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의 맛 사람들이 세상을 한탄하면서 자주 쓰는 말이 있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어려운 살림살이가 화제가 되고 그때마다 "세상 살 맛이 나지 않는다." 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또 살아가야지 별 뾰족한 수가 없지 않습니까? 중국 명나라 말기에 채근담이란 인생 철학서를 쓴 홍자성이란 사람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하늘이 나를 몸으로써 괴롭히면 나는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이를 보충하고, 하늘이 내게 액을 만나게 하면 나는 나의 도를 높 혀 이를 통하게 하리라.' 옛날이나 오늘이나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병고가 따르지 않을 수 없고 고난은 크든 작든 나를 스쳐 지나가게 마련입니다. 지금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은 이 고통도 머지않아 나를 스치고 지나갈 것이라 믿고 용기를 내시고 어려운 시절임에도 큰 어려움 없이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 분이 계시면 지금의 생활에 감사하고 또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면서 복을 쌓을 줄 알아야 합니다. 내 마음을 편하게 거둘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행복한 사람이라 할 것입니다. 지나고 보면 큰일도 아닌 것을 가지고 그 순간을 견디지 못해 마음을 상하게 하고 자기는 물론 가족과 이웃에게까지 곤경에 빠지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무뿌리를 씹어 먹을 수 있으면 온갖 일을 다 이룰 수 있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모든 맛은 뿌리에서 나옵니다. 처음에는 담백한 뿌리의 맛도 씹어 먹을수록 단맛이 우러나옵니다. 인생도 이와 같다고 하겠습니다. 고생도 지나고 나면 인생의 단맛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나무뿌리와 같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세상 살 맛이 나지 않을 때야말로 진정 한번 살아볼 만한 맛난 세상인 줄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의 처지 때문에 마음을 상하게 하지 마십시오. 내 마음이라고 함부로 상하게 하지 마십시오. 마음을 편하게 가져서 괴로움을 건너가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