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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접받는 어른 -혜총큰스님 에세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03-06 조회수 3977
대접받는 어른

이 세상에는 괴로움도 많지만 즐거움도 많습니다. 젊음이 즐겁고 가족과의 단란함도 즐겁고 연인들의 사랑도 즐겁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즐거움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마냥 즐거운 듯 느끼는 것도 자기 집이 불에 타고 있는 줄을 모르는 무지(無知)때문이라고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법화경≫에 화택(火宅)의 비유가 있습니다.
어느 부자 집에 불이 났는데 어린 아들들은 불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고 여전히 장난에만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애가 타는 아버지가 아무리 밖으로 나오라고 소리쳐도 아이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양이 끄는 수레와 사슴이 끄는 수레, 그리고 하얀 소가 끄는 수레를 주겠다고 달래자 그제서야 뛰쳐 나오더랍니다.
이 불난 집이 바로 우리들이 사는 세상입니다. 우리는 불난 집에서 장난질을 하면서 놀고 있는 아이들과 같습니다. 우리는 이 불타는 집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사형수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즐겁고 행복하더라도 죽음은 약속이나 하였다는 듯이 반드시 찾아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즐거움 속에서 살더라도 거기에 빠지지 말고 내 자신이 사형선고를 받은 사형수임을 알아서 이 무상한 불길을 빠져나가야겠다고 서원을 세우고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노력이 도를 구하고 남에게 베풀기도 하고 마음공부를 하는 수행 아닙니까?
도를 구하지 않고, 공부하지 않고 베풀지 않고 늙는 사람은 죽음만을 기다리는 늙은 소와 같습니다.
선지식을 찾아서 인생의 참다운 길을 배우지 않고 나이를 먹게 되면 육신은 아름다워지고 근육은 늘어날지 몰라도 지혜는 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언제까지나 늙은 소처럼 노사(老死)의 처분만 기다리게 됩니다. 우리의 삶이 이대로 끝이라면 얼마나 억울하고 허무합니까? 이렇게 끌려가는 소처럼 인생을 내맡기고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
석유왕이라 불리던 미국의 어느 재벌에게 길에서 놀던 아이가 말을 걸었습니다.
"아저씨, 어디 가세요?"
순간 그 재벌은 농담을 할 셈으로 말했습니다.
"천국에나 가 볼까?"
그러자 아이가 말했습니다.
"아저씨, 천국에 가시려면 휘발유가 많이 모자랄 텐데요."
그 순간 재벌은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세계 어디를 가나 석유왕이니 기름이 모자랄 리 없지만 천국에 가기 위해서는 그런 기름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그는 깨달았던 것입니다.
어른이라고 누구나 존경받을 수는 없습니다. 나이만 먹었다고 대접받으려고 해서도 안됩니다. 대접받는 어른이 되려면 지혜와 복과 아량이 있어야 합니다. 어른이 갖추어야할 자격도 갖추지 않고 대접만 바라면 끌려가는 늙은 소와 다를 바 없습니다.
사람은 어머니 뱃속에서 이 세상으로 나온 그 순간부터 존경받을 일을 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동료나 친척, 가족으로부터 사랑 받고 삶이 행복합니다. 존경받는 사람은 존경받으려고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존경하게 되어 있습니다.
존경받는 어른은 이미 자기 자신이 불타는 집 속에 앉아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길을 찾아 나섭니다.
마음을 텅 비우고 내 것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오로지 대중을 이롭게 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생각합니다. 그렇게 자기의 인생을 닦아 갑니다. 한 순간의 즐거움도 그저 즐거움으로만 알 뿐 그 속에 빠져 흥청거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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