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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업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7-15 조회수 3366
탐욕의 업보


옛날 강원도 발연사(鉢淵寺)에 여러 스님이 살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 젊은 비구승 계인(戒人)과 지상(知相)은 도반으로서 정다운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때에 지상은 남쪽에서 온 어떤 스님으로부터 목에 거는 백팔염주 한 벌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이 염주는 굵지도 가늘지도 않은 새까맣게 생긴 것인데 반들반들해서 보는 사람마다 갖고 싶어 했습니다.

지상은 그것을 애지중지 아끼고 자나 깨나 목에 걸고 벗어놓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계인스님은 몹시 탐이 났습니다. 어느 해 봄날 계인은 지상에게 절 뒷산으로 올라가서 소풍이나 하자고 권하여 천길만길이나 되는 험준한 산봉우리에 앉아서 놀게 되었습니다.

이때 계인은 지상을 바라보면서 "자네 그 염주 좀 구경하세." 하고 말을 건넸습니다. 지상은 무심하게 생각하며 "밤낮 보던 염주인데 왜 여기 와서 새삼스럽게 보자고 하는가? 잠깐 보고 다시 돌려주게나." 하고 목에 걸었던 염주를 벗어 주었습니다.

계인은 염주를 받아 만져보며 더욱 탐이 나서 달라고 했고 줄 수 없다고 하자, 옥신각신하다가 계인은 별안간 지상을 발길로 차서 천길 만길 되는 낭떠러지로 떨어뜨리고는 혼자 염주를 가지고 절로 내려 와서는 혹시 죄가 탄로 날까 두려워서 그날로 바랑을 짊어지고 절을 떠났습니다.

한편 지상은 절벽에 떠밀리는 순간 "악!" 소리를 지르며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으로 중간쯤에서 바위틈에 자라난 큰 측백나무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생명만은 잃지 않았습니다. 정신을 차려서 살펴보니 천길 절벽이라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빠져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관세음보살을 생각하며 죽기 살기로 "관세음보살"을 지성으로 불렀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잠깐 졸았는데 웬 노장 한 분이 나타나더니 "여보, 젊은 대사가 염주 한 벌의 애착 때문에 욕을 보게 되었구려. 탐착이란 그렇게 무서운 것이라네. 나도 <발연사>에 있던 화주승(化主僧)이었는데 시주 돈을 거두어서 절을 다시 중창하려다가 내 돈도 아닌 공금임에도 불사를 벌리면 그 돈이 없어지는 게 아까워서 다락 속에 감취 놓고 차일피일 미루어 오다가 벌을 받아 구렁이가 되어 이 낭떠러지 밑에 살고 있소. 내가 대사를 구해 줄 테니 절에 들어가거든 내가 하지 못한 불사를 이룩해 주시오. 내가 구렁이 몸으로 기어 올라 갈테니 대사는 내 등을 타고 꼭 붙잡고 놓치지 마시오. 부탁한 것은 꼭 잊지 말고 해주시오." 라고 하였습니다.

지상은 번쩍 정신이 들어 밑을 내려다보니 대들보만한 시커먼 먹구렁이가 기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올라오더니 타라는 듯이 등을 들이대었습니다. 지상이 우선 살 욕심으로 구렁이 등에 올라탔더니 구렁이가 떨어지지 않게 꼬리로 지상의 몸을 감싸고 슬금슬금 기어 올라갑니다. 마침내 산봉우리 위로 올라가서 평지에 내렸습니다. 지상은 구렁이에게 절을 하고 약속을 지키겠다고 맹세한 후 구렁이와 작별인사를 나누면서 "스님의 당부대로 꼭 시행하리다." 하고 살아났습니다.

절에 돌아와 다락에 올라가보니 시주의 방함록과 함께 엽전 수백 냥이 노끈에 꿰어져 구렁이처럼 있었습니다. 지상은 대중에게 공포하고 이 돈을 꺼내어 발연사를 중건중수하고 낙성회향재를 올렸습니다. 또 구렁이를 위하여 지장기도까지 올려서 천도하였습니다.

그랬더니 구렁이가 꿈에 본 노장스님의 모습으로 나타나 스님 덕분에 구렁이 몸을 벗고 천상으로 올라간다고 하였습니다. 계인스님도 이 소문을 듣고 지상스님을 찾아와서 염주를 돌려주며 지난 일을 참회하고 사죄하였습니다.

지상스님은 염주 때문에 서로 본의 아닌 죄를 지은 것이라고 말하며 염주를 불에 태워버리고 나서 그들은 수행자는 절대로 고귀한 물건을 가질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애착이나 탐욕심을 내지말자고 서로 다짐한 후, 신심을 돈독히 하여 후에 고승이 되었다고 합니다.

탐욕의 불길은 이렇게 무서운 것입니다. 순간의 탐욕심이 불길이 되어 자신을 지옥의 불구덩이로 던져버린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항상 착한 마음으로 공덕 쌓는 생활을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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