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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왕 이야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6-18 조회수 4325


 

토끼왕 이야기

 

봄도 무르익어 어느덧 더위를 느끼게 하는 계절입니다. 부처님오신날 행사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낸 대중들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정성껏 연등공양을 올리신 신도님들과 인연대중들께도 감사드리면서 원하시는 일마다 아무런 장애 없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기를 축원드립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마치면서 평생 부처님의 제자가 된 것에 뿌듯한 마음으로 살아온 수행자로서 잘 살아왔는지 돌아봅니다.

 

부처님의 제자가 된 일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정말 수행에 최선을 다했는가 하고 스스로 물어보면서 부끄러운 생각을 가져보기도 합니다. 부처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산다고 하면서도 정작 다른 것들에 매달려 수행을 흉내만 내지는 않았는지, 한눈을 팔지는 않았는지 참회(懺悔)하는 마음으로 역대 선지식들에 흠모와 존경심을 가집니다.

 

옛날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이야기입니다. 많은 토끼를 거느린 한 마리의 토끼 왕이 산속에 들어가 배가 고프면 나무나 풀의 열매를 따 먹고, 목이 마르면 샘물을 마시면서 부드러운 마음과 자비행(慈悲行)을 닦아 빨리 축생의 몸을 버리고 사람으로 태어나서 도()를 배우기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그 왕을 따르는 한 무리의 토끼들도 이 토끼 왕의 가르침을 따라 함께 열심히 수행했습니다.

 

토끼 왕이 사는 산속에는 토끼 왕 외에도 한 신선(神仙)이 나무나 풀의 열매를 따 먹고, 샘물을 길어다 마시면서 홀로 수행에 정진하고 있었습니다. 그 경 읽는 소리는 고상한 음률과 같아서 듣고 즐거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토끼 왕은 본래부터 뛰어난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기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선에게 찾아가서 경을 듣고 가르침을 받고자 부하 토끼들에게 명하여 먹을 것과 마실 것을 구하여 신선에게 바치는 등 정성을 다하여 신선을 모셨습니다. 이렇게 세월이 흘러 어느덧 겨울이 왔습니다. 산 속의 추위는 유달리 더 추워 견디기에 힘들자 신선은 토끼에게 마을로 내려가겠다고 했습니다.

 

토끼 왕은 마치 부모나 스승하고 이별하는 것 같이 슬퍼하면서 산속에 남아서 계속 가르침을 주기를 간곡히 간청하였습니다. 그러자 신선은 말하기를 나에게도 몸이 있다. 이 몸도 수행을 위해서는 될 수 있으면 소중히 간직해야만 한다. 이제 겨울이라 산속의 추위는 대단하다. 게다가 나무나 풀의 열매도 다 떨어져 먹을 것도 얻을 수가 없고, 물은 얼어붙어서 마실 물도 없다. 이 바위굴은 추워서 결코 수행할 수가 없다. 나도 추운 겨울 동안만은 산을 내려가 사람들의 집에 살면서 탁발하여 몸을 유지하고자 한다. 겨울이 지나면 틀림없이 산으로 다시 돌아와 너희들과 함께 수행할 것이니 너무 아쉬워하지 말고 때를 기다리도록 해라.”

 

그러나 토끼 왕은 신선의 달래는 소리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저 스승과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메고 슬플 뿐이었습니다. “신선님, 저희들은 최선을 다하여 나무나 풀의 열매를 구하여 신선님이 수행하시는데 지장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제발 다시 생각하셔서 불쌍한 저희들을 위하여 머물러 주십시오. 만일 저희들을 버리고 가신다면 저는 저의 몸을 공양으로 바치겠습니다.” 지극하게 간청하는 토끼 왕의 간곡한 정성에는 신선도 더는 거절할 수 없어 그저 침묵만 지킬 뿐이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토끼 왕이 그렇다면, 저의 몸으로써 공양하십시오.” 하며 몸을 날려 불 속에 뛰어들었습니다. 신선은 깜짝 놀라 그를 구하려 했으나 이미 늦어 토끼 왕은 불속에서 타죽고 말았습니다. 신선도 이 토끼 왕의 목숨을 아끼지 않는 구도정신(求道精神)을 가상히 여긴 나머지 자신도 식사를 끊고 함께 죽어서 도솔천에 태어났다고 합니다.

 

()를 구하는 토끼 왕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줍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보내면서 다함께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정진을 다짐합시다. 오늘날은 시절이 좋아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부처님 가르침을 만날 수 있습니다. 라디오나 텔레비전, 수많은 불서들이 진리의 세계로 이끌고 있습니다. 이렇게 부처님 말씀이 넘치는 데도 번뇌를 떨치고 고통의 세계에서 안락의 세계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자신의 가르침을 믿는 것만으로 극락에 가거나 열반을 성취할 수는 없다며 적극적으로 해탈(解脫)이나 열반(涅槃)으로 나아가려는 정진과 실천으로 마음의 힘을 키워나가라고 역설하셨습니다.

 

그럼 무엇으로 마음의 힘을 키울 것인가?

과거로부터 많은 부처님들께서는 모든 악행을 짓지 말고, 보다 많은 선행을 행하라. - 제악막작(諸惡莫作) 중선봉행(衆善奉行)’하라. 이것만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열반을 성취하는 일은 유별난 수행이나 특별한 사람만이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평범한 사람이나 평범한 수행으로 가능하다며 여러분들이 다 잘 알고계시는 여섯 가지 바라밀행(波羅蜜行)을 제시하셨던 것입니다. 춘원 이광수 시인의 육바라밀을 소개합니다

육바라밀六波羅蜜

 님에게는 아까운 것이 없이 무엇이나 바치고 싶은 이 마음

거기서 나는 보시布施를 배웠노라.

 님께 보이자고 애써 깨끗이 단장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지계持戒를 배웠노라.

 님이 주시는 것이면 때림이나 꾸지람이나 기쁘게 받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인욕忍辱을 배웠노라.

 자나깨나 쉴 사이 없이 임을 그리워하고 임곁으로만 도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정진精進을 배웠노라.

 천하에 하고많은 사람 중에 오직 임만을 사모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선정禪定을 배웠노라.

 내가 임의 품에 안길 때 기쁨도 슬픔도, 임과 나의 존재도 잊을 때

거기서 나는 지혜智慧를 배웠노라.

이제 알았노라. 임은 이 몸께 바라밀波羅蜜을 가르치려고

짐짓 애인의 몸으로 나투신 부처님이시라고.

 

진리를 구하고자 자기 몸을 불속에 던진 토끼 왕이 바로 석가모니부처님의 전생입니다. 오랜 세월 육바라밀의 보살행을 실천하시고 성불하신 석가모니부처님의 거룩한 모습을 마음에 새기면서 함께 성불을 위한 정진에 더욱 박차를 가합시다.

모두 행복하시고 성불하십시오.

 

나무아미타불.


감로사 주지  혜 총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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