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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공양하기 위해 존재한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07-13 조회수 1850
혜총 스님(감로사 주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사바세계라고 합니다. 인도말 "사바"를 번역하면 "참고 견딘다"는 감인(堪忍)이란 뜻이 있습니다.

사바세계는 이처럼 얽힌 실타래를 가만히 풀어가듯이 모든 인연을 참고 견디며 살아가야 하는 곳인데도 우리들은 그렇게 살지 못해 고뇌하고 후회하며 눈물짓게 됩니다.

왜 우리는 참고 견디며 살아야 하는가? 이 의문 속에는 깊은 진리가 숨어 있습니다. 내가 애지중지하는 이 육신은 과거로부터 지어온 업연의 결정체인데 잠시 인연따라 땅 물 불 바람의 네 가지 기운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언젠가 인연이 다하면 각각의 기운으로 흩어져 돌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이 허망한 육신을 참된 나인 양 여기고 내가 최고라는 아만에 빠져 눈과 귀, 코와 혀, 몸과 뜻이 시키는 대로, 좋아하는 대로 이끌려서 온갖 죄를 짓고 삽니다.

이런 죄행은 불행하게도 내가 인간의 몸을 받기 이전부터 쌓이고 쌓여왔습니다. 여기다가 인간의 몸으로 짓고 있는 죄업까지 더하게 되었으니 우리의 인생이 어찌 딱하지 않습니까?

내가 참고 견디며 살아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참고 견디는 인욕이야말로 더 이상 죄업을 짓지 않게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까지 행복을 선물할 수 있는 공양의 공덕을 쌓게 합니다. 따라서 괴로움의 인연들이 시시각각 찾아오더라도 응당 내가 받아 넘겨야 할 업보인 줄 알고 즐겁게 참고, 기쁘게 견디며 극복하려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육신이 좋아하는 대로 마구 끌려가서는 안됩니다.

인욕을 꾸준히 하다보면 벼가 익어 고개를 숙이듯 모든 일에 겸손하는 하심(下心)과 대자비심이 생기고 세상 만물이 하나같이 나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없구나 하는 이치에 눈을 뜨게 됩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떠오르는 아침해를 보십시오. 천지만물을 향해 비치는 햇빛은 태양이 대자연을 향해 올리는 거룩한 공양입니다. 이 부지런하며 정성스런 태양의 공양행이 없다면 만물은 하루도 살지 못합니다. 태양이 대자연을 위한 공양을 위해 존재하듯이 땅도, 허공도, 물도, 심지어 매일 대하는 밥그릇에 이르기까지 삼라만상 모두가 나를 위해 공양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보십시오.

나 또한 나와 인연하고 있는 모든 존재를 향해 공양 올리는 존재로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세상의 모든 존재가 공양하기 위해 있듯이 나 또한 공양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눈뜸이 있으면 삶은 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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