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을 두고 정보화시대라고도 하고 미디어시대, 영상시대라고도 합니다. 이 시대에는 내적인 아름다움보다 겉으로 드러난 외형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사람을 택할 때 마음씨가 고와야한다고 했지만 요즘 젊은이에게 물어보면 우선 얼굴이 잘 생기고 예뻐야 한다고 합니다. 마음씨도 곱고, 얼굴도 예쁘면 금상첨화겠지만 사람마다 쌓아온 업이 틀리다 보니 둘 다 만족스런 경우는 드뭅니다. 얼굴을 성형하는 기술이 발달해서 얼굴을 고치기도 하지만 생겨난 그대로의 '자연미인'에 비할 바 못됩니다.
그런데 <업보차별경>에 보면 추하게 태어나는 추루보(醜陋報)와 잘 생긴 얼굴로 태어나는 단정보(端正報)가 있어 둘 다 자신이 쌓는 업에 따라 결정된다고 부처님께서 설해 놓으신 법문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중생이 추루보(醜陋報)를 받는 것은 열 가지 죄업이 있어서 그리 되나니, 첫째는 성(瞋心)내기를 좋아함이요, 둘째는 남에게 혐의와 원한을 잘 품음이요, 셋째는 다른 사람을 많이 속임이요, 넷째는 중생을 많이 괴롭게 함이요, 다섯째는 부모에게 애경심(愛敬心)이 없음이요, 여섯째는 성인이나 현인에게 공경심을 내지 아니함이요, 일곱째는 선량한 사람들의 금전이나 토지를 빼앗음이요, 여덟째는 부처님의 탑묘에 등촉을 꺼버림이요, 아홉째는 추루한 사람을 보고 헐며 가볍고 천하게 여김이요, 열째는 항상 모든 악행을 일삼음이니라."
"또한 중생이 얼굴이 단정한 보(端正報)를 받는 것은 열 가지 선업이 있어서 그리 되나니, 첫째는 진심을 내지 아니함이요, 둘째는 의복을 많이 보시함이요, 셋째는 부모와 어른을 공경함이요, 넷째는 성인과 현인의 도덕을 존중히 앎이요, 다섯째는 항상 부처님의 탑이나 정사(精舍)를 잘 수리함이요, 여섯째는 집안을 청정히 함이요, 일곱째는 절터나 가람의 길을 평평하게 잘 골라 줌이요, 여덟째는 부처님의 탑묘를 지성으로 쓸고 닦음이요, 아홉째는 추루한 이를 가볍고 천하게 보지 않고 공경심을 일어냄이요, 열째는 단정한 이를 보면 곧 전생의 선업으로써 그리 된 줄을 알아 그에 감탄함을 마지아니함이니라."
얼굴은 마음의 표현이라 합니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얼굴이 못생겼다고 부모만 원망하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마음을 곱게 쓰면 점점 얼굴도 변하게 마련입니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얼굴이 못 생기고 단정하지 못하면 '내 숙업이 그와 같구나.' 하고 깊이 자각하고 지금부터 위와 같이 부처님께서 설하신 선업을 쌓아가다 보면 점점 밝아지게 됩니다. 이와 같이 부처님께서 자비광명의 법문을 설해 놓으셨는데도 성취하지 못함은 본인의 업장이 그토록 깊다는 것입니다.
절에 오래 다녀 정진을 많이 한 신도들을 보면 얼굴이 편안하고 평화로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진의 공덕이 바로 얼굴에 꽃으로 피어나는 것입니다. 모두 부처님 품안에 피어나는 연꽃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