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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없는 나무
작성자 문화일보 작성일 2004-10-28 조회수 1919
< 그림자 없는 나무 >

1.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이 올바른 것인가,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물음을 끌어안고
이 생각 저 생각 많은 생각을 한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생각을 한다 해도
한 생각에 이르지 못하면 다람쥐 쳇바퀴 도는 신세를 면치 못한다.
이 생각에서 저 생각으로,
다시 저 생각에서 이 생각으로 그렇게 전전할 뿐이다.
한 생각에 이르지 못하는 한,
우리는 그러한 굴레들로부터 결코 벗어날 수 없다.

나무 한 그루도 무수한 그림자를 짓는다.
해가 떠서 질 때까지 시시각각으로 그림자는 그 모습이 변한다.
그 무수한 그림자를 쫓아다녀서는 끝내 나무를 잡지 못한다.
우리네 살림살이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 생각에서 저 생각으로 전전해서는
우리 인생 자체가 그림자 인생이 되고 마는 것 아닐까?

2
문제는 이 생각 저 생각이 아니라 한 생각이다.
그림자 없는 한 생각이다.
그 한 생각이 우리의 삶의 방향과 내용을 결정짓는다.
그 한 생각이 운명의 열쇠를 쥐고 있다.
이 생각 저 생각에서 한 생각으로 넘어가는 것,
그것은 질적인 비약이다. 인생역전의 도약이다.

본래 공부라는 것이 그런 것 아닐까?
이 생각을 치고 저 생각을 치고,
마침내 한 생각에 이르는 것, 허영과 허위의식과 허구적 가치들,
그러한 그림자들을 걷어내고
자신의 존재적 가치, 삶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
인생공부라는 것이 그런 것 아닐까?
그러나 말이 쉬워서 한 생각이지, 한 생각에 이른다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다.
인간 내면의 그림자는 쉽게 드러나지 않으며 천가지 만가지로 변화한다.
그래서 그 짙은 그림자를 넘어서
더 이상 요동치지 않고 부침하지 않을 한 생각에 이른다는 것,
삶의 뿌리를 내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2.
<그림자 없는 나무>(유상지음/도서출판 방하)는
우리를 한 생각으로 이끌어 주는 책이다.
웰빙(well-being)을 말하는 시절,
그러나 정작 삶의 가치는 실종되고
인간의 가치가 시장가치에 의해 여지없이 능멸당하는 시절,
무수히 너울거리는 그림자에 갇혀 있는 우리들에게
&#43088;그림자 없는 나무&#43089;는 새로운 삶의 소식을 전한다.

필자는 이 책에 대해 달리 해설하거나 서평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또한 해설을 가하고 서평을 한다는 것 자체가
또 다른 그림자를 만들까 두렵기도 하고 민망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이 책에 인용된 옛날 조사의 게송 하나가 우리의 머리를 친다.

&#43090;달 아래 나무 그림자 자취 묘연하고 (月下樹無影)
한낮 정오에 삼경을 친다(日午打三更).&#43091;
이 무슨 추상같은 호령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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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은 문화일보(2004/08/27)에 실린 배영순 교수의
칼럼 < 허구의 그림자 걷어내고 삶의 뿌리 내리는 길>을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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