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납이 어린 시절 통도사에서 살 때 자주 구하 노스님을 찾아가 발바닥을 문질러 드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번 발바닥을 문지르면 손과 발바닥에 불이 날 정도로 힘껏 문질렀는데 스님께서 장수하신 것이 그 연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손바닥이나 발바닥에는 신체 오장육부의 경혈이 다 모여 있어서 자극을 주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간단한 질병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쯤은 다 아시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발바닥을 문질러서 좋은 점은 그뿐만이 아닙니다. 집안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거나 늙으신 노부모를 모시고 있는 분은 꼭 어르신의 발바닥을 문질러 주시기를 권해봅니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나이든 어르신을 멀리하고 가까이 가지도 않으려고 합니다만 집안 어른의 발바닥을 문질러 드리는 그것만으로도 가정의 가풍이 서고 자식교육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자식은 부모를 보고 자랍니다. 부모가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발을 따뜻하게 감싸 쥐고 문지르는 모습을 보고 자란 자식이 불효할 리 만무하고, 할아버지 할머니의 어깨를 주무르고 등을 긁어주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더 이상 무슨 가정교육이 필요하겠습니까? 집안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안 계신다면 자식에게도 발바닥을 주물러 주십시오. 자식은 자라서 그 어버이의 따뜻한 손길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자식교육은 부모에게 달려 있습니다. 부모의 마음속에 생명에 대한 자비심이 넘쳐흐르면 자식의 피 속에도 이웃을 사랑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기운이 흐리게 마련입니다. 구하노스님의 거친 발바닥을 어린 손으로 꾹꾹 눌러드리면서 소납은 평상심 속에 따뜻한 깨달음의 정을 느꼈습니다. 지금도 소납은 그 스님의 체온을 잊을 수 없습니다. 소납은 구하 노스님의 건강비결이 따뜻한 정에 있었음을 되새기며 그때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108번씩 발바닥을 문지르며 오늘도 건강을 유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