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는 한 길을 두 사람이 함께 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따로 가야 더 많이 포교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포교는 중요한 일이지요. 평생 포교에 애써왔지만 중책을 맡고 보니 책임감이 더 무겁습니다."
혜총스님이 최근 대한불교 조계종 제5대 포교원장으로 선출됐다. 혜총 스님은 지난 13일 열린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만장일치로 포교원장에 추대됐다. 포교원장은 총무원장 호계원장 등과 더불어 조계종에서 가장 비중이 큰 직책으로 꼽힌다.
혜총 스님은 오랜 기간 부산에서 활동하며 사회복지, 어린이 포교, 사회 참여 영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터여서 그의 포교원장 취임은 지역 불교계의 경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국을 다니느라 바쁜 혜총 스님을 지난 23일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감로사에서 만났다.
"중앙종회에서 만장일치로 뽑아준 것에 감사의 마음과 책임을 느낀다"고 말문을 연 혜총 포교원장은 "그러나 "불교의 발전과 확장"을 위한 포교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 말의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해 머뭇거리는 기자에게 그는 "포교는 단순히 불교를 확장한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불교를 통해 개인이 평안을 얻고 사회가 행복해질 수 있으므로, 불교를 전파하는 것은 개인과 사회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관점과 사명감으로 포교에 임할 마음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포교원장으로서 펼쳐나갈 중점 사업에 대해 혜총 포교원장은 "아직 방대한 포교원장 업무가 완전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제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 포교, 불교다운 사회복지 확대를 통한 포교, 포교의 세계화, 포교행정 시스템 정비"를 당면한 주요 과제로 꼽았다.
"심각한 저출산 현상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종교이든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관심이 높으며 불교 또한 우리의 꽃이자 미래인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큰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생을 고통에서 구제하고 중생과 함께 하는 것은 종교의 근원적인 임무인 만큼 사회복지를 통한 포교도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며, 티베트 태국 일본 중국의 불교에 비해 여전히 세계에 덜 알려진 한국 불교의 세계화, 행정시스템 개선을 통한 운영 선진화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스님은 밝혔다.
현 대한불교전국어린이지도자협의회 총재인 혜총 스님은 20여년 전부터 어린이 포교사업을 펼쳐왔고 사회복지법인 불국토와 용호종합사회복지관을 일찍부터 운영하는 등 부산에서 선구적인 불교 사회복지 활동을 수행했다. 현재 참여불교운동본부 이사장이며 대한불교신문 발행인, 동국대 석림동문회장, 범어사 부주지 등을 역임했다.
중앙 무대가 아닌 지역에서, 그것도 중앙종회의 만장일치로 포교원장이 선출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이번 일은 부산 지역 불교의 위상을 높이고 종단 화합에 좋은 영향을 끼친 사건이라고 지역 불교계는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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