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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화면속 "수경사" 아이들 얼굴은 나가지 말아야
작성자 vja 작성일 2005-07-15 조회수 1791

사진·화면속 "수경사" 아이들 얼굴은 나가지 말아야


백강녕기자 young100@chosun.com


지난 주말 요즘 논란 거리인 수경사 사건을 처음 다룬 TV프로를 해당 방송사 사이트에서 '동영상'으로 봤습니다. 제가 주로 취재하는 쪽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인터넷 포털들이 계속 주요 기사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쉬는 날 한번 봐 두기로 했습니다.

욕이 튀어 나왔습니다. 시청자들은 화면에 담긴 아동 학대 행위 자체에 대해 분노했겠지만 언론에서 일하고 있는 제 입장에선 다른 것에 분노했습니다. 피의자 혹은 가혹 행위자로 묘사하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은 이른바 안개 또는 벌집으로 가려 알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반대로 피해자라는 아이들의 얼굴은 초롱초롱한 눈망울 안에 맺힌 사물이 보일 정도로 또렷하게 보이더군요. 그 아이들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그 아이들이 어느 집에 입양됐다고 생각해 봅시다. 아마 어느 부모의 친자식으로 자랄 겁니다.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친구들도 사귀겠죠. 부모가 버린 아이라는 아픔을 잊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가 친구 가운데 한명, 혹은 친구의 형이나 누나, 어머니가 어느 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홍길동'인 어디서 본 것 같아. '나도 그래', 뭐 이런 이야기가 이어지다가 '그 때 그 왜 아동학대 사건' 이야기가 나오고 맙니다. 그리고 인터넷을 검색합니다. 친구는 포털 검색창에 수경사를 집어 넣고 당시 이야기를 찾아냅니다.

각없는 그 친구는 여러 친구들이 모여 있을 때 고의로 혹은 실수로 '너 고아지'라고 말합니다. 아니다, 맞다 이야기가 오고가다 포털에서 사진을 끄집어내 '너 맞잖아'라고 소릴지릅니다. 한 아이의 새로운 인생이 망가지는 순간입니다.

포털에 가서 수경사를 검색해 봤습니다. 수경사 형제들 사진이 여러 곳에 나오더군요. 이건 아닙니다. 포털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사진을 빼거나 얼굴을 가리는 편이 좋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70개가 넘는 매체들이 기사를 보내는데다가 해당 매체에서 말하기 전에는 마음대로 수정할 수 없답니다. 1차적인 책임은 기사를 쓴 매체에 있고 당사자가 고치지 않으면 자신들은 손 댈 권한이 없다는 것입니다.

수경사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포털을 장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단 검찰이 아동학대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경찰이 제출한 영장을 여러 차례 기각했습니다. 또 최근 기사를 보면 한동안 논란이 일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예를 들어 얼마전 미디어오늘(www.mediatoday.co.kr/news/read.php?idxno=38253) 기사가 그렇습니다. 읽어 보면 수경사 이야기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메아리로 남아 우리 주변을 맴돌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수경사의 진실, 수경사를 둘러 싼 경찰과 검찰의 대결, 수경사를 둘러 싼 종교간 대립, 어떤 기사가 나와도 좋습니다. 이젠 사실과 진실이란 이름을 앞세운 온갖 주장이 난무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기사엔 아이들 사진이나 동영상이 따라 붙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기사의 구성상 피할 수 없어 사진이 나가더라도 아이들의 눈 주변에 안개라도 피어 올랐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이미 나간 사진도 사라지거나 안개에 쌓였으면 합니다.

저도 수경사에 살았던 또래 아이들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수경사 같은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뉴스란 콘텐츠의 속성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저에게 그것보다 더 싫은 것은 그런 처지에 있는 우리 아이 얼굴을 세상이 다 봤고 앞으로도 언제나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혹시 수경사 뉴스란 콘텐츠를 만든 동료분들이 이글을 읽고 사진을 지워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이미 나간 사진을 힘 닿는데까지 거둬들여 주셨으면 합니다. 전화 한통화면 인터넷에서 그 아이들 얼굴이 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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