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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음보살님의 가피(정수사 해수관음상 점안 법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9-29 조회수 5920

정수사 해수관음상 점안 및 62주년 개산대재

 

관세음보살님의 가피

 

혜총

/ 감로사 주지, 재단법인 대각회 이사장,

조계종총본산 성역화추진위원회 상임부위원장 겸 모연위원장

 

오늘은 부산시민과 애환을 함께해 온 용두산 정수사가 창건 62주년을 맞아 해수관음보살님을 모시고 개산대재를 봉행하는 뜻깊은 자리입니다.

그동안 정수사를 인연으로 불사를 이어오신 여러 스님들과 주지 일준 스님을 비롯한 신도 사부대중 모든 분들께 종도의 한사람으로서 감사드리고, 또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전쟁 직후 우리 부산은 전국에서 모여든 피난민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지금의 정수사가 있는 이곳에도 피난민들로 넘쳐났고, 거기다가 1954년 겨울에 큰 화재가 나서 판자촌이 황폐화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범어사 동자 산자 큰스님께서 이곳에 부처님을 모시고 열심히 기도해서 국난을 극복하고 만민을 구제하라고 당부하신 인연으로 오늘날 정수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정수사의 역사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있는데, 바로 인연의 소중함입니다. 한국전쟁과 피난민 판자촌의 화재라는 참으로 고통스런 인연이 있었지만 그 인연으로 오늘의 이 좋은 정수사 도량이 창건되어서 우리가 복을 지으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늘 좋은 인연, 좋은 사람만 만나기를 바라고 나쁜 인연, 나쁜 사람은 멀리하고 회피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나에게 찾아오는 인연은 이런 차별상(差別相)으로 만나서는 안 됩니다.

 

좋은 인연도 좋고 나쁜 인연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길거리에서 옷깃만 스쳐도 500생 인연이요, 부부로 만나는 인연을 천생연분이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좋고 나쁨에 따라서 가족이나 이웃을 미워하고, 나쁜 말을 서슴지 않고, 심지어 부부간에도 폭행하고 살인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매일 만나는 인연은 보통 인연이 아닙니다. 그야말로 지중한 인연입니다. 나쁜 인연도 소중하고, 좋은 인연도 다 소중한 것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살아야 항상 편안합니다.

 

나와 가까이서 살아가는 인연들은 좋은 인연이든 나쁜 인연이든 다음 생에 다시 만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저 서울이나, 일본, 미국에 사는 사람과는 다시 만날 인과관계가 별로 없지만 지금 여러분 가족이나 도반들은 매일 서로서로 인과를 짓고 살기 때문에 또다시 만날 인연인 것입니다.

 

이 가까운 인연들을 부처님 모시듯 하며 살아야 내가 현생에서나 다음 생에서나 부처님처럼 대접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소중한 인연입니까?

 

불교에는 죽음이 없습니다. 영원한 삶만 있습니다. 사람들은 육신이 늙어서 흩어지는 것을 죽음인 줄 알지만 그건 불교적 차원에서는 죽음이 아닙니다. 불교인은 영원을 사는 것입니다.

나는 죽지 않는다. 영원히 사는 부처님 제자다.”

 

정수사가 개산한 지 62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우리 대중들은 영원을 사는 마음으로 살자고 다짐합시다. 그래야 정수사도 100, 200년 영원히 번창하는 것입니다. 사찰이 세세생생 번창하려면 사찰에 사는 사부대중의 마음이 큰 그릇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그 마음이 어떤 마음입니까? 바로 영원을 사는 마음입니다.

오늘 우리가 해수관세음보살님을 도량에 모시지만 이 해수관음보살님도 영원을 사는 보살님입니다. 이미 오랜 영겁 이전에 성불하셨지만 고통의 바다에서 헤매는 우리들을 건지고자 즐거움만 있는 극락세계를 마다하시고 다시 이 세상에 오신 분입니다. 그런 분들이 다 보살님들입니다. 얼마나 거룩하십니까.

 

그러니 해수관음보살님을 모시는 우리는 거룩한 보살님의 뜻을 잘 살피고 잘 모셔야 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잘 모시는 것입니까? 지극 정성으로 공양 올리고 예배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도량에만 모시지 말고 여러분 마음에도 모셔서 점안을 해야 비로소 잘 모시는 것입니다.

 

여러분 마음에 모신다는 것은 여러분이 바로 관세음보살님이라는 사실에 눈을 뜨는 일입니다. 그것이 점안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관세음보살과 같이 보살행을 행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관세음보살님 봉안이 되고, 점안이 되어서 관음보살님이 이 좋은 도량에 활활발발하게 살아서 나투시게 되는 겁니다.

 

불자라면 누구나 관세음보살님과 같은 보살행을 통해 영원한 행복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오늘날은 부처님과 같은 성인이 가신지 오래 된 말법시대라서 정법이 유통되는 일도 지극히 드물고 정법을 섭수해서 살아가려는 사람도 드문 세상이라 온갖 고통과 번뇌가 치성합니다. 정법을 만나기도 힘들지만 정법을 만났더라도 보리심을 일으켜서 끝까지 정진하기도 힘듭니다.

 

다행히 우리는 부처님 법을 만나서 영원히 사는 법을 알았지만 그렇지 못한 인연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 세상은 나 혼자만 잘 산다고 잘 살아지는 세상이 아닙니다. 개개인이 서로 연결된 존재이기 때문에 행복과 불행을 서로 나누며 살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고해를 건너고자 하면 보살행을 하는 보살이 많이 나와서 자신도 구하고 남도 구하는 인연을 펼쳐야 하는 것입니다.

 

법화경에 보면 성문, 연각, 보살승이 구경이 아니라 오직 일불승이 있을 뿐이다.”라고 한 부처님 말씀이 있는데, 우리가 보살행이란 배를 타고 가는 곳은 바로 영원한 행복인 성불, 일불승입니다.

 

굶주린 사람들에게 무료급식을 행하고 홀로된 노인들을 찾아 위로하고, 병고자를 돌보고, 따뜻한 말로 슬픈 이웃을 위로하는 등의 모든 행이 성불로 나아가는 보살행인 것입니다.

 

절에서 하는 모든 수행은 일불승으로 들어가는 방편이요, 과정입니다. 동시에 수행하는 자체는 일체 중생을 위하는 자비심을 바탕으로한 보살행입니다. 염불이든, 참선이든, 주력기도든, 참회수행이든 그 모든 것은 자비를 구현하는 수행인 것입니다.

 

그 자비의 화신이 바로 관세음보살님입니다.

화엄경』 「입법계품을 보면 선재동자가 구도의 길을 가는 도중에 보타락가산이라는 바다에 접한 아름다운 곳에서 관음보살님을 친견하고 대비의 설법을 듣는 구절이 나옵니다.

또 관세음보살보문품에 보면, 큰물에 떠내려가도 그 이름을 염하면 곧 얕은 곳을 얻을 수 있다. 진귀한 보물을 얻으려 바다에 들어가 폭풍에 밀려 나찰귀국에 가 닿더라도 그 중에 한 사람만이라도 관음의 이름을 부르면 모두 나찰의 손아귀에서 벗어난다.”라고 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도, 중국을 비롯해 우리나라에서는 예전부터 경의 말씀을 따라 실제로 바다에 인접한 곳에 해수관음보살님을 모시고 관음보살님의 가호지묘력을 받고자 신앙해온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관세음보살님을 의지하고 있는데 그러한 귀의를 통해서 우리는 점차 관세음보살님의 마음을 닮아가고 그 결과 나 자신도 관음보살이 되어 무한한 자비심을 남에게 베풀게 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일심으로 관세음보살님을 불러서 관세음보살님과 하나가 되면 관세음보살님으로부터 구제를 받음은 물론이요, 나도 고통 받는 타인에게 자연스럽게 자비의 손길을 보내게 된다는 것입니다. 정수사 주지스님께서 이 도량에 관세음보살님을 모시는 뜻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우리가 관세음보살님을 간절한 마음으로 모시면 모든 두려움에서 벗어나서 안정을 얻는 안심(安心)이 생깁니다. 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희망(希望)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생활 속에서 겪게 되는 수많은 재앙들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관음보살님을 모시는 위대한 가피력, 염피관음력(念彼觀音力)입니다.

 

관세음보살보문품에 만약 어떠한 중생이라도 관세음보살을 공경하고 예배하면 그 복이 헛되지 않나니, 이와 같은 까닭으로 중생은 마땅히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수지해야 하느니라.” 하셨습니다.

 

정수사 도량 내외의 인연 대중들 모두가 관세음보살님을 모시는 공덕으로 관세음보살님의 무한한 가피를 입으시고, 창건 62주년을 맞이하는 정수사가 정법을 닦는 도량으로 세세생생 유전하기를 거듭 발원합니다.

 

나무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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