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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을 가는 스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06-20 조회수 4727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농사일로 한참 바쁜 어느 마을을 방문하셨습니다. 마침 식사 때라 농부들은 밭두렁에 모여 앉아 맛있게 참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말없이 발우를 손에 든 채 그 앞에 서셨습니다. 그러자 주인인 듯한 농부가 신경에 거슬렸던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늘 그렇게 설교만 하고 걸식을 하며 빈둥거리기만 하시오? 우리는 이렇게 밭을 갈며 씨를 뿌리고 먹을 것을 얻고 있소. 당신도 스스로 씨를 뿌리고 밭을 갈아서 먹을 것을 구하는 게 어떻겠소?"
그러자 부처님은 의연히 말씀하셨습니다.
"나도 또한 밭을 갈고 씨를 뿌리며 그것으로 스스로 음식을 공양하는 사람이오."
농부는 자신에 찬 부처님의 말씀에 새삼 놀라면서도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대꾸하자 부처님은 "인간이 갈아야 하는 것은 땅만이 아니라 인간 자신을 갈아야 한다."고 하시면서 "나의 쟁기는 지혜이며 씨앗은 믿음이며 소는 정진이다. 인간은 이러한 경작을 통해 비로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고 하셨습니다.
어떤 학자들은 오늘날 스님들도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생산적인 노동을 하라는 그 말은 일면만 보고 또 다른 면을 보지 못한 생각입니다.
인간사회에는 육체적인 노동과 정신적인 노동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생산현장에서 땀흘리는 사람들은 사무실에서 넥타이를 매고 노동하는 사람들을 놀고 먹는다고 빈정거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건 이 사회가 움직이는데 필요한 노동의 일부분으로 어려움의 정도는 매 한가지인 것입니다.
세상 살기 힘들면 나도 머리 깍고 스님이나 돼 버릴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스님이 되는 일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수많은 신도들의 아픔을 나 자신의 아픔처럼 어루만져 주기도 하고 끝없는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나 대각을 성취하고자 매일매일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나가야 하는 직업이 또한 스님의 모습입니다.
매일 스님같이만 밭을 갈면 행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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