세워서 다투는 모습이 저 두 사람과 다름이 없습니다.

 

있지도 않은 귀신을 만들어 세워놓고 문고리를 밤새 붙들고 서서 땀을 흘리며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나 자신을 한 번 보십시오. 귀신은 바로 나 자신의 속에 살아있습니다. 미혹의 귀신, 탐내고 성내는 귀신, 어리석음에 빠지도록 이끄는 귀신이 나를 지배하는 이상 행복은 멀고 먼 이야기입니다.

 

부처님이 사위국에 계실 때 나이 80이 된 어떤 바라문이 있었는데, 그는 많은 재물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노인은 매우 완고하고 미련하며, 또 탐심이 많고 인색하여 부처님으로서도 교화하기가 매우 어려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니 인생의 무상함을 깨우쳐 주는 불법을 알 턱이 없었습니다. 이 노인은 늘그막에 대궐 같은 집을 짓고 있었습니다. 노인은 큰 부자인데도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직접 일을 지휘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막노동도 마다 않았습니다. 거의 집이 다돼 갈 무렵 부처님께서 혜안으로 그 노인의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걸 아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찾아가 생사에 관계되는 중요한 게송을 일러주고자 했지만 그 노인은 즉시 거절하며 뒷날 한가할 때 이야기하자고 말했습니다. 이에 부처님은 그 노인을 매우 가엾게 여기는 표정을 지으며 그곳을 떠나셨습니다. 부처님이 떠나신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노인은 손수 서까래를 올리다가 서까래가 떨어져 그 자리에서 깔려 즉사하였습니다. <법구비유경>

 

우리는 나 자신의 속에 있는 이 귀신들을 발본색원해야 합니다. 낱낱이 살펴서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 탐욕스럽고, 남의 아픔을 살필 줄 모르는 인색함, 남이 잘 되는 걸 못 보는 사나운 심술보가 얼굴에 가득한 채 급사한 어리석은 노인이 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면 끔찍하지 않습니까?

 

악업을 부르는 귀신들은 오늘도 내일도 시시각각 나 자신을 찾아옵니다. 어떨 때는 나를 유혹하고, 어떨 때는 나를 겁박하면서 악업으로 이끕니다. 이 귀신들이 찾아오면 바로 알아차릴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부분 그들에게 이끌려갑니다. 어떨 때는 오랜 습에 의해 알고도 함께 타협합니다.

절을 찾고, 스님을 찾고, 부처님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곳에는 착한 인연이 있고, 선업으로 이끄는 불보살님의 묘한 가피력이 있습니다. 그 힘에 의지해 밝은 세상, 행복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download : 첨부된 파일이 없습니다.
이전글 :   나라사랑(부산여성뉴스 칼럼)
다음글 :   수월관음도
리스트
게시물 수 : 337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267 성공하기 위한 열 가지 열쇠   관리자 18.10.10 4,271
266 꿀만 따 가시라   관리자 18.10.04 4,211
265 구렁이 뼈를 묻어주다   관리자 18.10.01 4,178
264 49재와 영가시식   관리자 18.09.21 5,066
263 자살(부산여성뉴스칼럼)   관리자 18.09.17 4,626
262 참회로 추한 얼굴을 벗다   관리자 18.09.10 4,278
261 부산항(부산여성뉴스 칼럼)   관리자 18.09.03 4,087
260 제4회 만해통일문학축전 축하법어   관리자 18.08.31 4,233
259 미묘 비구니의 인과   관리자 18.08.27 4,635
258 칠월칠석 기도   관리자 18.08.20 5,404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