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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욕은 보살행의 어머니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4-17 조회수 6159
제주 관음사 법문 불기2561년 4월 17일

인욕은 보살행의 어머니

혜총 스님
감로사 주지, 재단법인 대각회 이사장
조계종총본산 성역화추진위원회 상임부위원장 겸 모연위원장
실상문학상 이사장


살아가면서 항상 즐거운 마음을 유지하면 좋겠지만 사람들 중에는 어떤 어려운 일에도 늘 즐겁게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부족한 것 하나 없어 보이는데도 늘 찡그리며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러한 행복이나 고통은 지난날 자신이 지어온 선업과 악업의 결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업장을 녹여라, 소멸해라 합니다. 그런데 이 업장을 닦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욕바라밀을 닦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인욕의 공덕을 쌓으면 자신을 조복시켜 성냄, 탐냄, 어리석음 등 삼독심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습니다. 인욕하면 과거 전생부터 쌓아온 업을 잘라 버릴 수 있고, 중생에게 이익을 베풀 수도 있습니다. 복덕과 지혜가 빠르게 늘어나 크고 작은 이익을 모두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욕은 보살이 닦아야 하는 바라밀 수행의 어머니입니다.

보시공덕도 탐내는 마음을 인욕해야 실천할 수 있고, 계를 지키는 것도 인욕해야 합니다. 인욕하며 정진해야 지혜가 생기고, 선정에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인욕은 모든 보살행의 어머니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인욕행을 닦으시면서 "삼보의 가피가 늘 함께하기 때문에 세간의 온갖 질병이나 전쟁 등 천재지변 내지 내세의 악도 고통까지 다 소멸시킬 수 있다" 하였습니다.

중국 명나라 때 감산 대사는 군인 노역으로 해남도로 유배되었는데 마침 그곳에는 큰 전염병이 돌아 백성들이 죽어 열에 아홉 집이 비어 있었습니다. 대사는 이에 온갖 고통을 참으면서 겹겹의 시체 속에 앉아 수행했는데 역병이 갑자기 흔적도 없이 소멸되었다 합니다. 스님은 대단한 인욕수행자입니다. 이렇게 인욕을 닦는 사람은 세세생생 신체 건강하고 무병장수한다고 합니다.

인과응보의 법칙에 따라 전생에 화 잘 내고 남을 해친 악업이 많은 사람은 현생에서 질병이 많고 명이 짧은 과보를 받습니다. 오늘 이렇게 듣게 된 인욕법문을 닦아 모든 중생에게 늘 연민과 구원의 마음을 낸다면 신체 건강하고 무병할 것입니다. 묵묵히 인내하는 덕을 쌓으면 저절로 마음이 자비로워지면서 중생을 해치는 악업이 없어지기 때문에 장수하고 재앙이 소멸되는 것입니다.

설령 나에게 해를 끼친 자라 하더라도 덕으로써 감싸 안으면 나의 이름은 세상에 널리 퍼져 사람들의 존경을 높이 받을 것입니다. 인욕을 닦아 광대한 복덕을 쌓을 수만 있다면 전륜성왕과 같은 과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생활이 부유하고 세간에서 하는 일도 모두 뜻대로 돼 늘 기쁨이 비할 데 없습니다.

누구나 소원성취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는 일마다 성취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이 인욕의 공덕을 닦아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전생에 인욕선인(忍辱仙人)이셨을 때 당신의 몸이 마디마디 끊기는 고통을 견디셨듯이 큰 깨달음을 얻은 대선지식들께서도 다 이 인욕을 닦아 성취했고, 세속에서 성공한 사람들도 모두 인욕하고 인내의 쓴 약을 먹어서 성취했다는 사실을 꼭 새겨서 모두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요즘은 자녀들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부모에게서 문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힘들어하면 그냥 지켜보지 못합니다. 숙제를 풀지 못해서 끙끙거리면 참지 못해서 도와줍니다. 공부에 방해가 될까 심부름도 잘 시키지 않습니다. 시험기간이라고 제 방청소도 시키지 않습니다. 그렇게 애지중지 키웠으면 커서 부모 은혜를 알아야 하는데 도리어 원망하고 대들기 십상입니다. 개인주의, 자기중심적으로 키웠으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키워야 하겠습니까?

일본에서 청소년범죄의 원인을 조사했는데 그 범죄 원인의 60%가 출산 때 자연분만이 아닌 제왕절개를 통한 인공분만이었다는 발표가 있습니다. 어머니의 태중에서 나올 때는 엄마도 힘들지만 아기도 엄청난 인내의 과정이 필요한데 그 과정을 겪지 않고 쉽게 태어나 자란 청소년들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갈등과 불만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참는 힘이 부족하다보니 매사에 불만이어서 범죄의 확률이 높더라는 것입니다.

이와 유사한 사례를 하나 더 소개합니다.
영국의 과학자가 누에나방이 번데기에서 나방으로 변해 고치를 뚫고 나오는 과정을 연구했습니다. 나방은 안에서 꼭 바늘구멍만한 구멍을 뚫고는 그 틈으로 나오기 위해 꼬박 한나절을 애쓰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힘들여서 나방은 드디어 고치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더니 공중으로 훨훨 날갯짓을 하며 날아갔습니다.

그 학자는, 나방이 작은 구멍으로 힘들게 나오는 것이 보기 딱해서 어느 날 가위로 다른 고치의 구멍을 잘라서 넓혀주었습니다. 나방은 큰 구멍을 통해서 금방 나왔습니다. 그런데 쉽게 구멍에서 나온 나방은 제대로 날지도 못하고 그 무늬나 빛깔도 영 곱지 않았습니다. 간신히 몇 번 푸드덕거리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기는 나방을 위해서 선(善)을 베풀어 주었는데, 나방은 자기 때문에 죽어버린 것입니다. 그 후 그는 "나의 성급한 "자비"가 나방의 생명을 단축시켰다"고 후회했다고 합니다.

남에게 봉사를 하거나 인욕을 하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커서 시간이 나면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봉사나 인욕도 성장하면서 몸에 익어야 성인이 되어서도 할 수 있습니다. 자식을 떠받들며 키워서는 나중에 후회하게 됩니다.

남을 배려하고 봉사하면서 인욕하는 사회생활 속에 스스로 자아를 실현하는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자녀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한다면 부모가 함께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절을 찾아 108배도 해보면서 뭔가 어려운 일도 해보고, 일요일이면 함께 집안대청소도 하고, 복지관을 찾아 어르신들 말벗도 해봅시다.

스님들이 도(道)를 닦는 일도 마찬가집니다. 아무리 요즘 수행환경이 좋아졌다 하더라도 참고 견디는 과정은 꼭 필요합니다. 매화가 겨울날 세찬 눈보라 속에 서서 지났기에 이듬해 청초한 꽃을 피우고 그윽한 향기를 날리며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해인사에 살 때 지월 스님이란 큰스님이 계셨습니다.
스님은 늘 하심하고 인욕했습니다. 자비롭게 웃으면서 사시는 보살 같은 분이었습니다. 어느 날 한 손님이 꾀죄죄한 누더기를 걸친 지월 스님의 뺨을 때리자 지월 스님은 얼른 그의 손을 잡고 진심어린 눈으로 "얼마나 아프십니까?"라고 했습니다. 손님은 세상에 처음 보는 이 대선지식 앞에 눈물을 흘리면서 참회를 했다는 일화가 전합니다.

아는 보살님 한 분은 기도를 참 많이 하는 분인데 일찍 남편을 여의고 혼자서 딸, 아들 둘을 키워 지금은 다 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딸은 무사히 장성해 갈 길을 잘 찾아갔는데 아들이 문제가 생겼습니다. 머리도 좋고 학업성적도 우수해서 아무 걱정도 안 했는데 고3이 되자 점점 공부를 안 하고 놀러 다니면서 애를 먹이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민을 털어놓기에 매일 새벽에 아들 방을 보고 백팔배를 하라고 일렀습니다. 기도할 때는 공부 잘하게 해달라고 비는 것이 아니라 '제가 지은 허물이 큽니다. 제 잘못입니다. 참회합니다.' 이런 맘으로 하라고 했습니다.

보살은 즉시 참회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기도를 해 가는데 남편 없이 혼자 사는 서러운 생각도 나고, 자식 원망스런 생각도 나고, 또 자식에게 잘못해준 생각이 자꾸 나더랍니다. 그래서 그때마다 스님이 시킨 대로 '다 내 잘못입니다.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하면서 절을 했답니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어느 날 새벽 아들이 문을 열고 나오더니 잘못했다면서 손을 잡고 울더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할 줄 아는 참회를 하면 가정도 사회도 밝아지니 우리 자신에게도 이익이 됩니다. 참회할 일이 생기면 시비를 가린다고 지체하지 말고 지혜롭게 즉각 참회해야 효험이 큽니다. 시간이 흐르면 사람 마음에 점점 꼬여서 좋지 않은 생각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소납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보면서 태양이 올리는 공양을 생각합니다. 천지만물을 향해 비치는 햇빛은 태양이 대자연을 향해 올리는 거룩한 공양입니다. 이 부지런하며 정성스런 태양의 공양행(供養行)이 없다면 만물은 하루도 살지 못합니다.
태양이 대자연을 위한 공양을 위해 존재하듯이 땅도, 허공도, 물도, 심지어 앞마당의 꽃에 이르기까지 삼라만상 모두가 나를 위해 공양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고 견디며 살아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참고 견디는 인욕이야말로 더 이상 죄업을 짓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까지 행복을 선물할 수 있는 공양의 공덕을 쌓게 합니다.

소납은 동진출가하여 살아오면서 괴로움의 인연들이 시시각각 찾아올 때마다 응당 내가 받아 넘겨야 할 업보인 줄 알고 즐겁게 참고, 기쁘게 견디며 그때마다 시방에 공양 올리시는 부처님을 떠올렸습니다.

여러분, 이 사바세계에 사는 생명 가운데 고통을 겪지 않는 생명이 어디 있습니까. 태어나는 아기가 왜 "응애~"하고 우는 줄 아십니까? "아뿔사, 이제 죽었구나! 고생문이 훤하구나." 하고 우는 것입니다. 그런데 똑같이 이렇게 태어났지만 인생은 다를 수 있습니다.

'누가 얼마나 인욕하면서 사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 좋은 부처님 법을 만난 인연공덕으로 신도 여러분 가정에 무량한 복덕이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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