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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존자 이야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4-30 조회수 6250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지혜제일(智慧第一)인 사리불(舍利弗)존자는 샤리푸트라, 반야심경에서는 사리자(舍利子)로 불립니다.

 

그는 마가다국 왕사성에서 태어났는데 모습이 단정하고 기예(技藝)에 능했다고 전합니다. 젊었을 때 이웃 마을의 목련존자와 함께 당시 사상가들 중 회의론자인 산자야의 문하로 출가합니다. 두 사람은 곧 스승의 가르침을 완벽하게 이해하였고, 그것만으로는 만족함을 얻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 중에 그들은 부처님과 인연을 맺게 됩니다.

 


앗사지 스님과의 인연

 

어느 날 사리불은 길에서 한 사문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사문은 머리를 빡빡 깎았고 수수한 옷에 손에는 발우를 든 채 음식을 빌고 있었습니다. 사리불이 그 동안 보아왔던 여러 수행자들과 비교했을 때 그 사문의 모습은 지극히 평범했지만 나아가고 물러서고, 앞을 보고 뒤를 보고, 굽히고 펴는 모든 거동이 점잖고 의젓해서 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걸식하고 있으면서도 땅을 향한 사문의 눈은 고요하고 엄숙했습니다. 이에 사리불은 다가가서 이렇게 묻습니다.

당신의 청정한 태도에 매혹되었습니다. 그 비결을 가르쳐주십시오. 당신의 스승은 누구이며 그 스승은 무엇을 가르치고 계십니까?”

그 수행자는 부처님 제자임을 밝히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제법종인생(諸法從因生) 제법종인멸(諸法從因滅)

일체법이 인연에 따라 생하고 인연에 따라 멸하나니

 

제법종연생(諸法從緣生) 제법종연멸(諸法從緣滅)

모든 것은 조건 따라 생겨나고, 모든 것은 조건 따라 사라진다.

 

여시멸여생(如是滅如生) 사문설여시(沙門說如是)

이와 같은 생멸법을 위대한 사문이 설하셨다.” - 佛本行集經

 

이 게송 한 구절을 듣고, 사리불은 수다원 과위를 얻었다고 합니다. 과거 오랜 생부터 공부가 무르익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순간 사리불은 부처님이 얼마나 훌륭한 분인가를 알았습니다. 그래서 친구, 목련에게 이 소식을 전했는데 목련도 그 게송을 듣고 즉시 눈이 열렸습니다.

 

두 사람은 자신의 스승 산자야마저 설득합니다. 그리고 그 휘하의 250여명의 제자들을 이끌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사리불존자가 목련존자와 함께 산자야의 제자를 이끌고 부처님께 귀의한 것은 당시 교단으로서는 엄청난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사리불 존자가 한눈에 반했던 사문은 다름 아닌 녹야원에서 부처님의 첫 제자가 되었던 다섯 비구 가운데 한 분인 앗사지스님이었습니다. 모습만으로도 사람들의 신심을 불러일으킬 만큼 깊이 있는 수행을 이루신 분이었으니 앗사지 스님의 위덕이 예사롭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리불 존자는 교단에 들어온 이후에 자신을 부처님께 인도해 준 앗사지스님의 고마운 인연을 소중히 여겨 결코 앗사지스님이 있는 방향으로 발을 뻗고 자는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부처님의 장자 사리불

 

부처님께서는 사리불존자의 나이가 부처님보다 위였지만 부르실 때 나의 장자(長子)라 하셨습니다. 그 정도로 존자를 믿고 아꼈습니다. 부처님의 헤아리기 어려운 가르침을 아는 몇 안 되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사리불존자였습니다. 그러므로 부처님은 아들 라후라의 스승으로 사리불을 정하기도 하였습니다.

 

어느 날 사리불은 부처님의 제자들을 거느리고 어느 신도의 공양에 참석하였습니다. 부처님의 아들 라후라도 사미가 되어 그 일행에 함께했습니다. 부처님은 그들이 돌아왔을 때 라후라를 불러 물었습니다.

 

오늘의 대중공양에는 모두 만족하였느냐?”

그러나 어린 라후라의 대답은 의외였다.

만족한 사람도 있으나, 만족하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부처님은 아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다시 물었습니다.

그것은 무슨 뜻이냐?”

상좌와 그 밑의 비구에게는 맛있는 음식이 나왔으나 사미에게는 아주 거친 음식이 나왔습니다.”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수행할 때를 생각하면 그것도 지나치게 훌륭한 것이다.”

부처님은 라후라를 타이르고 난 후 사리불에게 부처님은 말하였습니다. “사리불아, 너는 오늘 거친 밥을 먹었겠지?”

사리불은 놀라 먹은 것을 모두 토해냈습니다. 그리고 일평생 공양 초청을 받지 않고 걸식할 것을 부처님께 맹세하고 그 후로 어디서 초대하여도 일체 나가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모함한 비구를 용서하다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머무실 때 사리불존자는 다른 수행자들과 함께 바깥출입을 하지 않고 우안거를 지냈습니다. 안거를 마치고 떠나는 수행자들은 부처님께 하직 인사를 드리고 함께 수행한 장로 사리불 존자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올렸습니다.

 

사리불 존자는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불러주며 공부하는 동안 이룬 그들의 수행력에 대해 칭찬해주었고 다음번에 다시 만나 함께 공부하자며 인사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존자가 착각했는지 한 수행자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고 인사를 마쳤습니다.

 

사리불 존자에게 이름이 불리지 못한 수행자는 존자에게 원망하는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때 하필이면 사리불존자가 그 수행자의 곁을 지나가다 옷깃이 그의 얼굴을 살짝 스쳤습니다. 그리고 사리불도 부처님에게 절하고 운수행각에 나섰습니다.

속이 상했던 수행자는 부처님께 달려가 거짓말로 사리불존자를 모함했습니다. “부처님, 사리불존자는 보기와 다른 사람입니다. ‘내가 여기서 으뜸가는 사람이니 나를 잘 받들어라면서 오만하게 말하면서 귀가 먹을 정도로 심하게 제 귀를 때렸습니다. 그러고도 미안하다는 말 도 않고 떠났습니다.”

 

부처님은 사리불을 불러오라고 비구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정사에 있는 모든 대중을 모이게 했습니다. 부처님이 불러서 되돌아온 사리불은 영문을 몰랐습니다. 부처님은 사리불존자에게 엄하게 물었습니다.

사리불아, 네가 저 비구의 귀를 때리면서 내가 여기서 으뜸가는 사람이니 나를 잘 받들어라는 말을 하고 갔느냐?”

 

사리불은 조심스럽게 조용히 대답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금년으로 팔십이 다 되어 갑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 살생한 기억도 없으며 거짓말한 적도 없습니다. 또한 남과 다툰 일도 없습니다. 만일 제가 그런 일을 하였다면 그것은 저의 마음이 알 수 없는 것으로 인하여 반드시 교란되어 있을 때일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은 안거가 끝나는 참회의 날입니다. 저의 마음은 맑은 호수와 같이 개어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제가 남을 가벼이 희롱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대지는 모든 것을 능히 참고 어떠한 부정도 받아들입니다. 온갖 불결한 것들을 받아들이는데 대지는 결코 거역하지 않습니다. 오늘의 제 마음은 이 대지와 같아 능히 인욕하며 거역할 뜻은 추호도 없나이다.

 

세존이시여, 물은 좋고 나쁜 것을 가리지 않고 한결같이 깨끗하게 씻어 주며, 거기에는 애증의 뜻이 없습니다. 오늘의 제 마음은 마치 이 물과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산과 들을 태우는 불은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습니다. 저의 마음도 또한 불과 같나이다.

 

세존이시여, 먼지를 쓸어내는 비가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고, 뿔이 잘린 소가 거리를 걸어도 마음은 온순하고 선량하여 해치지 않음과 같이 오늘의 제 마음도 온순하고 선량하여 누구를 해칠 뜻이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아름다운 소녀가 시체를 가져다가 몸을 장식하기를 싫어하듯, 저도 불결한 것으로 가득 찬 이 육신을 싫어합니다. 이와 같이 정념(正念)에 사는 제가 어찌 남을 가벼이 모욕하겠나이까.

 

만약 제가 거짓을 말하였다면, 세존께서는 스스로 아실 것이오며 저 비구도 또한 알 것입니다. 그래도 만약 저에게 잘못이 있다면 저는 저 비구에게 참회하겠습니다.”

연로한 사리불존자가 담담하게 말하자 부처님은 사리불을 비방한 비구에게 참회하라 하셨고, 그 비구는 부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참회한 후 사리불존자에게도 무릎을 꿇고 참회했습니다.

 

사리불은 그 비구의 머리에 손을 얹고 말하였습니다.

비구여, 참회는 불법 가운데 그 공덕이 가장 넓은 것입니다. 잘못을 뉘우치는 것은 가장 큰 선덕(善德)입니다. 나는 그대의 참회를 기쁘게 받아들이니, 다시는 잘못을 범하지 마십시오.”

 

사람들은 이 아름다운 광경에 모두 감동하였습니다. 자신을 거짓으로 비방하는 사람에게조차 아무런 미움도, 노여움도 품지 않고 용서하며 오히려 더 큰 가르침으로 이끌어준 사리불존자의 모습은 모두가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 전법

 

상수제자로서 칭송받던 사리불 존자는 그러나 애석하게도 목련존자와 함께 부처님보다 먼저 입적합니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기 1년 전이었습니다. 목련 존자가 외도들의 폭행으로 죽음을 맞게 되었을 때 사리불존자는 부처님께 자신의 열반을 청합니다. 부처님은 말씀이 없었습니다.

 

사리불이 부처님께 세 번째 간청을 올리자 그대는 왜 한 겁 쯤 더 머무르려 하지 않고 열반에 들려 하는가?”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물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전에 말씀하시기를 중생의 목숨이 짧기 때문에 내 목숨도 짧은 것이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한 겁을 더 머물러 주신다면 저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곧 열반에 드실 것을 알기에 차마 제 눈으로 부처님의 열반을 볼 수 없어 먼저 열반에 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허락해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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