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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또 참아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3-20 조회수 2930


옛날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화를 잘 내고 자주 다투는 재상이 있었습니다. 위로는 왕의 노여움을 귀향을 가기도 하였고, 때때로 동료들과 다투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제 잘못을 알아차리고 심복을 불러 돈 삼천 냥을 주면서 성냄을 다스리는 특효약을 구해오라 했습니다. 심복은 명의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약을 구해보았으나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다니던 어느 날 어떤 산 아래 작은 오두막집에 이르니 여든이 훨씬 넘어 보이는 백발노인이 감인대 주머니를 방문 밖 시렁에 여러 개를 걸어놓고 앉아있었습니다. 수상하게 여긴 심복이 노인에게 물었더니 "이 감인대는 신경질을 잘 부리고 화내는 병을 고치는 약이오." 하였습니다. 약값이 삼천 냥이라 감인대 주머니 하나를 샀습니다.

그는 돌아오다가 그 주머니 속이 궁금해서 끈을 풀어 보았습니다. 오색헝겊에 싼 종이쪽지에 '견딜 감(堪), 참을 인(忍), 기다릴 대(待)'라는 세 글자가 쓰여 있을 뿐이었습니다. 신하는 궁금증을 풀고자 다시 돌아가 보았지만 노인은 온데간데없었습니다. 신하는 이상한 생각을 하면서 고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집을 떠나 오랜만에 돌아온 신하는 자기 아내를 의심하는 망념이 용솟음쳤습니다. 그래서 캄캄한 밤에 자기 집 담을 넘어 몸을 숨기고 안방의 동정을 살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안방에서 어떤 남자와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불같이 질투심이 일어난 신하는 당장 두 남녀를 죽일 생각으로 비수를 들고 방안으로 뛰어 들려는 순간 허리에 찬 감인대 주머니 속에서 '견디어라, 참아라, 기다려라!'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는 두세 번이나 방안의 남녀를 헤치려 했으나 마침내 '감인대' 소리를 듣고는 정신을 차리고 헛기침을 한즉 아내가 황급히 뛰어나와 반겼습니다.

"어찌 이렇게 저물게 돌아오셔요. 대문도 안 열고 어디로 들어오셨어요. 밤낮으로 무사히 돌아오기를 빌었습니다."하는데, 뒤를 따라 장인이 방안에서 나오면서 "자네가 가고 없는 동안 애가 집안이 허전하고 무서워 집을 봐 달라고 해서 이렇게 와 있다네. 먼 길에 얼마나 고생이 많았겠나. 그런데 볼일은 잘 보았는가?"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는 깊이 뉘우치고 감인대의 신통함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튿날 아침, 재상 앞에 나아가 부탁한 약을 사왔다면서 감인대 주머니를 바치고 감인대(堪忍待)라는 세 글자를 쓴 종이쪽지를 꺼내 보이니 재상은 노발대발 화부터 냈습니다.

"나를 속이는 것도 정도껏 해야지. 이 사기꾼 같은 놈아! 내 돈 삼천 냥은 다 어쩌고 달랑 종이 한 장만 가지고 왔단 말이냐?" 하면서 당장 끌어다가 물고를 내라고 불호령을 내렸습니다. 하인들이 덤벼들어 그를 끌어내려고 하자, 신하는 "소인이 형벌을 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소인의 충정을 한 번만 들어주신다면 감인대 주머니를 사게 된 사연을 말씀드리겠습니다."하였습니다.

이에 어젯밤 자기 집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한 다음 "이 주머니가 아니었다면 장인과 아내를 죽이고 소인도 죽게 되어 결국 세 사람이 죽었을 것입니다. 이 주머니 때문에 세 사람이 살았습니다."고 호소했습니다. 신하로 부터 자초지종을 듣고 난 재상은 크게 깨달은 바 있어 그 주머니를 허리에 찼습니다. 재상은 그 뒤부터 성질이 변하여 후덕하고 유순하면서도 용기 있는 재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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