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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위세보(大威勢報)받는 인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12-11 조회수 5739

우리들은 위세를 뜬다.”고 해서 보통 위세를 부정적인 뜻으로 받아들이는데 위세는 사람이 두려울 정도로 위엄이 있고, 당당한 기세를 말합니다. ‘위세라고 하니 조선시대 정조 때 영의정을 지냈던 번암 채제공의 일화가 생각납니다. 일화는 그의 후학 다산 정약용이번옹유사에서 자랑스럽게 기록했습니다.

 

정조 2년인 1778년에 채제공이 사신이 돼 중국에 갔습니다. 그런 사이에 홍국영의 누이가 후궁(홍빈-洪嬪)으로 들어와 오빠 홍국영과 함께 궁중을 쥐락펴락하면서 하늘 무서운 줄을 모르고 날뛰던 시절이 되었습니다. 채제공이 귀국한 뒤 의례대로 임금이 계신 대전(大殿)에 이어 중전마마가 계시는 곤전(坤殿)에도 귀국인사를 올렸는데, 그동안 없던 후궁 홍빈이 거처하는 숙창궁에도 인사를 올려야 한다고 하더랍니다.

 

홍빈과 홍국영의 세도로 궁궐이 공포분위기에 싸여 있을 때, 재상 채제공은 숙창궁의 내시라니, 숙창궁의 내시가 무슨 말이냐?”고 호통을 치고는, 노기어린 목소리로 하늘에는 두 해가 없는 것인데 어떻게 문안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며 거부했습니다. 오만방자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던 숙창궁, 오빠의 위세를 믿고 궁중에서 칼바람을 일으킬 때, 오직 채제공만은 그 위세에 당당하게 맞서 어진 재상의 참다운 위세를 떨쳤습니다.

 

이날 채제공이 홍국영의 누이 홍빈에 대하여 말하는 것을 보고 곁에 있던 재신(宰臣)이 두려워 떨면서 채제공의 옷깃을 끌며 말하지 말라고 했다.”라는 구절을 보면 공의 기개가 어떠했는가를 짐작하고 남습니다. 그 후 채제공은 영의정까지 오르며 정조의 치세를 보필하였고, 다산 정약용 같은 후배들을 키워낸 탁월한 재상으로 회자되었습니다.

 

모두가 숨죽이고 권력의 위세에 눌려 있을 때, 칼날 같은 기상으로 두려움 없이 의로운 길을 밝히고, 나라를 올바른 방향으로 되돌리려는 노력을 펴야 합니다. 요즘도 그런 정치인이 꼭 필요합니다. “집안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가 생각나고, 나라가 어지러우면 어진 재상이 생각난다.”라는 말이 있듯이 어질고 능력있는 재상 한 사람은 어려운 나라를 건질 수 있습니다.

 

<업보차별경>에 보면 채제공과 같은 의로운 위의와 권세를 받는 인연과 그렇지 못한 인연에 대해 부처님께서 자상하게 밝혀 놓으신 법문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중생이 위의와 권세가 없이 되는 것(小威勢報)은 열 가지 죄업이 있어서 그리 되나니,

첫째는 모든 중생에게 질투심을 잘 냄이요,

둘째는 타인의 이익 얻음을 보고 마음에 열을 냄이요,

셋째는 타인이 손해를 보고 마음에 좋아함이요,

넷째는 타인의 명성을 보고 미워하는 마음을 일어냄이요,

다섯째는 타인의 명예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좋아함이요,

여섯째는 공부심이 물러나서 부처님을 훼손함이요,

일곱째는 부모나 모든 성현들에게 시봉심이 없음이요,

여덟째는 타인에게 위의와 덕 없이 될 일을 권함이요,

아홉째는 타인이 큰 위의와 덕업 짓는 것을 방해함이요,

열째는 위의와 덕 없는 이를 보고 가볍고 천하게 여김이니라.”

 

또한 중생이 위의가 많고 권세가 있게 되는 것(大威勢報)은 열 가지 선업이 있어서 그리 되나니,

첫째는 모든 중생에게 질투심이 없음이요,

둘째는 타인의 이익 보는 것을 보고 환희심을 냄이요,

셋째는 타인의 손해를 보고 불쌍하고 민망한 마음을 냄이요,

넷째는 타인의 좋은 명예를 보고 마음으로 좋아함이요,

다섯째는 타인의 명예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마음에 실로

근심이 되고 그를 동정해 줌이요,

여섯째 보리심을 발하여 모든 부처님을 지성으로 모심이요,

일곱째는 부모와 모든 성현들을 공경심으로써 잘 시봉함이요,

여덟째는 타인에게 위의와 덕 없는 일을 짓지 않도록 권함이요,

아홉째는 타인에게 위의가 있고 덕 많은 일을 짓도록 권함이요,

열째는 위의와 덕이 없는 이를 보고 가볍고 천하게 여기지

아니함이니라.

 

세상에는 독불장군이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세상은 서로 공생해야 하기 때문에 그 속에는 상하의 질서가 온전하게 서 있는 가운데 평등한 공동체가 돼야 합니다. 참다운 위세가 서 있는 가정과 사회는 가족이나 국민이 혼돈에 빠지지 않고 모두 바른 길로 나아가게 합니다. 오늘날 폭력이나 살인 등이 빈발하는 가정과 사회문제는 참다운 위세가 서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처님 말씀을 통해 다시 한 번 우리의 가정과 사회를 돌아보고 참다운 길로 나아가는 지혜의 등불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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