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노스님이 제자에게 책을 한 권 건네주며 말했습니다. "나는 이미 늙어 갈 날이 많이 남지 않았다. 이 책은 깨달음을 얻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니 법을 잇는 뜻으로 너에게 주마." 그러자 선뜻 받을 줄 알았던 제자가 사양하며 말했습니다. "저는 문자가 아닌 실천 수행함을 좋아하니 그 책은 그냥 보관하십시오." "아니야, 이 책은 벌써 칠대 째 전해온 것이니 네가 지녀라. 의발을 전해 받는 뜻으로 받으란 말이야." 그러자 제자는 스승의 간곡한 말씀을 못이긴 채 책을 받아서는 스승의 앞에서 불에 태우고 말았습니다. 제자의 이 해괴한 짓에 스승은 격노하여 뭣 하는 짓이냐며 꾸짖자 오히려 제자가 버럭 화를 내며 "무슨 말씀이십니까?" 하며 대답했습니다. 제자는 이미 지식보다도 실천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우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일치하는 것이 바로 진리대로 사는 생활인 것입니다. 입으로는 도덕이 어떻고 윤리가 어떻고 하며 떠들어대면서도 실천이 따르지 않는 지식인이 이 사회에는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불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디 부처님의 말씀이 잘못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그렇게 간곡하고 자애롭게 팔정도며 육바라밀, 사무량심을 가르쳐도 실천하지 않으니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불교를 사상이니 철학이니 문학이니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불교는 학문도 예술도 아닙니다. 불교는 그대로 우리 인간이 살아가야 할 도리인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을 곧 실천하신 분입니다. 수많은 불서들이 출판사를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리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 책을 읽는 사람들이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면 그 책은 불태워 없어져야 할 종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한낱 불쏘시개로 만들어서야 되겠습니까? 일상의 생활에서 진리대로 사는 자세가 정말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