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으스대고 뽐내기를 좋아하는 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왕은 외출할 때마다 발에 먼지가 묻는 것이 싫어서 종종 화를 내곤 하였습니다. 급기야 왕은 신하들에게 명령을 내렸습니다.
"내가 다니는 모든 길에 쇠가죽을 깔아라."
이 소문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졌습니다. 백성들은 어떻게 이런 어리석은 명령을 내릴 수 있느냐며 배꼽을 잡고 웃었습니다. 그러나 왕은 이 명령을 거둘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쇠가죽으로 깔지 않으면 엄한 벌을 내리겠다고 했습니다.
나라 안의 소를 다 잡는다고 해서 왕이 다니는 길에 쇠가죽을 깔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신하들이 해결방법을 찾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한 사람이 와서 문제를 해결하겠노라며 왕을 만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가 왕 앞에 가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왕이시어, 온 땅을 쇠가죽으로 덮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온 세상 소를 다 잡아도 그렇게 못합니다. 그러나 제게 폐하께서 발에 먼지를 묻히지 않고 다니시게 할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폐하의 발을 쇠가죽으로 보호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것으로 폐하의 발을 잘 싸고 다니면 먼지도 묻지 않을 것이고 상처도 나지 않을 것이 아닙니까?"
이 말을 들은 왕은 무릎을 쳤습니다. "그것 참 좋은 생각이다." 이렇게 해서 구두가 생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세상에 평탄한 길은 없습니다. 세상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누구에게나 힘든 길입니다. 단지 자기 마음에 꼭 맞는 구두를 찾아 발을 감싸고 걸으면 됩니다. 내 발에 꼭 맞는 구두를 찾는 일이 지혜입니다. 불교는 이와 같은 삶의 지혜를 찾게 해주는 종교입니다.