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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뱉은 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7-07 조회수 2992
침 뱉은 자

어느 날 기원정사로 이상한 사내가 찾아와 갑자기 부처님의 얼굴에 침을 뱉었습니다. 아난다는 깜짝 놀라서 어쩔 줄 몰랐고 부처님은 얼굴에 묻은 침을 닦아내며 사내에게 물었습니다. "친구여, 더 이상 할 일이 남았는가? 이게 전부인가?"

아난다는 격노하였습니다. 난데없이 나타나 스승의 얼굴에 침을 뱉은 이 불량자를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부처님께 이 사람을 혼내줄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청하였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아난다여, 그대는 구도자이다. 언제 어디서든 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그 사내는 당황하였습니다. 아니 이미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스스로 고통과 벌을 받고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아난다여, 이 사내의 눈을 보라, 핏발이 서있고 부들부들 떨고 있다. 이 사람이 침을 뱉기 전에도 기뻐하며 즐거워하고 보통사람처럼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아닐 것이다. 그는 밤새도록 한숨도 못자고, 나를 미워하고 미칠 것 같은 상태에 있었으며 오늘 내 얼굴에 침을 뱉은 것은 그 성난 마음의 결과일 뿐이다. 그러니 오히려 이 가엾은 사람 입장에서 자비심을 가져라. 더 이상 무슨 벌이 쓸모가 있겠는가? 나는 그저 얼굴에 남은 침을 닦아내면 그만 아닌가?"
아난다가 말했습니다.
"아닙니다. 스승님, 이 사내를 혼내주지 않으면 또 그 같은 행동을 저지를 것입니다."
"아난다여, 잘못을 저지른 것은 그 사람인데 왜 그대 자신이 벌을 받고 있는가? 나는 그대가 지금 부글부글 분노로 끓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만일 막지 않는다면 그대 역시 이 사람과 같은 행동을 할 것 아닌가? 그렇다면 이 사내의 행동과 그대의 행동이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부처님의 얼굴에 침을 뱉은 사내는 더욱 당황하였습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일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침을 뱉으면 붓다가 크게 노할 것으로 생각하고 그 같은 일을 벌였는데 엉뚱하게 돌아가자 그는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몰랐고 부처님의 자비심과 너그러움에 크게 감격하였습니다.

그때 붓다께서 부드러운 음성으로 다시 사내에게 일렀습니다. "친구여, 집에 가서 편안히 쉬어라. 그대는 매우 피곤해 보이는구려. 침을 뱉은 건 다 잊으라. 그것은 내게 마치 몸뚱이에 가벼운 나뭇잎이 하나 스쳐 간 것에 불과한 것이다. 이 몸뚱이도 먼지로 만들어졌으니 머지않아 흙이 되어 사람들이 그 위를 밟고 다니며 그곳에 똥오줌도 버릴 것 아닌가? 그러니 그대가 한 행위는 결코 대단한 것이 아니다."

사내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돌아갔다가, 저녁때 다시 부처님을 찾아와 무릎을 꿇고 엎드려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시되, "친구여, 내게는 그대를 용서하는 문제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그것은 내가 잘한 일이 아닌데 어떻게 무엇을 용서해준단 말인가? 친구여, 이 일은 오히려 좋은 일이 되었다. 침을 뱉은 그대의 얼굴이 더욱 침착해지고 편안해 보이니 말이다. 이제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라. 그리고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마라. 분노는 그대 스스로를 파멸시키고 지옥을 만드는 방식이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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