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TT


해당 게시물을 인쇄, 메일발송하는 부분 입니다.
의 게시물 상세내용 입니다.
오달국사와 자비수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1-12 조회수 3827

옛날 중국 당나라 의종 때에 이름이 오달국사(悟達國師)라는 스님이 있었는데, 이 스님이 젊은 시절에 문둥병이 든 어떤 노장 스님 한 분이 찾아왔습니다. 그 스님은 문둥병이 들어서 피 고름이 질질 흐르고 손가락이 문드러지고 냄새가 어떻게나 지독한지 아무도 곁에 안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스님은 조금도 싫어하는 기색이 없이 간병을 잘 해드렸습니다. 그 스님이 병이 좀 좋아져서 가면서 "내가 자네를 보니 자네가 훗날 크게 되겠는데 혹시라도 어려운 일이 있거든 팽주땅 달홍산의 두 그루 소나무 아래로 찾아오게."라 하였습니다.

그 후 수십 년이 지나서 스님은 당나라 때 두 임금의 스승인 오달국사(悟達國師)가 되었습니다. 그 오달국사에게 임금이 앉아서 설법도 하고 쉬기도 하라고 침향 향나무로 평상을 만든 침향보좌(沈香寶座)를 만들어드렸습니다. 오달국사가 그 침상에 떡 올라앉아서 내려다보니 그냥 우쭐해져서 거만한 마음이 슬며시 일어났습니다.

하루는 좌선삼매에 들어있는데 어떤 관세음보살 같은 보살이 나타나서 광명을 쫙 놓더니 홀연히 사라졌는데 갑자기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왜 이렇게 아픈가?'하고 보니까 무릎에 사람 얼굴 모양을 한 종기(인면창)가 솟아나서 건드리거나 움직이면 어떻게나 아픈지 말도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인면창은 눈과 코와 입과 이가 분명해서 먹을 것을 주면 입을 벌리고 받아먹는 것이 사람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천하의 명의들이 다 와서 보고도 고치지를 못해 고생하다가 문득 팽주 달홍산 생각이 나서 그 멀고 먼 길을 찾아 가니까 조그만 초가집에 그 노장님이 "자네 올 줄 알았네." 하면서 아주 반가워했습니다.
"노장님, 이래서 왔습니다."
"걱정하지 말게. 별것 아니네. 저 언덕 밑에 가면 옹달샘이 있는데 그 샘물에 씻으면 나을 걸세."

그래서 내려가 샘물을 떠서 씻으려고 하는데 그 인면창이 갑자기 멈추라고 소리를 지르더니 한나라 때 원앙조조전(爰盎鼂錯傳)이야기를 합니다. 원앙조조전은 원앙이라는 사람하고 조조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둘 다 절친한 친구로 함께 출세를 해서 두 사람 다 정승이 되었다가 어느 날 원앙이가 권력욕심이 일어나서 임금에게 역적 도모를 한다고 거짓을 고해 조조가 성문 밖에서 허리를 잘려 죽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원앙은 그 친구가 죽고 난 뒤에 후회가 막심했습니다. '잠시의 출세를 위해 어찌 죽마고우 친구를 모함해서 죽일 수 있느냐?' 참회하고 참회하다 자기도 벼슬을 버리고 스님이 되었습니다.
"너는 그때 원앙이고, 나는 조조다. 내가 허리를 찍힐 때의 그 원한이 어찌 하늘에 사무치지 않았겠느냐? 네가 출가해서 도를 닦아서 10생을 고승이 되어 항상 무상심을 발하고 정진하고 있어 원수를 갚으려고 10생을 따라 다녀도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날 임금의 총애를 받아가지고 침향보좌를 받고 방일한 마음이 잠깐 일어나니 그 틈을 타서 내가 침입했다. 지금 가낙가존자(迦諾迦尊者)가 삼매의 물로 나를 씻어 주시니, 이 뒤부터는 다시는 원수로 생각하지 않겠다."

전생의 친구인 조조의 말을 듣고 깊이 참회한 오달국사는 인면창에게 용서를 구하고 종기에 물을 퍼부었더니 어떻게나 시리고 아픈지 뼛속까지 사무치는 것 같아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니 인면창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오달국사는 이 이상한 일을 겪고 나서 생각해보니 오랜 세월에 쌓였던 원한은 성인의 법력이 아니고서는 어떻게 풀 수 없음을 거듭 통감하였습니다. 그래서 자비참법을 지어 아침, 저녁으로 외우며 예배하였는데, 그것이 뒤에 온 천하에 전해지게 된 자비수참(慈悲水懺)입니다.

이렇게 덕 높은 스님도 업장을 참회하고 사는데 우리 범부 중생은 일러 무엇 하겠습니까? 항상 참회하는 수행을 닦아서 숙업을 소멸해야 하겠습니다.



download : 첨부된 파일이 없습니다.
이전글 :   쓰레기 열 포대 먹을 업
다음글 :   수월관음도
리스트
게시물 수 : 337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97 구슬을 삼킨 거위   관리자 15.03.16 3,675
96 법을 청한 공덕   관리자 15.03.09 3,585
95 지은 대로 받는 복   관리자 15.03.02 3,432
94 죽을 운명도 바꾸는 기도   관리자 15.02.24 3,448
93 재산을 탕진하는 여섯 가지 행동   관리자 15.02.10 3,243
92 자식부터 먼저 교화하라   관리자 15.02.02 3,266
91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   관리자 15.01.26 3,257
90 외악보(外惡報)를 당하는 인연   관리자 15.01.20 3,273
89 오달국사와 자비수참   관리자 15.01.12 3,827
88 쓰레기 열 포대 먹을 업   관리자 15.01.05 3,365
<<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