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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로 추한 얼굴을 벗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9-10 조회수 4325

 

백겁적집죄 오랜 세월 쌓인 죄업

百劫積集罪

일념돈탕제 한 생각에 없어지니

一念頓蕩除

여화분고초 마른 풀이 타버리듯

如火焚枯草

멸진무유여 남김없이 사라지네.

滅盡無有餘

 

우리가 절에 와서 열심히 기도하고 참회하는 것도 결국 업장을 소멸하기 위한 것입니다. 전생부터 내가 지어온 업장은 우리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기도와 참회를 통하여 꾸준히 업장을 소멸하면 밝은 광명의 날을 맞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천수경에서 다음으로 이어지는 게송에서 우리의 마음과 죄업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죄무자성종심기 죄의 자성 본래 없어 마음 따라 일어나니

罪無自性從心起

심약멸시죄역망 마음마저 없어지면 죄도 따라 사라지네.

心若滅時罪亦亡

죄망심멸양구공 모든 죄가 다해지고 마음조차 사라져서

罪亡心滅兩俱空

시즉명위진참회 죄와 마음 공해지면 진실한 참회라네.

是則名爲眞懺悔

 

선가귀감에 보면,

죄가 있으면 곧 참회하고, 잘못된 일이 있으면 부끄러워할 줄 아는 데에 대장부의 기상(氣像)이 있다. 그리고 허물을 고쳐 스스로 새롭게 되면 그 죄업도 마음을 따라 없어질 것이다.

참회란 먼저 지은 허물을 뉘우쳐 다시는 짓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일이다. 부끄러워한다는 것은 안으로 자신을 꾸짖고 밖으로 허물을 드러내는 일이다. 마음이란 본래 비어 고요한 것이므로 죄업(罪業)이 붙어 있을 곳이 없다.” 했습니다.

 

서산스님은 자신의 허물을 부끄러워하고 참회하는 사람을 대장부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이나 허물을 반성하고 참회하기에 인색하면서도 남의 잘못에는 시시비비를 가리려고 야단이니 얼마나 어리석은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일생 동안 단 한 번도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잘못이나 실수를 저지르며 살아갑니다. 잘못이 있을 때 잘못을 자각하고, 반성하면서 자신을 바꾸어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이라 하겠습니다.

 

옛날 석가모니부처님 당시에 파사익왕에게는 얼굴이 흉하게 생긴 공주가 있었습니다. 공주가 결혼할 나이가 되자 왕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를 왕족 가운데 제일 가난한 사람에게 시집보내기로 하고, 외딴 곳에 집을 지어 주었습니다. 공주는 못난 얼굴 때문에 눈물과 한숨의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공주는 부처님 계신 곳을 향해 기도했습니다.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저는 흉한 얼굴을 타고나서 이런 옥살이 같은 생활을 해야 합니까? 부처님, 굽어 살펴 주세요.”

부처님은 자재하신 신통력으로 공주의 기도를 들으시고 공주를 위로해 주려고 찾아가 말씀하셨습니다.

공주가 이렇게 추한 얼굴로 세상에 태어난 것은 전생에 부처님을 비방한 때문이다.”

공주는 한없이 눈물을 흘리며 부처님 발아래 엎드려 전생에 지은 죄를 뉘우쳤습니다.

부처님, 전생에 지은 죄를 용서해 주세요. 지극한 정성으로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기특하구나. 공주의 진정으로 참회하는 마음씨는 스스로를 선녀처럼 예뻐지게 하리라.”

 

허공에 가득 찬 잘못도 뉘우칠 회()’자 하나를 못 당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잘못을 진정으로 참회하면 그 죄업은 봄눈 녹듯이 일시에 사라집니다. 사람들은 후회를 하면서도 다시는 후회하지 않도록 하려는 노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똑같은 죄업을 거듭 짓고 거듭 고통을 받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빨리 받아들이고 용서를 구할 것은 용서를 구하고, 잘못된 생각이나 말이나 행동은 하나씩 고쳐가는 삶의 태도가 중요합니다.

 

육조단경에 몸과 말과 생각의 세 가지 업을 청정하게 하는 무상참회(無相懺悔) 법이 있으니 함께 따라 해봅시다.

 

이제 너희에게 무상참회(無相懺悔)를 주어 삼세의 죄과를 없애고 몸과 말과 생각의 세 가지 업을 청정하게 할 것이니 나를 따라 이와 같이 부르라.

 

제가 순간순간마다 미련하고 어리석은 데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이전부터 지어 온 나쁜 짓과 미련한 죄를 모두 참회하오니 단번에 소멸하여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소서.

제가 순간순간마다 교만하고 진실치 못한 데에 물들지 않게 하소서. 이전부터 지어 온 나쁜 짓과 교만하고 진실치 못한 죄를 모두 참회하오니 단번에 소멸하여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소서.

제가 순간순간마다 질투에 물들지 않게 하소서. 이전부터 지어 온 나쁜 짓과 질투한 죄를 모두 참회하오니 단번에 소멸하여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소서.’

 

이것이 무상참회이다. 참회란 무엇인가?

()이란 지나간 허물을 뉘우침이다. 전에 지은 악업인 어리석고 교만하고 허황하고 시기 질투한 죄를 다 뉘우쳐 다시는 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란 이 다음에 오기 쉬운 허물을 조심하여 그 죄를 미리 깨닫고 아주 끊어 다시는 짓지 않겠다는 결심이다. 범부들은 어리석어 지나간 허물을 뉘우칠 줄 알면서도 앞으로 있을 허물은 조심할 줄 모른다. 그러기 때문에 지나간 죄도 없어지지 않고 새로운 허물이 잇따라 생기게 되니, 이것을 어찌 참회라 할 것인가?”

 

 

부처님은 백 년 동안 때묻은 옷이라도 하루 동안에 씻어서 깨끗하게 하는 것처럼 백천 겁 동안에 지은 모든 악한 일도 불법의 힘으로 잘 수순해서 닦으면 일시에 소멸하는 것이다. 사람이 악을 저질렀어도 선한 행으로 그것을 없애면, 구름 사라진 뒤의 달과 같다.”하셨습니다.

 

말로는 허물을 뉘우쳤다 하지만 안으로 그 마음이 사라지지 않으면 어떻게 원한을 쉬었다 하겠습니까? 그러니 참회하고 또 참회하면서 나를 청정한 길로 나아가도록 정진하고 또 정진해야 하겠습니다.

 

나무아미타불!

혜총스님 / 감로사 주지. 실상문학상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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