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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재와 영가시식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9-21 조회수 5016

생활법문

 

49재와 영가시식

 

 

사십구재는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열반하시고 100년 후 부파불교시대의 한 학파인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의 사유설(四有說)에서 유래했습니다.

사유설은 윤회하는 삶을 시간적으로 나누어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인 생유(生有), 태어나서 일정기간 동안 살아가는 본유(本有), 그리고 생을 마치는 순간인 사유(死有)와 죽고 나서 다음 생을 받기 전까지를 말하는 중유(中有)를 말합니다.

 

사람들은 숨이 멎으면 끝인 줄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숨이 멎고 육신이 싸늘하게 식어도 미세하나마 아직 영혼의 정신세계는 살아있다고 합니다. 이 중유를 중음(中陰) 또는 중음신(中陰身)이라고도 하는데 중음은 몸을 벗어나서 남은 미세한 오온(五蘊)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고 영안(靈眼)으로만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중음신을 절에서는 영가(靈駕)라고 하는데, 영가의 가()자는 수레 가자입니다. 영혼이 갈 길을 찾아 움직이는 수레에 비유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중유의 기간을 세상의 기준으로 49일로 정하는데, 이때는 외부의 영향에 따라 변화가 무척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때 영가를 위해 법문을 들려주고 경을 읽어주는 등 재의식을 지내주면 영가가 생전에 지은 업장을 소멸하고 좋은 세상에 태어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사십구재(四十九齋)입니다. 사십구재는 다음 생을 받기 전에 마지막으로 훌륭한 진리의 말씀을 들려주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영가에게는 정말 소중한 시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들이나 친지들이 이러한 관계를 잘 알고 사십구재를 꼭 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무 원결이나 집착 없이 좋은 곳에 다시 나서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중음의 영가는 매우 영특하다고 합니다. 이때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려주면 살아있을 때보다 더 말씀을 잘 이해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처님 가르침을 잘 듣고 깨침을 얻어 업장을 소멸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중음신으로 있는 중유의 기간은 이 세상 사람으로 치면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의 신분이기 때문에 사십구재를 통해 속히 공덕을 쌓게 하고 아울러 죽기 전 원한이나 집착을 버리게 해서 영가가 보다 좋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조력하는 공덕이 있기 때문에 재식을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베푸는 후손들에게도 좋습니다.

 

눈에 보이는 재산이나 사랑하던 자식들을 모두 두고 떠나는 중음신이지만 이 중음신이 꼭 가지고 가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선업과 악업입니다. 생전에 지은 선한 행동과 악한 행동은 그대로 다음 생을 결정짓는 염라대왕의 판단 자료, 기준이 됩니다. 아무 것도 가져갈 수 없지만 생전에 지은 무거운 업만 지고 떠나는 것입니다.

 

사바세계에 태어난 중생들은 무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업을 짓고 그 과보로 살아있을 때도 고통을 받지만 죽어서도 육도를 윤회하게 됩니다. 최하층의 지옥에서부터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까지 지은 업에 따라 끝도 없이 전전하면서 고통 받습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중생들에게 악업을 짓지 말고, 선업을 닦아 윤회하지 않도록 가르치는 것입니다.

 

지장경에 보면 악업을 지은 사람들이 겪는 지옥의 고통이 잘 표현돼 있습니다. 칼산에 오르는 도산지옥, 끓는 물에 빠지는 확탕지옥, 얼음 속에 가두는 한빙지옥, 칼로 몸을 수없이 베는 검수지옥, 집게로 혀를 빼는 발설지옥, 독사가 물어뜯는 독사지옥, 톱으로 뼈를 켜는 거해지옥, 회판에 올리는 철상지옥, 칼바람을 맞는 풍토지옥, 암흑 속에 가두는 흑암지옥 등 그 고통의 크기는 어리석음의 크기와 같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지옥은 어리석음을 돌아보고 깨우치도록 공부시키는 교화소입니다. 무조건 벌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 아닙니다. 이곳에서 자신이 저지른 악업을 느끼고 참회해서 새롭게 태어나도록 하는 갱생보호소라 하겠습니다.

 

영가시식의 의미

49재를 지낼 때 절에서는 영가에게 시식의식을 베풉니다. 시식(施食)이란 중유의 세계에 있는 영가에게 먹을 것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베풀어준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부처님의 진리를 알려주는 것은 세상에서 참다운 법을 만나지 못해서 욕망에 집착하고 어리석음에 빠져서 저지른 업장을 벗고 다시는 육도윤회를 하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참다운 법의 실상을 바르게 알려주면 영특한 중유의 영가가 이를 인식하는 순간 갈 길이 아득한 두려운 마음에서도 벗어나고, 배고픔도 달래고, 집착은 허물어지니 정토(淨土)를 향해 순조롭고 당당하게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시식의 마지막은 영가를 보내는 봉송의식인데 이때 영가의 위패나 옷을 태워서 본래 집착할 한 물건도 없다는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의 청정한 세계로 나아가게 되는데 영가에게 묻습니다.

 

영가시여,

이제까지 베푼 시식에서 읊은 경전과 염불 공덕으로

허망한 인연을 다 여의셨습니까? 여의지 못하셨습니까?

여의셨다면 극락세계에 마음대로 왕생하여 법락을 누리시고,

여의지 못하셨다면

다시 산승의 말후일게(末後一偈)를 들으십시오.

 

 

사대각리여몽중 사대가 흩어지니 간밤의 꿈이요

四大各離如夢中

육진심식본래공 육진이며 알음알이 또한 본래 공이라

六塵心識本來空

욕식불조회광처 부처와 조사께서 깨달으신 경지를 알려하는가

欲識佛祖回光處

일락서산월출동 해는 서산에 지고 달은 동쪽에서 떠오르네.

日落西山月出東

 

행여 영가가 헛된 망상으로 집착을 떨치지 못할까봐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인생이 일장춘몽과 같다고 자비롭게 실상을 알려주며 미련 없이 훌훌 털고 서방 극락정토로 왕생하시라고 발원하는 것입니다.

 

부디 살아서는 착한 인연공덕을 많이 지으시고, 문득 부모님과 이별하는 인연 만나거든 꼭 49재를 지내드리기 바랍니다.

나무아미타불!

 

혜총스님 / 감로사 주지. 실상문학상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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