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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을 삼킨 거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3-16 조회수 3676

옛날에 한 스님이 탁발을 하던 중에 구슬을 갈아 만드는 사람의 집에 들렀습니다. 그 집 주인은 임금님께 보낼 구슬을 갈고 있었는데 스님을 보자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부엌으로 갔습니다.
그때 스님이 입고 있던 붉은 가사에 구슬이 비치자 구슬도 붉게 빛났습니다. 마침 옆에서 모이를 주워 먹고 있던 거위가 붉게 빛나는 구슬을 보고 고깃덩이로 알았는지 그만 꿀꺽 삼켜 버렸습니다.

잠시 후 부엌에서 나온 주인은 구슬이 보이지 않자 스님이 훔쳤다고 단정하고 무작정 스님에게 구슬을 내놓으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러나 스님은 구슬을 보지 못했다고만 할 뿐이었고, 그럴수록 주인은 크게 성을 내면서 더욱 다그쳤습니다. 그래도 스님은 한결같이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조금 전까지 스님을 지극히 공경하여 집에 모시고 음식을 공양 올리려던 존경의 마음은 사라지고 '도대체 이런 못된 스님이 어디 있나.' 하는 불쾌한 마음이 불길처럼 솟아났습니다. 몇 번을 다그쳤는데도 듣고자 하는 말을 못들은 주인은 스님을 묶어 놓고 구슬을 내놓기 전에는 스님을 풀어 드릴 수가 없다고 윽박질렀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아무런 대꾸 없이 주인의 손길에 자신을 내맡기면서 "나를 묶고 닦달하는 것은 좋은데 저 거위도 곁에 묶어주면 좋겠소."하니 주인은 별 이상한 소리도 다 한다며 거위를 스님 옆에 묶어 놓았습니다. 스님이 묶인 채 하룻밤을 정진하며 날이 새자 주인은 다시 스님을 다그쳤습니다.

스님은 옆에 묶여있는 거위가 새벽에 싸놓은 배설물을 가리키며 막대기로 뒤적여 보라 하였습니다. 주인은 곧 거위의 배설물을 뒤적이다가 잃어버린 보배 구슬을 발견하였습니다.
주인은 자신이 아무런 잘못이 없는 스님을 의심하고 도둑으로 몰아 욕하고 묶어서 곤욕을 치르게 하였음을 알고 무안해 어쩔 줄 몰라 하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습니다.

스님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오히려 주인을 달랬습니다.
"아닙니다. 이것은 그대의 잘못도 나의 잘못도 거위의 잘못도 아닙니다. 다 인연 따라 받는 거지요. 너무 자책하지 마십시오. 내가 어제 말하였다면 당신은 구슬을 찾고 싶어 내 말이 거짓임을 밝히려고 거위의 배를 갈랐을 것입니다. 그러면 나는 봉변을 당하지 않겠지만 당신은 살생의 업을 짓게 되고 거위 또한 무고하게 죽었을 것입니다."

수행이 잘된 스님이 속인들과 다른 점을 잘 보여주는 일화입니다. 우리들은 평소 조급한 마음 때문에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어리석은 일을 서슴지 않습니다. 망령된 의심이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삼독의 마음을 일으켜 거친 말과 폭력, 살생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순간순간 나의 마음을 거울 보듯이 잘 살펴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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