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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을 깨고 나와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1-02 조회수 5039

<백유경>의 이야기입니다.
옛날에 어떤 아이가 있었는데 그는 어는 날 큰 부자를 보고 그 부자처럼 많은 재산을 갖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홧김에 자신이 지녔던 조그만 재물마저 물속에 던져 버리려 했습니다.
그것을 본 사람이 아이에게 타일렀습니다.
"너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앞날이 창창한데 왜 그것을 물속에 버리려 하느냐? 그 재물이 비록 적긴 하지만 네가 노력한다면 늘릴 수도 있지 않겠느냐?"

어리석은 사람은 이 아이와 같습니다. 출가한 스님이나 재가자나 진리를 조금 알게 됐을 때, 그들은 깊은 진리를 얻어 덕이 높은 사람들을 보고 부러워합니다. 덕이 높고 또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 여러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고, 공양 받는 것을 보고 그와 같이 되기를 바라지만 쉽게 되지 않을 때 마음속으로 괴로워합니다. 끝내는 그만 중도에서 포기하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마치 어리석은 아이가 노력도 없이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기를 바라다가 자신의 재물마저 버리려는 것과 같습니다.

옛날 한 부자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는 바닷가에 놀러 나갔다가 오랫동안 물속에 잠겨 있던 목재를 하나 건져 수레에 싣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그 목재를 팔려고 장으로 가지고 갔습니다.
그러나 그 목재는 아주 귀한 목재여서 값이 비싸기 때문에 선뜻 사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여러 날이 지나도록 팔리지 않자 그의 마음에 동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의 옆에는 숯을 파는 사람이 있었는데 숯은 아주 잘 팔렸습니다. 이것을 본 부자의 아들은 목재로 숯을 구워 팔아서 제 값을 받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목재를 태워 숯을 만들어 내다 놓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나무의 절반 값도 받지 못했습니다.

어리석은 사람도 이와 같습니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부지런히 정진하여 깨달음을 얻으려고 시도해보지만 쉽게 그것이 얻기 어려워지면 자꾸 엉뚱한 생각을 합니다. 맨 처음 발심했을 때 세웠던 그 마음, 즉 반드시 진리를 구하려는 보리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보리심은 어디로 가고 ' 나는 안 된다. 중생이 다 그렇지. 나라고 별 수 있나?' 하면서 스스로 포기하거나 자기합리화에 빠집니다.

그렇게 되면 이어서 찾아오는 것이 바로 나태심입니다. 앞으로 나가고자하는 정진심도 없고, 참고 견디려는 인내심도 사라집니다. 그 자리에서 그냥 주저앉고 맙니다. 가난한 아이처럼 더 이상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마저 버리게 됩니다.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이라. 처음 먹은 마음을 끝까지 지키고 실천하면 이 세상 이루지 못할 일이 하나도 없는데 그 문턱을 넘지 못하니 얼마나 안타깝습니까?

불교는 누구나 닦으면 닦는 대로 받는 공명정대한 종교입니다. 요행수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을 받으려는 사람이든, 원하고 구하는 어떤 일을 원만하게 성취하려는 사람이든 근본적으로 스스로 알을 깨고 나가려는 정진이 필요합니다. 물론 알을 품어주는 어미닭의 역할은 불보살님의 위신력과 부처님의 정법이 받쳐줍니다. 문제는 알에서 깨어나려는 병아리의 노력이 따라야 마침내 캄캄한 미혹에서 광명의 세계로 나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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