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혜보살이 대답하였습니다. "나는 부처님의 신통력을 받아서 그대에게 설하고자 합니다. 불자여,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동방의 무수한 세계의 중생을 오랫동안 공양하고 그 뒤에 오계(五戒)를 행한다고 합시다. 또 동방의 세계에서와 같이 사방팔방, 시방의 세계의 중생에게도 그와 같이 한다고 합시다. 이렇게 한다면 이 사람의 공덕은 많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까?"
"모든 여래 이외에는 이 사람의 공덕과 비교될만한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법혜보살이 제석천을 향하여 말했다. "이 사람의 공덕이 아무리 많아도 초발심을 한 보살의 공덕에는 비할 수 없습니다. 그 공덕은 다함이 없고, 설할 수도 없을 만큼 많습니다.
초발심을 발한 보살이 보리심을 내면, 무한한 과거로부터 활동해 온 모든 부처님의 지혜를 알 수가 있으며, 무한한 미래를 향하여 활동하고자 하는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믿을 수가 있으며, 현재의 모든 부처님이 설하는 지혜를 알 수가 있습니다. 보살은 삼세의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믿고 가르침을 받으며 행하고 체득하여 모든 부처님들의 공덕과 같게 됩니다.
"초발심의 보살은 일체중생 안에서 항상 분노를 떠나 대자비를 일으키며, 남을 이롭게 하는 마음을 기릅니다. 그 자비의 빛은 시방세계를 비추어 중생을 위한 의지처가 되도록 하며, 모든 부처님은 이 보살을 지키고자 염원합니다. 그 어느 것도 이 보살의 신심을 방해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흡사 금강과 같이 견고하며, 항상 모든 여래의 밑에서 은혜를 알고 은혜에 보답합니다. 보살은 부처님의 지혜를 완성하여 그 뜻에 막힘이 없습니다. 진실한 세계를 분명하게 깨달아 마음은 적멸하고 허망을 떠나 있습니다. 믿음의 힘은 고요하고 평안하며 지혜의 힘은 청정합니다."
"만약 시방세계 일체 삼세의 모든 부처님을 만나 받들고자 하며, 또 헤아릴 수 없는 깊은 공덕을 얻고자 원하며, 혹은 또 일체중생의 끊임없는 생사의 괴로움을 없애고자 생각한다면 진정으로 서원을 세워서 곧 깨달음을 향한 마음을 일으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