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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6-20 조회수 5311

부산여성뉴스 / 혜총스님의 마음의 등불66

 

오만

 

지난 국회의원선거 결과 집권여당이 국회의 177석을 장악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흔들림 없는 국정운영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민심에 귀 기울이지 않고 마음대로 밀어붙이는 안하무인과 오만을 걱정하는 국민들도 많다.

 

선거 직후 집권여당은 국민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더욱 겸손하게 민초의 소리를 듣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이 그렇게 거대여당으로 만들어준 것은 예뻐서가 아니라 책임을 지라는 뜻이다. 그런데도 지금 여권에서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방자하고 오만해지려는 모습들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지난 총선 결과를 놓고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져다 준 여권의 승리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경제, 안보, 일자리, 민생 등 어느 한곳에서도 시원한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노심초사하면서 총선을 눈앞에 두었던 현 정부와 여당에 찾아온 코로나바이러스는 아이러니하게도 여권에 정국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거대여당이 받아 쥔 이 정국은 한마디로 천운(天運)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하늘의 운. 국민이 만들어준 천운은 곧 국민의 지엄한 소리요, 숭고한 마음이다. 이것이 정치의 근본인 민본(民本)이다. 민본을 집권여당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서경민유방본(民惟邦本)’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은 백성을 가까이 친애해야지 하대해서는 안 되며,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라는 말이다. 이 근본인 백성이 견고하면 나라가 안녕하다. 그러나 집권자가 민심과 천심의 소리를 외면하고 거역하면서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른다면, 언젠가는 하늘인 백성은 다시 고개를 돌려 덕() 있는 자를 찾아 나서게 되는 법이다.

 

위정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덕목이 바로 오만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일이다. 항상 겸손하고 화합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특히 자신이나 자기편의 세력이 강할 때 더욱 겸손하고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회에는 다양한 국민의 소리가 모이는 곳이다. 이 소리들을 조화롭게 하나로 만들어서 국가의 이익에 맞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국회의 의사결정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국회상임위원회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는 17개 상임위원장 모두를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권을 압박하는 정치적인 수사에 불과하리라 믿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소리들이 힘센 여권의 오만방자로 국민의 눈에 비치는 일은 삼가야 마땅하다.

 

세상만사가 다 무상하듯 권력도 무상하다. 역사가 증명하고 있지 않는가. 집권여당에 바란다. 부디 어려운 국민의 앞길을 환하게 밝히는 데에만 역량을 집결해주시길. 무상한 권력에 도취되어 국민의 소리에 귀 막고 역사의 손가락질을 받는 치졸한 인사로 기억되지 않기를 바란다.

 

우주 만물은 항상 생사와 인과가 끊임없이 윤회하므로 한 모양으로 머물러 있지 않는다는 사실 앞에 우리는 모두 겸손해져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알려주고 있지 않는가.

 

혜총스님 / 감로사 주지. 실상문학상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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