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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가슴마다 부처님 모시고 삽시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8-08 조회수 4822
해인동문지 법문

가슴 가슴마다 부처님 모시고 삽시다

혜총
조계종 총본산성역화불사추진위원회
상임부위원장 겸 모연위원장

불교에 처음 발을 내디딘 사람들이 불교를 어떻게 닦고 믿어야 하는지 몰라서 방황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어떤 스님은 참선이 최고라 하여 무조건 앉아보라고 하고, 또 어떤 스님은 기도만 하라고 권한다. 또 어떤 스님은 경을 많이 읽으라 하고, 또 어떤 스님은 주력을 하라고 가르친다. 그뿐만 아니라 팔만대장경이란 방대한 경전을 봐도 경마다 공덕이 크다 하고, 최상승이라고 하니 우매한 중생의 식견으로는 어디로 발길을 놓아야 할지 참으로 난감하다.

그렇다고 부처님이 직접 설하신 말씀인 경(經)과 만 중생이 화합하여 사는 도리의 가르침인 율(律)과, 깨달음을 얻으신 역대 선지식들께서 방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기 쉽게 해석한 논(論)으로 구성되어 있는 팔만대장경이 미혹한 중생을 골탕 먹이려고 만들어놓은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단지 우리 중생의 사는 모양과 처한 환경이 모두 다 다르기 때문에 그 수많은 중생의 근기에 맞추어 설해진 것이기에 다르게 보일 뿐이다.

똑같은 부처님의 가르침이고 진리는 하나이지만 그 하나의 진리로 돌아가려는 중생의 근기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그 근기에 맞는 가르침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눈 밝은 선지식, 자비로운 스승이 필요하다. 참선에도, 염불에도, 지계에도, 참회기도에도 스승은 반드시 필요하다. 길을 밝히는 등불과 같은 존재가 스승이기에 올바른 스승을 만나면 부처님의 세계에 쉽게 다가가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어려운 사람의 몸을 받아 부처님의 법을 만났다 하더라도 끝 모를 세월동안 변죽만 울리면서 하염없이 방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틈나는 대로 법회에 참석해 스님들의 법문도 듣고 의심나는 것이 있으면 질문도 하면서 공부하라고 신도들에게 당부하고 거듭 당부해야 한다. 어찌 알겠는가. 그 신도들의 질문 속에서 문득 나의 스승을 만날지.

스승이 없이 혼자 닦는 사람들을 보면 측은한 점이 많다. 화두를 들고 참선을 하는 사람이 신비함에 빠져서 초인적인 능력을 얻고자 욕심을 낸다거나, 단기간에 뭔가를 이룰 욕심에 집착해 무리하게 정진하다가 병을 얻거나 포기하고 다른 길로 새기도 한다. 또 염불하는 사람이 현세의 복락이나 구하면서 자기만을 생각하며 대승의 자비심을 버리기도 한다. 절에 와서 참선하고 염불할 때와 달리 집에 돌아가 행하는 모습이 아귀나 아수라와 같다면 부처님의 가르침과는 십만 팔천 리로 멀어지는 것이다.

어떤 스승 아래서 어떤 수행을 하든지 우리 불자들이 반드시 새겨두어야 할 점은 그 어떤 가르침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떠나서 새로운 가르침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만약에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을 벗어나면 그것은 사도(邪道)요 외도(外道)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부처님을 나의 부모로 알고 머리에 이고, 가슴에 모시고 살아야 한다.

부처님은 결코 불법(佛法)을 어렵게 가르치지 않으셨다. 부처님께서는 쉽게 가르치셨다. 진리는 가장 쉽고, 가까운데 있어 누구나 실천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 쉬운 길이 수행이다. 수행은 결코 힘들고 복잡하고 특별한 사람들이나 하는 일이 아니다. 수행은 작은 일상의 노력만으로도 오히려 인생을 행복하고 수월하게 사는 길을 가르쳐준다. 작은 노력으로도 큰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도리가 바로 부처님 법이다.

그런데 절에서 신도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너무 어렵게 가르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요즘 사찰마다 불교대학을 만들어 신도교육을 하고 있는데, 단계가 높은 사람들은 대학원과정을 만들어 어려운 경전이나 논장도 가르친다고 한다. <금강경>이나 <반야심경>, 혹은 어려운 교리를 일러주더라도 언제나 그 속에 담긴 부처님의 뜻,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초점을 맞추어 부처님의 말씀을 전해야지, 어려운 문장 해석에만 치우치면 신도들의 알음알이, 불교에 대한 식견만 높이고 자칫 아상만 더 늘어나게 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렇게 불교지식만 전하면 신도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신도들의 말과 행동, 운명을 변화시킬 수 없다. 불교는 충분히 사람들의 운명을 광명의 세계로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는데도 전달하는 법사가 그르쳐 그리하지 못한다면 부처님께 큰 누(累)를 범하게 되지 않겠는가.

염불법만 해도 그렇다. 얼마나 쉬운 수행인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불보살님 명호를 일상 속에서 꾸준히 지어가기만 하면 될 일이다. '부처님이 언제 복을 주시려나? 나는 오늘 일천 번 염불했는데 부처님은 왜 아무 소식도 없으시나?' 하는 그런 욕심은 버리고[不取於相] 고요하게[如如不動], 천지만물이 내가 불러주는 부처님 부르는 소리에 모두 편안하고 행복해지리라 여기며 염불하면 그대로 나 자신이 행복하고 복이 저절로 성숙하는 것이다.

참다운 불자는 절에 있든, 집에 있든지 간에 일상 속에서 순간순간 큰 힘 들이지 않고 부처님 명호 부르는 그 한마디만으로도 부처님과 함께 살고 부처님의 뜻에 맞게 산다. 생활 속에 부처님의 마음과 가르침이 저절로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부처님의 뜻에 맞게 사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 생각에 부처님을 잊지 않고 살아가면 그 사람은 설령 깨닫지 못한다 해도 걸음마다 공덕을 짓고 걸음마다 업장을 녹여 구경에는 극락왕생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부처님의 가르침은 일상의 생활 가운데 쉬운 길이니 모두 함께 마음속에 부처님 모시고 살아갑시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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