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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짓는 부처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7-25 조회수 5080
혜총
조계종 총본산성역화불사추진위원회
상임부위원장 겸 모연위원장

부처님께서 한 사원을 방문하셨을 때, 마침 그 사원에는 몹쓸 병에 걸려 앓아 누워있는 띳사라는 비구가 있었다.
띳사 비구의 피부에 처음에는 작은 종기들이 생겨났는데, 제대로 치료하지 않은 탓에 종기가 점점 커지고 번져서 온 몸이 종기로 뒤덮이게 되었다.
그러나 저마다 자기의 수행에만 열중하고 있었던 동료 비구들은 누구 하나 띳사 비구를 보살펴 주지 않았다. 부처님은 띳사 비구의 고통을 아시고 직접 그 병든 비구의 침상으로 가셨다. 그러자 그 광경을 지켜보던 비구들은 그때서야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게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과 같이 병든 비구를 깨끗하게 목욕시키고, 땀과 오물에 찌든 그의 황색 가사를 빨아 말린 다음, 깨끗한 가사로 갈아 입혔다. 모처럼 기분이 상쾌해진 띳사 비구는 편안한 마음으로 침대에 누워 부처님께 설법을 청했다.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동안 띳사 비구는 편안한 마음으로 법을 들었고, 설법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완전한 깨달음인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렀다. 그런 후 곧 숨을 거두었다.
띳사 비구의 장례식이 끝나고 나자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을 불러 모은 다음 병든 비구의 시중을 소홀히 한 행위를 꾸짖으셨다. 그리고 앞으로는 누구라도 아픈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이 완치될 때까지 다른 비구들이 마치 부처님, 당신을 보살피듯이 정성스럽게 간호를 해주라고 타이르셨다.
우리는 늘 불보살님의 자비를 배우고 실천하고자 애써야 한다. 관음보살님의 자비는 심성시현(尋聲示顯)이다. 즉 소리를 찾아 나타나서 괴로움을 도와주고 기쁨을 나누어주는 것이다. 찾을 심(尋)자, 소리 성(聲)자인 소리를 찾는 심성이 자비이다.
그리고 그 소리도 그냥 듣는 게 아니라 잘 귀담아 듣는 것이 자비이다. 소리를 귀담아 듣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 것인데 관심을 갖는 것이 곧 자비이다. 소리가 들려오는데도 막아버리면 그것은 자비가 아니라 무자비(無慈悲)이다.
불자들이 불교를 알고 나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자비인데 그 이유는 자비가 수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이 자비도 어린아이가 어른이 되기 위해 배우듯이 몸에 익혀나가야 한다.
부처님처럼 언제 어디서나 딱 들리면 한 생각이 일어나기 전에 바로 응할 수 있도록 평소에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우리들은 업장이 쌓여서 자비실천이 어렵기 때문에 그때마다 '내가 업장이 두텁구나.'하고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비행을 행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자비를 행하시는 모습은 여러 경전에 나타난다. 『중아함경』 가치나경에서 눈 먼 제자 아니룻다에게 행하신 부처님의 모습에서 우리는 수행자의 참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부처님이 사위성 급고독원에 머물 때의 일이다. 그 무렵 아니룻다도 사위성의 사라라 산중 바위굴에서 수행하고 있었다. 어느 날 아침 걸식을 나갔다가 아난다를 만난 아니룻다는 이런 부탁을 했다.
"아난다님, 내 옷은 더러워지고 다 해어졌습니다. 시간이 괜찮다면 누가 사라라산으로 와서 나의 공덕의(功德衣)를 좀 지어주었으면 합니다만…"
아난다는 아침 공양을 마치고 비구들에게 아니룻다의 부탁을 말했다. 많은 비구들은 선뜻 이 부탁을 받아들여 너도나도 사라라산으로 가겠다고 했다. 비구들이 아니룻다 처소로 가기 위해 정사가 부산해지자 부처님도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처님은 아난다를 불러 경위를 소상하게 들은 뒤 이렇게 말했다.
"그런 일이라면 왜 나에게는 아니룻다를 위해 옷을 지어주기를 청하지 않았는가?"
아난다가 당황해하며 '부처님께서도 가시겠느냐'고 물었다. 부처님은 흔쾌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제자들을 이끌고 사라라 산중 바위굴로 향하였다. 사라라 산 바위굴에 모인 수행자는 무려 8백여 명이나 되었다. 부처님은 손수 아니룻다를 위하여 떨어진 옷감을 펴 마름질을 하고 바느질로 잇대어 붙여 나갔다. 부처님과 동료 비구들의 도움으로 아니룻다는 그날 새로운 삼의(三衣)를 마련할 수 있었다.
부처님이 아니룻다의 옷을 꿰매주는 이야기는 <증일아함경> 31권 역품에도 자세하게 나오는데, 이 경에 따르면 아니룻다는 어느 날 설법을 듣다가 부처님께 꾸중을 들은 일이 있었다. 이후 그는 잠을 자지 않고 용맹정진하다가 눈병이 생겨 눈이 멀게 되었다.
어느 날 아니룻다는 옷을 기우려고 했으나 바늘에 실을 꿸 수가 없었다. 아니룻다는 대중들을 향해 "복을 구하려는 사람은 나를 위해 실을 꿰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부처님은 이렇게 말했다.
"바늘을 가져 오라. 내가 꿰어 주리라. 이 세상에서 복을 얻고자 나보다 더 노력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나는 여섯 가지 일에 게을리 하지 않는다. 여섯 가지는 남에게 베푸는 것이요, 남을 가르침이며, 억울함을 참아 견딤이요, 계를 가르침이요, 중생을 감싸고 보호함이요, 위없는 깨달음을 구하는 것이다. 나는 이 여섯 가지 일에 만족함이 없이 항상 힘쓴다."
속인들이 복을 구하고자 부처님을 찾는 것처럼 부처님도 복을 찾는다는 말씀에서 우리 스님들은 얼마나 복을 구하는가 자신을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해본다.
복을 구함에 있어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복을 얻고자 나보다 더 노력하는 사람은 없다."하셨다. 복은 속인이나 수행자나 끊임없이 지어야 하는 것이라는 가르침이다. 복을 짓는 수행이 되지 않으면 언젠가는 지어놓은 복이 다 하여 복진타락(福盡墮落)을 면하지 못해 어느 곳으로 떨어질지 모를 일이다.
우리 스님들이 앞장서서 복 짓는 모습을 보여야 신도들도 복을 짓는다. 복 짓는 행은 두 말 할 것도 없이 자비행이다. 그 자비행은 관세음보살님처럼 관심을 기울여 음성을 귀담아 듣고 찾아서 짓는 행이어야 할 것이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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