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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의 두 얼굴/칼럼 이후
작성자 vja 작성일 2005-07-07 조회수 1326


아동학대의 두 얼굴/칼럼 이후





판사는 판결로, 기자는 기사로 모든 걸 얘기해야 합니다. 기자가 자신이

쓴 기사에 대해 다시 설명하는 것은 고전적인 원칙에서 보면 터무니없는 짓입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니 이런 원칙도 많이 퇴색했습니다.

판사가 법정 바깥에서자신의 판결 이유를 설명하고

기자가 기사가 아닌 다른 것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됩니다.

결코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제 자신이 오늘 이 어리석은 행위를 하게 됐습니다.



지난 7월6일자 저는 "아동학대의 두 얼굴"이라는 칼럼을 썼습니다.

신문을 읽은 독자들은 어떠했는지 모르나, 인터넷 네티즌의 반응은 9:1이었습니다.

9가 비난이었고 1이 공감이었습니다.

일방적으로 욕을 퍼붓은 네티즌도 있었지만, 진지하게 조리를 따져 반박한 글도 받았습니다.

후자의 경우 참으로 고맙게 생각했습니다.

한 독자는 이런 글을 보내왔습니다.



<조선일보 독자입니다. 7. 6일자 최실장님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에 있어 생각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어 글을 드립니다.



실장님께서 실장님의 느낌으로 글을 쓰시는것은 자유이겠습니다만

조선일보라는 name value로 볼때 독자 또는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도 조선일보에 기자를 하고 있는

친구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수경사의 아동양육은 매우 잘 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6,70년대라면 그렇게 문제가 되지않겠지요 그냥 밥만

먹여줘도 될 테니까요 그리고 이 당시만 해도 국가나 공공기관이 아동복지까지

관여할 만한 형편이 되지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아동도 인간답게 대접을 받으며 생활해야

하고 또 공공영역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수시로 제기되는 것은 보기에 따라 편견이 있을 수

있다고 해도 뭔가는 잘 못된 것이 있으니까 계속해서 사회적 물의가

일어나고 있었던것 아닙니까?



그리고 방송의 인터뷰 내용에서도 나왔지만 (물론 가장해서 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마치 아이를 팔려고 할 것같은 그런 생각이나 말을

한다는 것은 아동을 키우고 사회복지를 한다는

사람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만약에 사실로 접급했다면 성사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그렇다면 이것은 아이들을 키우는 목적이 선행이 아니라 기가 막힌 일 아닙니까



마땅히 분명 지탄받아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그런 상태가 지속되도록

놓아 둔다는 것은 말못하는 그 어린이들에게 죄를 짓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종교시설에서 운영하려면 모범이 되게 더 잘해야 하는것 아닌가요

수시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으니까요. 종교도 큰 일 났습니다. 너무 부패했다고

할까요 일부이긴 하지만 스님이 신부가 목사가 왜 들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너무 순진한가요 참 걱정이 됩니다.


혹시 수경사라고 하는데 가보셨나요 마치 사육하듯이 기르고 있는 곳을요

또한 진짜 문제는 무엇인지 아시나요 지금 공공 아동복지시설이 남아돌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아이를 공공시설에 맡기는 것을 꺼리지요 나름대로

생각해 보면 신분노출 등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잘 못입니다. 피치 못하여 아이를 기를 수없어 저렇게

개인시설에 맡기면 나중에 찾을 수가 없어요 어느날 시설이 없어질 수도 있고

또 찾으려고 하면 그냥 순순히 내 주지도 않고요 그 동안의 양육비를 요구하지요

몇년이 되면 그 양육비만도 수천만이 되는데요 그래서 그냥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제는 공공시설 그러니까 제도권안에 있는 시설도 잘 돼 있습니다.

자원봉사를 다녀봐서 잘 압니다. 일부 시설에 한정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저런 시설들이 존재하는 진짜이유을 알아보세요

그러면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드릴 말씀은 많지만 기회가 되면 나중에 다시 드리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줄입니다. 선생님의 칼럼은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좋은 글 써 주시고 정말 사회의 공기로서 소금의 역할을 기대합니다.>




이 독자께서는 본질을 정확하게 지적하신 겁니다. 제 생각도 거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번 수경사 사태에는 미인가 보육시설의 열악한 환경과 비전문적인 운영 등 구조적인 문제가 숨어있습니다.



당초 여승 혼자서 그런 절 안에서 13명의 영아를 키운 것 자체가 맞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그 여승이 자신의 능력을 헤아리지 못한 채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욕심낸 데서 사태가 점점 악화된 것으로 봅니다.

그 여승의 욕심으로 아기들이 소홀하게 방치됐거나, 혹은 보다 쾌적한 환경인 공공보육시설에서 양육되는 기회를 갖지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 여승은 이런 대목에서 책임져야 할 몫이 무겁습니다.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은, 그렇다고 해서 그 여승이 그렇게 일방적으로 집단여론에 의해 지탄받고 매도돼야 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방송의 선정적인 장면을 보고나면 그 여승은 악의 화신처럼 비쳤을지도 모릅니다. 절대선의 기준을 들이대면 그 여승은 결코 이 세상에서 용납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인간(성직자를 포함해)의 절대순수성을 믿지 않는 쪽입니다. 어느 인간도 그 내면에는 욕망과 어둠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승의 행위에 대해 분노하게 된 것은, 당초 그를 100%의 선행으로 미화한 언론에 책임이 있습니다. 현실에서 100%선행은 거의 없습니다. 조금씩 때묻어있더라도, 60%쯤의 선행도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미담 보도를 할 때 우리의 관행적인 문제점은 선행을 100% 순도로만 보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100%에 맞춰서 스토리를 엮어갑니다. 세상 현실에서의 선행은 결코 그렇지가 않습니다.





양육방식과 아동학대에 관한 해석 부분은 이미 칼럼에서 썼던 것이라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앞서 언급한 대로 이는 열악한 시설과 환경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방송은 이를 단순히 승려 개인의 악행으로 몰아가는 것은 사려깊지 못한 태도라고 봅니다.

더욱이 방송에는 이런 대목에서 여승의 반론이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이는 보도의 공정성에 관한 것입니다.



방송에서는 여승의 나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그 여승이 노승과 마치 동거한 것처럼 암시하는 발언을 했는데, 이는 설사 사실로 확인됐다 하더라도 명예훼손에 해당됩니다.



방송 보도에서 삽입된 "영아 입양 대가로 1600만원(화장실 개조비용)을 받았다"는 내용은 경찰 조사에서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 당사자는 "아이를 키우는 절을 도와주고 싶었지 여승이 아이를 데려가는 조건으로 돈을 요구한 적은 결코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16억원, 주차장 운운하는 대목은 잠입취재에 의한 유도질문에서 나온 것입니다. 방송사와 아동학대예방센터, 일부 자원봉사자의 공조로 잠입취재가 이뤄졌습니다. 한 자원봉사자에게 몰래카메라를 주고 들여보낸 것입니다. 그렇게 한 것은 어려움때문에 불가피했다고 합니다. 이런 현실적인 측면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자원봉사자의 다음과 같은 유도질문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남편과 사별을 하고 많은 재산을 물려받았습니다. 재산은 많으나 제 마음이 허전하고 쓸쓸하며 삶을 사는 보람을 못 느끼고 사는데 돈만 많으면 뭐합니까.



스님 제게는 10살 먹은 남자 아이가 있어서 그나마 허전한 마음을 잡고 살고 있습니다. 스님 여기에 와서 보니 아이들이 너무너무 예쁩니다. 아이들 중에 우리 아이와 닮은 아이가 있습니다. 제게 1명만 주세요. 그러면 스님이 해달라고 하는 ㄳ은 우엇이든 다 해드리겠습니다.



스님 무엇이 필요합니까. 자꾸 묻기에 소승이 하는 말이 중이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나는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스님은 필요한 것이 없지만 그래도 절에 무엇이든 필요한 것이 있을테니 어려워 말고 말씀해주세요.



그래서 소승이 1층2층 주차장이나 해주세요. 공사비가 16억 정도 듭니다...>



이같은 대화 내용은 그 여승이 인터넷에 올린 글에 나와있습니다.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취재의 도덕성에는 중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방송사측은 명예를 지키기 위해 자료를 제시해 정식으로 반박해야 할 것입니다.



위의 대화 과정을 살펴보면 누군들 넘어갈 수밖에 없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물론 세속을 떠난 여승이 여기서 욕심을 보였다는 것은 분명 비판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100%의 순도를 이야기하려는 게 아닙니다.


다만 이 사찰과 관련해 아동학대 시비는 2003년초부터 시작됐습니다. 일부 자원봉사자가 아동학대예방센터에 신고를 함으로써 비롯된 것입니다.

당시 서울동부아동학대예방센터가 그 신고를 접수했습니다. 이 센터에 따르면 아동학대 혐의로는 두가지 였다고 했습니다. 초등학생에게 매질을 한 것과 아기들의 귀를 잡고 흔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동학대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그럼에도 솔직히 저는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이 말을 듣고 내심 당혹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여하튼 2년반 동안 아동학대예방센터와 사찰 간에는 계속 갈등이 형성돼온 것 같습니다. 아동학대예방센터는 조계종과 해당 경찰서에 꾸준히 진정서를 집어넣었습니다. 하지만 조사 결과는 모두 혐의가 없는 걸로 나왔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방송과 연결됐습니다.



저는 그 여승이 깨끗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승려에게도 변호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 같은 인터넷 시대에는 집단여론은 인민재판이 되고 결국 한 개인의 존재를 말살 할 수 있습니다. 두달 전 "개똥녀" 사건에서도 본 것처럼 말입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아직은 모든 것이 의혹과 주장의 단계입니다.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마당에서, 사실 관계를 따져보려는 과정을 참지 못하면 결코 성숙한 사회가 될 수 없습니다. 만의 하나 방송 보도 내용이 과장 왜곡됐다면, 그 여승의 삶은 어디서 보상받을 수 있겠습니까.



제가 당초 칼럼을 쓸 때 부담스러웠던 점은, 그전에 이 사찰을 미담으로 다룬 우리 신문의 보도를 변명하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상당수의 독자들이 그렇게 느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자신이 쓴 글에 대해 다시 설명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습니다.



- 최보식 컨텐츠업그레이드실장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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