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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손님의 귀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12-24 조회수 2988
밤손님의 귀의

어느 조그만 암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늦은 밤까지 참선 정진하던 노스님께서 해우소에 다녀오시던 중이었습니다. 막 방 쪽으로 발길을 돌리려는데 공양간에서 인기척이 났습니다.
스님께서 소리 나는 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어둠 사이로 검은 그림자가 보였습니다. 밤손님이었습니다. 그 밤손님은 지게를 옆에 둔 채 빠른 손으로 뒤주 속의 쌀을 퍼 담고 있었습니다.
거의 한 자루 가득 퍼 담도록 노스님은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습니다. 도둑은 스님이 뒤에 있는 줄도 모르고 지게에 한 가마니나 될 성 싶은 쌀자루를 올려놓고 지게를 진 채 일어나려고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스님은 발소리를 내지 않고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지게를 지고 일어서려고 할 때 살짝 지게를 밀어주었습니다. 도둑은 뒤에서 받쳐주는 힘에 놀라 돌아보았습니다. 스님이 서 계시는 걸 보고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지게를 내려놓지도, 갈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스님은 도둑의 표정을 읽고는 자비스런 음성으로 말했습니다.
"됐네, 아무 말 말고 빨리 가게."
도둑은 스님의 말에 산 아래로 급히 내려갔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밝자 암자에는 도둑이 들었다며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노스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어느 날 노스님을 찾아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밤손님이었던 것입니다.
그 후로 도둑은 암자의 대소사에 가장 먼저 나서는 독실한 불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평생을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리고 많은 인연을 짓고 삽니다. 그때마다 혹시 우리는 빈부귀천에 따라 사람을 경멸하거나 업신여기는 생각을 가진 적은 없습니까?
그리고 눈에 보이는 상에 집착하고 상을 내려고 한 적은 없습니까? 자비 또한 이 노스님처럼 평상심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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