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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도 끝도 부처님 법답게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02-23 조회수 1718

불교신문 특별기고

 

처음도 끝도 부처님 법답게

 

혜총대종사/ 실상문학상 이사장, 감로사 주지

 

사단법인 상월결사가 인도순례에 나섰습니다.

2019년 아홉 스님의 천막결사 동안거를 시작으로 국난극복 자비순례, 삼보사찰 천리순례, 평화방생순례를 거치며 한국불교의 수행과 포교의 새 문화를 열고자 사단법인 상월결사(이사장 자승스님)를 창립하고 지난 29일 서울 조계사에서 고불식을 개최한 후 43일간의 인도순례에 나선 것입니다.

 

이번 인도순례는 108명의 사부대중이 부처님 8대 성지 중 상카시아를 제외한 7대 성지를 새벽부터 도보로 순례하고 대부분 일정을 텐트에서 숙영하는 고행이라니 전례가 없는 순례불사입니다. 순례 참가자들은 이번 인도 만행결사를 통해 세계평화와 한국불교 중흥의 기치를 높이 세우고, 더불어 한국-인도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고 침체된 인도불교 복원도 함께 시작되기를 발원했습니다.

 

부디 인도순례 슬로건인 생명존중, 붓다의 길을 걷다를 실현해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시리아 등 지구촌 곳곳에서 겪는 전쟁과 천재지변 등으로 고통 받는 오늘날 지구촌의 모든 존재가 존중받고 다함께 존엄한 세상을 만드는 정신적인 초석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상월결사 총도감 호산스님은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사부대중 정진결사, 한국불교 중흥결사, 대한민국 화합결사, 세계만방 평화결사라는 4대 결사의 원력을 실천하는 장이라며 비록 108명이 인도순례를 가지만 불자와 국민들이 같은 마음으로 함께한다면 4대 결사는 앞당겨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9일 오전 6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상월결사 인도순례 고불식에서 무상스님(전 조계종 호계원장)이 대독한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의 고불문에는 순례에 나서는 순례자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뭇 생명들에게 앞서 다가 가셨듯 인도순례단은 같은 마음으로 같은 길을 따라 길 위에서 자고 먹으며 부처님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내딛는 걸음을 고행이라 여기지 않고 걸음마다 보현행원의 복덕으로 삼아 무엇을 위해 걸으셨고 누구를 위해 걸으셨는지 묻고 답을 찾으며 모두가 그 처음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각자는 일생일대의 더없는 수행의 기회로 삼고 모두는 불교의 희망과 수행과 원력을 이끌게 하는 더없는 계기로 삼겠나이다.

상월의 정진이 불교의 중흥으로 나아가고 모든 생명이 차별 없이 사회와 인류가 화합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부처님의 길에서 정진하겠습니다.”

 

소승은 고불문에서 순례자들이 부처님과 함께하고자 한다는 그 마음에 격려를 보내면서 결사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위로는 고려말 보조국사 지눌스님 등 10여 명의 스님들이 팔공산 거조사에서 세속화된 불교계를 거부하면서 명예와 이익을 버리고 산 속에 들어가서 선정과 지혜를 닦자고 결의한 정혜결사가 한국불교의 첫 결사가 아닌가 합니다. 이후 근세 들어 1938년 망월사에서 용성스님의 주도로 자운스님과 춘성스님 등 30여 명의 스님들이 계율을 중시하면서 부처님 법대로 살자며 결사를 펼친 바 있습니다. 이후 자운스님께서 상원사에서 불국중흥을 위해 신명을 다한 기도를 펼치신 후 계율만이 한국불교를 중흥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1947년 봉암사에서 결사를 시작해 6.25가 발발한 19503월까지 이어졌습니다.

 

봉암사결사의 정신을 떠올려봅니다. 당시 자운스님은 맏상좌 보경스님을 비롯한 상좌 일곱 분과 춘성스님, 청담스님, 성철스님, 우봉스님, 보문스님, 향곡스님, 홍경스님, 월산스님, 응산스님, 도우스님, 혜암스님, 성수스님, 보안스님 등 50여 명의 수좌스님들과 함께 한국불교를 살리는 길은 계율을 중시하는 결사밖에 없다는 마음으로 봉암사결사에 동참했습니다. 이후 봉암사결사 정신은 불교정화운동의 이념적 모태가 되었고 지금도 청정 승가운영의 가풍이 되어 내려오고 있습니다. 당시 스님들은 철저한 승가의 계율정신 속에서 살자는 마음으로 대중의 뜻을 모아 공주규약共住規約을 제정하고 그 아래서 살았는데 규약 속에는 율장과 청규정신이 살아있습니다.

 

1. 부처님의 계율과 조사들의 가르침을 수행하여 궁극의 목적을 이룬다.

2. 부처님과 조사의 가르침 이외의 개인적인 의견은 배제한다.

3. 일상용품은 스스로 해결하고 물 긷고 나무 하고 밭일 하고 탁발한다.

4. 소작인의 세금과 신도의 보시에 의존하는 생활은 청산한다.

5. 신도가 불전에 공양하고 재를 지낼 때 현물과 지성으로 한다.

6. 용변 볼 때와 잠잘 때를 제외하고는 오조가사를 입는다.

7. 사찰을 벗어날 때는 삿갓을 쓰고 죽장을 짚으며 함께 다닌다.

8. 가사는 마면麻綿으로 한정하고 이것을 괴색한다.

9. 발우는 와발우 이외의 사용을 금한다.

10. 매일 한번 능엄대주를 독송한다.

11. 매일 두 시간 이상의 노동을 한다.

12. 초하루와 보름에 보살대계를 읽고 외운다.

13. 공양은 정오가 넘으면 할 수 없으며 아침은 죽으로 한다.

14. 앉는 순서는 법랍에 따른다.

15. 방사 안에서는 반드시 벽을 보고 앉으며 서로 잡담은 절대 금한다.

16. 정해진 시각 이외에 누워 자는 일은 허용되지 않는다.

17. 필요한 모든 물건은 스스로 해결한다.

18. 그 밖에 규칙은 청규와 대소승의 계율 체제에 의거한다.

이상과 같은 규칙을 거부하는 사람은 함께 살 수 없다.

 

이번 상월결사가 이끄는 인도순례불사도 결사의 일환으로 알고 있는데 소승이 순례했던 인도순례지 가운데 대중과 함께하는 결사정신에 부합하는 성지가 있습니다. 바로 밧지국 대림정사입니다. 부처님께서 죽림정사와 기원정사에 이어 세 번째로 오래 계셨던 대림정사가 있는 밧지국은 인도의 16개국 중 대중의 뜻에 따라 사는 인도 최초의 공화국이어서 지금도 인도 국회에서 정초에 시무식을 할 때 대림정사 연못의 성수를 뿌리고 국회를 운영한다고 합니다. 인도 최초의 공화국인 밧지국을 부처님께서 좋아하신 이유는 그 나라가 대중의 뜻에 따라 운영하는 나라였기 때문입니다.

 

위 봉암사결사의 공주규약에서 보듯이 결사는 혼자 독식하는 것이 아니고 밧지국처럼 대중의 뜻에 따라 하되 무엇보다 부처님 법대로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대중이 청정한 부처님 법 아래서 계율에 따라 참회하고, 참선하고, 염불하며 육바라밀을 실천하며 사는 것이 결사結社입니다. 결국 부처님의 근본 뜻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시고 팔만사천법문을 펼치셨던 그 현장을 직접 걷는다는 것은 불제자들에게 더할 수 없는 기쁨이요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열악한 위생과 환경이 예상되는 노지에서의 숙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원력의 걸음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평생 결사의 길을 걸으셨기에 오늘 우리가 감로의 법비를 맞게 되었듯이 비록 108인이 걸어가는 길이지만 우리 불자들도 한 마음으로 이번 결사의 순례불사가 원만히 회향될 수 있도록 합심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소승 또한 불조의 은혜를 입고 있는 수행자로서 작금의 우리 불교계가 교단 내외로 처한 현실이 녹록하지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수행과 포교는 하나이듯이 우리 승가가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수행력이 커지면 포교도 자연스럽게 중흥하게 됩니다. 승가가 부처님 법대로 사는 청정가풍을 세우지 못하면 아무리 많은 단체를 만든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수행과 포교는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 종단은 미래불교를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과 아울러 시대에 맞는 혁신적인 불교중흥의 대책이 절실한 시점입니다만 무엇보다 승가공동체 전체가 부처님 법대로 사는 결사에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시대에 따라 결사의 겉모습이나 방법은 바뀔 수 있으나 그 부처님 율법대로만 살자는 정신만은 변해서는 안 됩니다.

 

부디 지눌, 용성, 자운, 지관스님으로부터 계승한 사단법인 상월결사도 이 부처님 뜻대로 살자는 정신을 널리 전파하고 정진하시기를 바라면서 인도만행에 나선 순례대중 모두가 불보살님의 가호력을 입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합니다. 이 땅에 부처님 법대로 사는 참다운 승가의 정신이 성성해 세세생생 불국토를 장엄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여 궁극에는 만민평등의 세계일화를 결정코 이룩하기를 부처님 전에 엎드려 비는 바입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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