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의 몸을 벗고 《법구경에》"죄지은 자는 이 세상에서 괴로워하고 죽은 뒤에도 괴로워하여 양쪽에서 괴롭지만 좋은 일을 한 자는 이 세상에서 기뻐하고 죽은 뒤에도 기뻐한다." 는 말이 있습니다. 죄 지은 자가 벌을 받고 좋은 일을 한 사람이 복을 받는다는 사실은 엄연한 이 세상의 진리입니다. 이 도리는 죄 지은 자가 신의 은총에 의해 구원받을 수 없다는 확실한 답변이기도 합니다. 죄를 지은 자는 반드시 그 업에 따른 과보를 받아야 합니다. 이것이 인과응보의 도리입니다. 세상 살다보면 죄도 짓고 복도 지으면서 살아가게 마련입니다. 세상 만물은 모두 서로 의지하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한 쪽의 원인이 결과로 돌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 도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느냐 하는 것입니다. 죄업은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계속 쌓아야 한다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착한 행을 닦을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선가의 옛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백장선사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스님, 도인도 인과에 떨어집니까?" 그러자 백장선사는 즉시 "그렇다. 인과가 분명하다." 고 대답했습니다. 이 말을 듣자 그 사람은 옛날에 인과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대답했다가 오백생을 여우의 몸으로 살아왔던 그 몸을 벗어났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 속에는 인과에 얽매이면서도 대 자유를 발휘해야 한다는 백장선사의 뜻이 숨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 속에 숨어있는 우리의 의지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인과는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는 도리임을 잘 알고 이왕이면 착한 의지를 악한 의지보다 많이 발휘하면서 살아야 하겠습니다. 부처님도 신도 어쩔 수 없는 권한이 내 손안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면서 하루를 보람되게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